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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걸어서 보는 세상/서울 걷기 좋은 길

신촌 대학탐방길 / 서울 신촌에 있는 대학을 이어 걷기

향곡[鄕谷] 2020. 1. 28. 09:53

 

 

신촌 대학 탐방길

서울 신촌에 있는 대학을 이어 걷기

 

신촌역(2호선)-서강대 정문-노고산-서강대 동문-이화여대 정문-이화여대 후문-연세대 동문-연세대 정문-신촌역(2호선)

(2020.1.21. 6.6㎞. 2시간)

 

 

젊음과 면학의 요람인 캠퍼스를 이어서 걷는 것도 즐거운 걷기 행보다. 신촌 부근에 있는 학교는 서강대, 이화여대, 연세대 캠퍼스이다. 신촌은 지금도 교통의 요지이지만 조선시대부터 잘 알려진 곳이다. 조선초 정종이 태종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머물렀던 곳이 연희궁(延禧宮)이었고, 그 지역 연희방에 새로이 터를 잡은 마을인 새터말이 있었다 하여 신촌이 되었다. 신촌에서 남쪽으로 가면 마포(麻浦)이다.  마포는 조선시대부터 한강 나루터의 하나로 삼개라 불렀다. 이를 한자로 옮겨 마(麻=삼) 포(浦=개)가 되었다. 

 

신촌역에서 서강대학교는 지척이다. 학교에 들어서면 역사책에 나오는 순교자 모방 신부 등 세 분 신부님 흉상이 있다. 모두 이곳 뒷산 노고산에 묻혔다. 산이라야 해발 106m 정도로 언덕 정도 되는 높이다. 한양의 서쪽에 있는 산이라 하여 한미산(漢尾山)에서 할미산으로, 다시 한자로 표기하면서 노고산(老姑山)이 되어 전혀 다른 이름이 되었다. 산은 대왕참나무를 많이 심어서 떨어진 나뭇잎이 소복이 쌓였다. 작은 산에 산길은 여러 갈래인데, 동문으로 내려오면 대흥동이다. 본래 독을 구워 팔던 곳이라 독 말이었는데, 일제가 동막(東幕)으로 하였다가 상관없는 대흥동(大興洞)이 되었다. 

 

대흥동에서 북으로 방향을 틀어 이화여대로 향한다. 아현동에서 신촌으로 내려오는 내리막길을 건너서 간다. 큰 고개가 있다 하여 대현동(大峴洞)이다. 이화학당은 덕수궁 뒤쪽에 있었는데, 그곳에 배꽃이 많은 곳에 지은 학교라 배꽃이란 뜻인 이화(梨花)가 되었다. 사람들은 배꽃 무늬 판석을 배경으로 사진을 담고 있다. 빈터가 없을 정도로 터마다 건물이고, 주변은 아파트가 둘러싸고 있다. 학교 광장에서는 용역직원들이 임금 인상 구호를 외치고 있다. 다시 세브란스 동편으로 길을 건넌다. 서대문 영천동에서 넘어오는 오른쪽은 봉원사 절이 있어 봉원동이다. 절은 신라시대부터 있었으나, 다른 절을 옮겨 새로 지었다 하여 새절이라 불렀다. 

 

연세대는 동문으로 들어간다. 학교 연륜만큼 오래된 석조건물이 많다. 총장공관을 지나 나무숲으로 난 길로 내려오면 더 높은 석조건물들이 기다린다. 서편으로는 시인 운동주가 지냈던 기숙사와 시비가 있어서 시인의 학창을 회상하게 한다. 이 터는 조선 정종이 처음 살았고, 세종도 살았다. 부근은 서잠실이었는데, 연산군 때는 질탕하게 놀고 수박을 산더미처럼 버려서 까마귀들이 떼 지어 몰려와서 '연희동 까마귀 수박 파먹듯한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였다. 학교 중앙에 있는 백양로 길은 대학의 상징이었다. 지금은 지하주차장을 만들어 길은 조용해졌다. 정문을 나오면 길은 번잡해진다. 학생들의 발길이 분주하다.  신촌 입구 서점에서 책 한 권을 골랐다.   

 

 

 

▼ 서강대학교

 

 

 

 

 

노고산 정상 부근

 

 

 

 

▼ 이화여자대학교

 

 

 

 

 

 

 

 

 

 

 

 

▼ 연세대학교

 

 

 

 

 

 

 

 

 

윤동주 기숙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