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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향기/식물 비교

봄망초와 개망초

향곡[鄕谷] 2020. 5. 29. 13:53

 

봄망초와 개망초

북미 원산인 귀화식물

 

 

집 부근 공원을 산책하다가 보니 누가 개망초를 뽑아 놓았다. 꽃이 채 피지도 못하고 뽑혔다. 개망초는 생김새에 비해 이름이 억울하게 붙은 풀이다. 아주 몹쓸 풀로 여겨지는 이름인데, 농사를 다 망친 풀이라고 개망초(皆亡草)란 얘기도 있다. 북미가 원산인 이 풀이 일제강점기에 철도를 놓는 침목에 묻혀 들어와 퍼지면서 나라를 망했다는 얘기가 전하면서 몹쓸 풀이름이 되었다. 개망초를 뽑는 사람도 그런 생각에서 뽑았을 것 같다. 개망초는 풀밭이나 산비탈이나 들판 어디서나 잘 자라는 풀이다. 아무 데나 잘 자라서 이름 앞에 '개-'가 붙었을 것이다. 

 

개망초보다 조금 앞서 피는 봄망초가 있다. 개망초에 비해 숫자가 적은 봄망초는 4월부터 피어 6월까지 피고, 개망초가 6월부터 피어 가을까지 핀다. 국화꽃처럼 생긴 꽃들은 안쪽에 노란 부분을 통꽃이라 하고 바깥에 꽃잎은 혀 꽃이라 한다. 개망초는 통꽃과 혀 꽃이 달걀프라이를 해 놓은 것처럼 생겨서 계란꽃이라 불렀다. 개망초 혀 꽃은 흰색이 대부분인데, 봄망초는 통꽃은 넓고, 혀 꽃은 자줏빛이 돌고 숱이 많아 복실 하다. 잎을 보면 개망초는 잎자루에 날개가 있고 줄기 쪽은 가늘어 숟가락 모양이며, 거치는 불규칙적이다. 반면 봄망초는 잎자루가 없어 줄기에 바로 붙어 주걱 모양이며, 잎에 거치는 규칙적이다. 줄기는 봄망초는 안이 비었고, 개망초는 안이 찼다.

 

이러한 차이에 불구하고 어릴 때나 같이 커서 꽃이 없을 때는 구별이 쉽지 않다. 잎 가장자리가 들쑥날쑥한 정도를 결각이라 하는데, 개망초는 위쪽은 결각이 없이 작은 잎이 있고, 뿌리로 내려갈수록 결각이 커지고 잎 크기도 커지니 아래위로 잘 훑어봐야 한다. 봄망초는 가운데가 비어서 잘 처지고 잘 휘어진다. 꽃봉오리도 개망초는 수평이나 위로 향하는데, 봄망초는 숙이고 있다. 꽃술도 많아 무거워 숙였을 것이다. 개망초를 너무 업신여기지 말라. 개망초는 나물, 물감, 약 등 쓰임새가 많은 풀이다. 모여서 피는 모습은 아름답기만 하다. 아무렇지 않게 보이고 여리게 보여도 강한 풀이다.

 

 

 

 

봄망초 (5.18)

 

 

 

봄망초 (5.18)

 

 

 

봄망초 (3.12)

 

 

 

봄망초 (5.25)

 

 

 

개망초 (6.4)

 

 

 

개망초 (9.13)

 

 

 

개망초 (3.12)

 

 

 

개망초 (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