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둘레길 2-1. 우이령 입구 ~ 화계사
봄꽃이 아름답고 싱그러운 우이 산길
우이령 입구 - 솔밭공원 - 419 묘지 - 애국선열 묘 - 화계사 일주문
이동거리 6.9㎞. 이동시간 2:39. 휴식시간 0:20. 계 2:59
2022.4.25. 맑음. 17~23.6℃.
북한산은 수도권 사람들이 많이 찾는 서울의 진산(鎭山)이다. 원래 북한산은 산 이름이 아니라 부산, 마산처럼 행정구역 이름이었다. 백제 온조왕이 한강에 터를 잡으며 한강 북쪽에 한산을 북한산이라 하고, 한강 남쪽 한산을 남한산이라 하였다. 북한산은 요즈음으로 말하면 북서울이란 말이었다. 그 무렵에는 북한산은 부아악(負兒岳)이라 불렀다. 인수봉에 튀어나온 바위가 아이를 업고 있는 모습이라 부른 이름이다. 고려시대부터는 삼각산이라 하였다. 개성에서 본 북한산 세 봉우리 인수봉, 백운대, 만경대가 삼각 모양이어서 그렇게 불렀다. 지금 북한산 이름을 사용한 것은 임진왜란 직후이다. 왜적이 다시 쳐들어올 것을 대비해서 당시 병조판서인 한음 이덕형이 삼각산 일대를 답사하고 쓴 '중흥산성 간심서(中興山城 看心書)'에 북한산 이름이 나온다. 행정지명이 산 이름으로 된 것이다.
우이령 입구에 가면 우이령에서 흐르는 우이천과 도선사에서 내려오는 소귀천이 만나는 곳에서 북한산둘레길을 시작한다. '우이(牛耳)'나 '소귀'나 모두 같은 말이다. 공식적으로는 모두 우이천이라 부른다. 물을 푸르게 하는 물푸레나무가 꽃을 피우고 잎이 나왔다. 물푸레나무 종소명은 '부리처럼 생긴 잎'이란 뜻인데, 새로 난 잎을 보면 넓적한 부리처럼 생겼다. 소귀천을 지나 통일교육원 뒤로 들어서고 솔밭공원을 지나야 본격 숲이다. 일찍 꽃이 핀 귀룽나무는 벌써 빛이 바래어 얼룩덜룩하다. 4.19 묘지 뒤로 가는 둘레길에는 겹벚꽃이 숲을 풍성하게 하고, 나무 크기에 비해 꽃이 작은 팥배나무에 하얀 꽃이 피었다. 5~6월에 꽃이 피는 쪽동백나무는 망울을 주렁주렁 달고 있다. 쥐똥나무는 이제 꽃이 맺혀 곧 이 숲을 향기로 진동시킬 것이다. 자연도 사람도 아름다운 향기는 모두를 감흥 시킨다.
애국선열묘 골짜기에는 큰 밤나무가 있다. 밤나무 잎은 늦게 연둣빛 잎이 나온다. 이렇게 늦어도 사람들에게 먹을거리를 주던 밥 나무요, 초여름 독특한 냄새를 풍기는 꽃은 밤에도 산길을 밝혀주던 밤 나무였다. 그 꽃과 열매가 드리운 모양을 나타내는 상형문자가 율(栗)이다. 쉼터에서 목을 축이고 산길을 넘어가면 신록과 봄길을 밝히는 아그배나무 꽃 향연이 화려하다. 아기배가 아그배가 되었다는데 '악(兒)+으+배'의 구조이다. 배라지만 작은 사과와 가깝다. 많이 먹다간 아이고 배야 한다는 말이 있다. 지나가는 분이 꽃이 핀 이 나무 이름을 묻길래 갑자기 생각이 안 났는데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던 분에게 해답을 주었다. 알던 이름도 누가 물으면 가물가물 할 때가 있다.
화려한 아그배나무 꽃이 핀 곳을 지나면 개나리 울타리가 있는 산길이다. 작년에 개나리 열매를 보고 반가워 했던 곳이다. 냇가로 접어들면 호장근 줄기가 막 나온다. 제주도 한라산 이외에 다른 곳에서 피는 호장근은 감절대를 오동정 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풀이다. 뿌리줄기가 목질화되어 나무로 오인받는다. 계곡길에는 은수원사시나무가 시원시원하다. 은백양과 사시나무의 자연 교잡종이 은사시나무인데, 은수원사시나무는 인공 육종 수종이다. 잎이 나기 전에 4월에 꽃이 피는데 벌써 잎이 한창 나 있다. 인가와 가까운 곳에는 꽃나무가 많아서, 나무의 싱그러운 초록빛을 보며 아름다운 꽃구경을 겸사로 할 수 있는 산길이다.
※ 교통편
(갈 때) 우이신설선 북한산우이역 2번 출구에서 길 건너 150m 우이령입구(다리 건너기 직전) 에서 시작
(올 때) 화계사 일주문에서 진행 방향으로 300m 도보로 우이신설선 화계역 2번 출구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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