찔레꽃과 돌가시나무
하얀 꽃이 피는 가시나무
찔레꽃은 5,6월 늦은 봄날 가물 때 피어 '찔레꽃 가뭄'이란 말이 있다. 들길 가다가 찔레꽃가지 얇은 껍질을 벗겨서 씹으면 초록색 물기에 배어 나온 맛이 싱싱하다. 꽃잎을 말린 찔레꽃차를 마시면 가슴속이 맑아진다. 속병을 다스리는 차라는데 그 향이 은은하다.
6월 초에 섬 산행을 갔다가 찔레꽃을 닮은 돌가시나무를 보았다. 전남 신안에 있는 비금도 그림산과 선왕산, 흑산도 칠락산에서 보았는데, 비금도에 그 꽃이 많다. 찔레꽃은 작은 가시가 나 있어서 '찌르는 꽃나무' 혹은 '찌르는 나무'라 찔레꽃이나 찔레나무가 되었다. 돌가시나무는 바위지대(돌)에서 자라는 가시나무(찔레꽃) 종류라는 뜻의 이름이다. 잎이 반들거려서 '반들가시나무'라고도 부른다.
찔레꽃이나 돌가시나무는 잠미과로 5~6월에 흰꽃이 피며 가시가 있는 것이 같은 점이다. 찔레꽃은 낙엽이 지는 관목으로 전국의 산과 들에서 핀다. 돌가시나무는 바닷가 산지나 풀밭에서 볼 수 있는데, 바닥을 기면서 자라고, 잎은 반상록성으로 윤기가 나서 반짝거린다. 찔레꽃처럼 꽃이 모여 있지 않고 섬처럼 떨어져서 핀다.
이연실의 '찔레꽃'이나 장사익의 '찔레꽃'은 하얀 꽃이고 실제로도 하얀데, 백난아의 찔레꽃은 '찔레꽃 붉게 피는'으로 시작한다. 해당화를 두고 잘못 붙인 노래 가사일 것이다. 별처럼 슬프고, 달처럼 서럽고, 향기가 슬프다는 찔레꽃 노래를 들어서 그러한지, 찔레꽃을 보면 맑고 애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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