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둘레길 걷기 2-3. 형제봉 입구~진관사 입구
평창 마을과 주능선을 보는 하얀 꽃길
형제봉 입구 - 평창동 마을길 - 구기동 - 탕춘대성 암문 - 장미공원 - 진관 생태다리 - 진관사 입구
이동 거리 13.5㎞. 이동 시간 4:45. 휴식 시간 0:30. 계 5:15
2022.5.4. 맑음. 10~25.2℃
북한산 산길에서 내려와 형제봉 입구에서 시작하는 둘레길은 평창동을 지나가는 마을길이다. 집이 앞을 가려 조망이 줄었지만 집마다 심어 놓은 나무를 볼 수 있다. 영춘화와 개나리 꽃은 벌써 다 지고, 계수나무와 호두나무 새순도 볼 수 있고, 원예로 가꾸는 여러 꽃을 구경할 수 있다. 절집도 많아 마침 사월초파일을 앞두고 색색의 연등을 달았다. 연등을 다는 이유는 어리석음을 물리치고 깨달아서 삶을 지혜롭고 아름답게 가꾸자는 원을 세우는 것이다. 평창동 길에는 보현 산신각도 있다. 보현은 보현봉 지명을 의미하고, 산신은 마을과 주민의 안녕을 비는 민간 신앙 역할을 한다.
평창동 마을길과 구기동을 지나서 탕춘대 암문을 빠져나가면 숲 분위기가 바뀐다. 봄날이 지나면서 기온은 오르고 나무에 초록은 하루가 다르게 짙어지고 있다. 나뭇잎 싹은 나무마다 색깔이 달라 모두가 연둣빛은 아니다. 호두나무와 가죽나무 잎 새순은 붉은빛이 돌고, 참나무 종류는 나무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누릇누릇한 빛이고, 서어나무는 멀리서 보면 연자주색 빛이 나고, 다릅나무는 은빛이다. 일찍 나뭇잎이 나오는 귀룽나무와 버드나무가 연둣빛이라 할 수 있다. 새순은 이른 봄에 광합성을 하면서 신록이 짙어지는데, 북한산 둘레길을 매주 돌면 하루가 다르게 짙어지는 신록을 볼 수 있다.
5월 초에 산에 나무는 하얀색 꽃이 많다. 꽃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휘어지게 달리던 조팝나무 꽃은 숫자가 줄었고, 노린재나무도 꽃이 한껏 부풀어올랐다. 하얀색 꽃이 모여 모여 피는 팥배나무는 한창 피는 것도 있고, 연한 노란색 꽃밥이 바랜 것이 있고, 꽃술이 떨어지고 열매가 맺힌 것도 보인다. 탕춘대성 암문 옆에는 산사나무가 이제 막 꽃을 피우기 시작하여 흰빛이 밝고 두툼하다. 달콤한 꽃향기를 내는 아까시나무 꽃은 꽃망울을 달기 시작하였다. 풀꽃은 나무가 한창 신록으로 무르익기 전에 꽃을 피운지라 꽃을 달고 있는 풀이 적다. 탕춘대성 능선에 올라서면 북한산 족두리봉, 향로봉, 비봉, 승가봉, 나한봉에서 문수봉, 보현봉까지 수려한 경관이 한눈에 보인다. 꽃처럼 아름다운 산봉이다. 북한산 둘레길을 걸으면서 여기처럼 북한산 주능선 조망을 볼 수 있는 곳도 드물다.
탕춘대 능선에서 장미공원으로 내려섰지만 걸었던 시간이 적어 더 걷기로 하였다. 구기동을 지나서 탕춘대성 성곽을 지나는 길과 불광동을 지나는 산길은 상대적으로 식물이 많다. 고욤나무, 족제비싸리, 호장근, 산뽕나무, 고로쇠나무, 팽나무, 물오리나무 등등. 진관사 쪽으로 넘어가는 산길에 나지막한 문인석이 서 있다. 문인석은 시대가 그리는 사람의 모습을 담고 있다. 내시부 환관직 묘비도 있다. 은평구 야산을 걷다 보면 이런 묘비를 더러 볼 수 있다.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이라 인연 따라 살다가 인연이 다 하면 흩어지는 것인데, 석물이 그 흔적을 이어가고 있다. 중간에 다시 길게 잡았던 산길이었지만 숲을 걸으니 생기가 생긴다. 힘이 들어도 지치는 것이 덜한 것은 순전히 생명력이 충만한 숲이 있었기 때문이다.
※ 교통편 :
(갈 때) 전철 3호선 경복궁역 3번 출구에서 100여m 버스정류장에서 국민대 방향 버스 승차 후 롯데아파트 하차, 길 건너에서 형제봉 입구 방향으로 이동
(올 때) 진관사입구에서 3호선 구파발역 방향 버스 승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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