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피나무와 산초나무
상쾌한 매운맛 향신료를 만드는 열매
초피나무 열매껍질을 초피라고 한다. 중부 이남 산과 들에서 초피나무를 볼 수 있다. 추어탕이나 고깃국을 끓일 때 초피 가루를 넣는다. 어떤 추어탕집에서는 제피라고도 하는데, 경상도와 전라도 지방에서는 초피나무를 제피나무라 하고 젬피나무라 부르기도 한다. 가을이면 씨앗을 따다가 절구에 빻아서 향신료로 쓰는데, 씨앗보다는 씨앗 껍질에서 향기가 많이 난다. 산초도 향기가 있는데 초피 향기가 강하다. 톡 쏘는 상쾌한 매운맛이 추어탕을 맛나게 한다. 생선요리에 넣기도 한다. 보통 사람들은 초피 가루를 산초 가루라고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산초나무와 초피나무를 구별을 하자면, 산초나무는 함경도를 제외한 우리나라 전역에서 높지 않고 깊지도 않은 산에서 볼 수 있고, 초피나무는 남쪽 지방 산과 들에서 볼 수 있다. 제주에서는 초피나무가 많다. 산초나무는 줄기에 달린 가시가 어긋나게 달리고, 초피나무는 가시가 마주 달리는 것이 가장 큰 구별 방법이다. 꽃은 녹황색 작은 꽃잎과 주먹 넓이만큼 수북하게 달리는 꽃차례 모양은 비슷한데, 꽃 피는 시기가 산초나무는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오는 문턱이고, 초피나무는 봄에 핀다. 잎자루에 달리는 잎은 손가락 마디 길이 만한데, 산초나무는 잎이 13개 이상이고 길쭉하고 잎끝이 뾰족하다. 초피나무는 잎이 10개를 넘지 않고 잎 가장자리가 물결모양이면서 둥근 느낌이 난다. 초피나무 잎 가장자리 톱니 사이에는 돌출된 선점이 보이는데 초피나무 향기가 여기서 나온다. 열매는 두 나무 모두 둥근 것이 두 갈래로 벌어지며 그 안에 있던 까만 씨앗이 나온다. 산초나무는 녹갈색으로 익고, 초피나무는 붉게 벌어지는 껍질 사이에 까만 씨앗이 매달려 있다.
초피나무나 산초나무는 용도가 많다. 향신료로도 쓰지만 기름을 짤 수 있는 용도로도 쓴다. 그 기름으로 부침개를 해 먹고 나물을 무쳐먹고, 약용으로도 쓴다. 초봄에 새잎을 따서 겨자를 넣은 간장이나 초장에 찍어서 먹으면 그 향이 기막히다. 열매나 잎을 따 장아찌를 만들 수 있다. 열매로 과실주를 만들면 그 향이 일품이다. 열매나 나무껍질에는 독성이 있어 고기를 잡는 어독(魚毒)용으로 쓸 수 있다. 한방에서는 생선 독에 중독되었을 때, 옻이 올랐을 때, 벌에 쏘였을 때, 뱀에 물렸을 때, 치통 등에 마취, 살충, 해독하는데 쓴다.
요즈음은 산에 가다가 산초나무를 보면 이 나무가 정말 산초나무가 맞는지 가시와 잎을 비교해본다. 그리고 잎을 따다가 비벼서 냄새도 맡고 맛도 본다, 씹으며 산길을 가면 입에서 나는 향기가 좋다. 제주에 가서 오름이나 숲길을 가다가 보면 초피나무가 많다. 그 맛도 보며 육지에서 보았던 산초나무와 비교도 한다. 산초나무에 관심을 가지면 산초나무가 더 많이 보인다. 산초나무 새순을 씹을 때면 봄은 성큼 우리 곁에 와 있을 때다.
| 구분 | 초피나무 | 산초나무 |
| 꽃 피는 시기 | 5-6월 | 7-9월 |
| 열매 맺는 시기 | 6월(초록색)~9월(적갈색). 검은색열매 |
11월. 검은색 열매 |
| 꽃 피는 모양 | 줄기의 잎이 나는 부위에서 꽃이 핀다 | 줄기 끝에서 꽃이 핀다 |
| 가시 | 마주나기 | 어긋나기 |
| 잎모양(작은 잎 가장자리) | 물결모양 | 물결모양이 없다 |
| 열매향 | 향이 강하고 깨물면 얼얼하다 | 향은 있지만 초피보다 덜하다 |
| 분포 |
중부이남 산과 들 |
함경도를 제외한 전국 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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