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둘레길 걷기 2-2. 화계사 ~ 형제봉 입구
새와 물고기와 나무가 사는 모습
화계사 - 구름 전망대 - 빨래골 - 경천사 - 정릉동 - 형제봉 입구
이동거리 7.2㎞. 이동시간 3:04. 휴식시간 0:26. 계 3:30.
2022.4.28. 11.6~25.9℃ 맑음
화계사(華溪寺) 주변은 이름대로 수목과 계곡이 아름다운 절이다. 화계사 주변에 피어 있는 화려한 야광나무 꽃과 숲터널이 그 아름다움을 더한다. 화계사를 지나 산모롱이를 돌아가면 계단길이다. 이번 길은 형제봉 입구까지 계단이 많은 경사 구간이다. 경사가 있으면 땅은 층위 구조가 다르고, 나무가 자리 잡은 위치가 다양하다. 한 굽이 오르니 북한산 삼봉인 인수봉, 백운대, 만경대가 눈에 들어온다. 한북정맥이 도봉산을 세워놓고, 쉴 틈도 없이 북한산 세 봉우리를 빚어내어 풍경이 아름답다.
나무 위에서 어치가 큰 소리를 낸다. '갸아' '과아' 하는 목소리도 컬컬하다. 어치는 참나무류 열매를 많이 먹는데, 지금 벌레를 한 마리 잡아먹었다는 것인가. 빨래골 계곡은 물고기나 모래 알맹이가 다 들여다 보일 정도로 맑다. 물고기가 있다는 것은 이 맑은 계곡에도 먹을 것이 있다는 얘기다. 자드락 길섶엔 찔레꽃이 많다. 찌르다의 '찔'에 명사화 접속사인 '-에'가 붙어 이룬 것이니 모양과 맞는 이름이다. 목이 마를 때 먹으려고 가시에 찔릴세라 조심스럽게 꺾던 찔레다. 북한산 생태숲을 지나면 숲을 잠시 벗어나 정릉동 동네 안쪽을 지난다.
명상길 전망대를 지나면 편안한 오솔길이다. 소나무와 리기다소나무가 사랑을 하고 있고, 길바닥엔 이따금 나무뿌리도 누구를 그리워하고 있다. 수관 기피를 하여 예의를 지키는 나무도 있고, 큰 나무는 죽어 다른 나무를 위해 햇볕이 들어올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나무를 보다가 보면 나무가 나무를 사랑하는 모습이 보인다. 굴참나무와 아까시나무는 싹이 늦어 이제야 연둣빛 잎을 내민다. 토양을 비옥하게 해주는 비료목인 아까시나무는 꿀 생산량의 70%를 차지하여 밀원수(蜜源樹)이기도 하여 꿀벌의 일거리를 만들어 꿀벌이 줄어드는 것을 막는 나무이기도 하다. 한때 외면받았던 나무였는데 말이다. 개울 쪽에는 물오리나무가 모여 있다. 물 자가 들어 있는 나무는 개울이나 습기가 있는 곳을 좋아한다.
북악공원 지킴터를 지나면 다시 나무계단 길이다. 벚나무는 열매를 맺고 있고, 팥배나무는 꽃이 핀 것이 많지만 이제 막 열매도 달기 시작한다. 철쭉은 핀 지 오래되었는지 꽃잎이 처지는 나무가 있다. 꽃이 지며 열매를 맺는 계절이다. 개미가 소나무 줄기 구멍 안쪽에 모여 있다. 땅파기 명수들이 나무에 모여 있는 것은 아지트에서 나무를 사랑하는 방법을 도모하거나 먹이를 위한 목적이 있을 것이다. 북한산 자락엔 여느 산과 마찬가지로 참나무류 나무가 많다. 참나무류들은 유기물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흙을 좋아하기 때문에 정상보다는 아래에 많다. 그만큼 산에 유기물질 흙이 많아졌다는 얘기도 된다. 산에 들어보니 나무는 나무를 사랑하고, 모두가 다른 것을 서로 사랑하고 있었다.
※ 교통편
(갈 때) 우이신설선 화계 역 2번 출구에서 화계사 방면 300m 이동
(올 때) 형제봉 입구에서 길 아래 방향으로 500m 이동 롯데아파트 정류소에서 경복궁역 방향 버스 이용
※ 주의 : 북한산둘레길 명상길에서 하늘다리나 형제봉 쪽으로 가면 안 되며, 형제봉입구 쪽으로 가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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