버드나무 사계
버드나무는 나뭇가지가 부들부들하다고 버들 또는 버드나무이다. 뒷산에 큰 버드나무가 있기에 관찰하였다. 버드나무는 봄에는 흰 솜털이 퍼져 주변 넓은 터를 하얗게 덮었다. 씨앗은 흰 솜털 안에 있는데, 숲에 포위되어서 그러한지 멀리 날지도 못하였다. 버드나무 씨앗은 연약하여 나무에서 떨어져 나오면 1주일 정도만 생명력을 유지하고, 그 뒤엔 생명력을 잃어버리니 온천지에 퍼지지 못한 솜털은 헛방이 되고 만다. 씨앗이 든 솜털은 물기가 있는 곳에 앉으면 곧 뿌리를 내리고 자라게 된다. 그늘에선 힘을 못 쓰고 햇볕이 있는 곳을 좋아한다. 씨앗이 아니더라도 버드나무는 가지를 꺾어 꽂기만 해도 된다. 땅에 꽂을 때는 가지 아래위가 따로 없다. 가지 옆에 툭 튀어나온 돌기에서 뿌리를 내려서 살 자리를 마련한다.
봄빛을 받아 백 가지 천 가지 연초록 실버들 가지는 봄바람에 일렁이고, 시간이 가며 변하는 초록빛도 아름답다. 여름에는 가지마다 물기를 머금고 후드득후드득 떨어지는 빗방울이 아름답고, 달 밝은 가을에는 바람에 일렁이며 달을 내놓았다가 감추었다 한다. 버드나무 꽃은 바람을 사랑하고, 가지도 하늘하늘 바람을 사랑한다. 그러나 버드나무는 가지는 가늘어도 바람에 꺾이지는 않으니 그 또한 버들의 재주이다. 버드나무는 가장 먼저 잎을 내고 가장 나중에 잎을 거두니 잎의 생명이 낙엽 지는 나무 중에서는 가장 길다고 할 수 있다. 잎 피고 지는 모습을 사진에 담는데 2년이 걸렸다. 나무가 연약하여 비슷한 크기였던 옆에 있던 버드나무가 여름 폭우에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부러졌다. 버드나무에 잎이 피고 지는 것과 나무의 스러짐을 그렇게 볼 수 있었다.
'자연의 향기 > 식물 비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어나무와 소사나무 / 울퉁불퉁한 서어나무 가족 (0) | 2022.02.17 |
---|---|
가죽나무와 참죽나무 / 쓸모 없는 것과 좋은 것을 비유할 때 쓴 나무 (0) | 2022.02.13 |
붉나무 · 옻나무 · 개옻나무 / 모두 옻이 오르는 나무일까? (0) | 2022.01.24 |
초피나무와 산초나무 / 상쾌한 매운맛 향신료를 만드는 열매 (0) | 2022.01.14 |
찔레꽃과 돌가시나무 / 하얀 꽃이 피는 가시나무 (0) | 2020.06.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