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리나무는 아닌데 싸리 이름을 가진 나무
땅비싸리, 족제비싸리, 광대싸리
산길을 가다가 보면 눈에 띄는 싸리나무 종류가 여럿 있다. 싸리, 참싸리, 조록싸리 등이 그것이다. 그런데 싸리나무 종류가 아닌데도 싸리란 이름을 달고 있는 나무가 있다. 밤나무가 아닌데 너도밤나무, 나도밤나무가 있고, 뽕나무가 아닌데 꾸지뽕나무란 이름을 달고 있는 것과 같다. 땅비싸리, 족제비싸리, 광대싸리는 싸리나무와 연관성이 없는데도 싸리란 이름을 가진 나무다.
※ 싸리나무속 식물 : 조록싸리, 참싸리, 싸리, 괭이싸리, 개싸리, 비수리, 좀싸리
땅비싸리는 아래로부터 줄기가 여럿 나서 허리까지 자라는 반 관목의 나무로 콩과이며 땅비싸리속 식물이다. 명아주과의 비싸리(댑싸리)란 풀이 있는데 잔가지가 있어 빗자루를 만들어 쓰듯, 땅비싸리도 빗자루를 만들어 썼다. 키가 작다는 뜻의 '땅'이 '비싸리'에 붙어 땅비싸리가 되었다. 5~6월이 되면 잎겨드랑이에 2㎝정도 되는 분홍꽃이 예쁘장하게 달린다. 밀원용이나 사료용으로 쓴다. 낭아초도 땅비싸리속이다.
족제비싸리는 높이가 3m 정도 자라는데 콩과이며 족제비싸리속 식물이다. 잎은 싸리 같고, 꽃대는 족제비 꼬리처럼 생겨서 붙은 이름이다. 일제강점기에 황폐한 산을 복구하기 위해 북미에서 수입하여 썼다. 철로변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 5~6월에 가지 끝에 꽃이 달리는데 자줏빛 보라색으로 향기가 짙다. 꽃대가 뾰족하게 서서 벌 나비를 부른다. 열매는 꽃대에 다닥다닥 콩팥처럼 생긴 것이 달린다.
광대싸리는 싸리는 아닌데, 광대처럼 싸리 흉내를 내는 나무란 뜻이다. 대극과이며 광대싸리속 식물이다. 잎은 크기나 모습이 싸리와 비슷하다. 다만 싸리 잎이 삼출엽으로 작은 잎이 3개 모여서 나는데, 광대싸리는 홑잎으로 잎이 더 넓다. 암수 딴 그루로 꽃은 노란색으로 5월 말에서 6월 말에 잎 겨드랑이 긴 가지에 매달린다. 암꽃은 짧고 적은데, 수꽃은 길고 많이 달린다. 열매는 7~10월에 동글동글한 게 황갈색으로 익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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