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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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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이동에서 원통사-무수골 가는 산길

향곡[鄕谷] 2021. 6. 25. 16:13

 

우이동에서 원통사-무수골 가는 산길

 

우이동-원통사-우이암-원통사-무수골-도봉옛길-도봉탐방지원센터-도봉산역

이동거리 약 10㎞. 소요시간 5시간 (2021.6.24)

 

 

 

우이암

 

 

이번 산길은 우이동에서 시작하여 원통사로 올라 우이암까지 갔다가 무수골로 내려서는 길이다. 경사가 크게 없어서 다니기 좋다. 여름에 본격 들어서기 전이라 아직 날은 그렇게 덥지는 않다. 물이 많이 흐르면 더 좋겠으나 물이 없어도 시원한 산길이다. 좋은 계절, 아름다운 경치, 구경하고 싶은 생각, 마음 즐거운 일을 모두 같이 하는 것은 어렵다고 하는데,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길을 나서면 모두 해결될 일이다.

 

우이동 어느 집 뜨락에서 암탉이 병아리를 품고 있는 것을 보았다. 모든 것은 품에 들면 안온하고, 품에서 벗어나면 그 품이 그리운 법이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고 제 갈길을 가다가 보면 그 품을 잊어버린다. 더위에 숲에서는 숲 고마운 줄 잊었다가, 그늘에서 벗어나면 그늘이 고마운 것을 알게 되는 것과 같다. 살다가 보면 때론 그늘이 그리운 법이다. 부모도 동행하는 친구도 나무도 모두 고마운 그늘이다.

 

원통사로 올라가는 한 무리의 나이 드신 어른들이 있었다. 얼굴에 세월의 주름이 가득한데 서로 예뻐졌다고 한다. 사는 의미를 찾는 것은 행복을 얻는 것인데, 어른들은 산행을 하면서 예뻐지고 웃음을 얻어 행복한 모습이다. 좋은 일을 생각하면 좋은 날이다. 원통(圓通)이란 절대 진리는 모든 것에 통한다는 뜻으로 관음보살의 덕을 칭송하여 부르는 말이기도 하다. 노인들은 이미 그 덕을 깨우친 듯하다.

 

원통사에서 우이암으로 올라갔다. 원통사 대웅보전 마당에 서면 제일 뒤쪽에 우뚝 선 우이암이 보인다. 우이암은 소의 귀를 닮았다고 붙인 이름인데, 그전에는 원래 관음암이라 하였다. 관음보살이 부처님을 향하여 기도하는 형상을 한 바위라 관음암이라 했다. 그 밑에는 호랑이, 코끼리, 두꺼비, 코뿔소, 학 등 온갖 동물 형상의 바위가 관음암을 향하여 머리를 조아리고 있다. 원통사에서 우이암은 500m 정도 거리로 그렇게 힘들지는 않다. 우이암이 보이는 위쪽에 서면 멀리 산 아래 조망이 시원하여 산에 오른 수고에 보답을 한다.

 

우이암에서 원통사로 다시 돌아와 무수골로 내려섰다. 근심이 없는 골이란 뜻인 무수(無愁)골은 원통 아래에 있어 그런 이름이 붙은 모양이다. 고통과 근심은 삶의 일부다. 비바람과 폭풍우는 구름 밑에서 일어나는 일이요, 그 위 하늘은 조용하다. 마음을 구름 위에 둔다고 생각하면 시간은 쉬 지나간다. 우리가 산행을 하는 동안 하늘은 종일 맑았는데, 산 아래에서는 소나기가 한 차례 지나갔던 모양이다. 세상 일도 소나기처럼 그렇게 지나갈 것이다.

 

 

※ 교통편 : (갈 때) 북한산우이역 2번 출구    (올 때) 1호선,7호선 도봉산역  

 

 

 

원통사 / 제일 뒤에 보이는 바위가 우이암이다

 

 

원통사에서 보는 풍경

 

 

쪽동백나무

 

 

우이암 가는 길

 

 

우이암

 

 

개족도리풀

 

 

산돌배나무

 

 

무수골 (2011.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