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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걸어서 보는 세상/전국 걷기 좋은 길

성남 누비길 2. 검단산길. 남한삼성 남문~갈마치고개

향곡[鄕谷] 2022. 6. 8. 22:09

 

성남 누비길 2. 검단산길

남한산성 남문~갈마치고개

 

남한산성 남문 - 검단산(523.9) - 망덕산(498.9) - 이배재고개(300) - 연리지 - 갈마치고개

이동 거리 7.7km. 이동 시간 2:55. 휴식 시간 0:25. 계 3:20 (난도 : 중)

2022.6.8. 맑음. 16.2~25.8도

 

 

 

 

밤꽃 냄새가 날리는 산길을 올라가면 남한산성 남문 앞에는 큰 느티나무가 서너 그루 있다. 이어서 성곽을 넘어보고 있는 큰 나무들은 귀룽나무다. 귀룽나무는 가장 먼저 잎을 달고 가장 먼저 잎이 떨어지니 주변 풍경을 바꾸는 나무다. 남문에서 옹성 가는 길엔 울퉁불퉁한 근육질을 가진 서어나무도 많다. 모두 우람하게 크는 나무들이다. 이곳 옹성은 병자호란이 끝나고 수비용으로 쌓았다. 독을 놓아둔 것처럼 본성 밖에 둥그렇게 쌓은 성이라 옹성이라 하는데, 최근에 새로 단장하여 옛 성의 멋은 없다.

 

옹성을 벗어나면 숲길이지만 검단산 정상까지 아스팔트 길이 반은 된다. 검단산 정상에 군부대가 있어서 그럴 것 같다. 검단산은 전국에 여러 곳인데, 이곳 검단산은 남한산성이 있는 청량산과 이어지는 지맥이다. 백제 때 검단선사(黔丹禪師)가 은거한 데서 유래한다. 검단산 정상엔 신남성(新南城)이 있었다. 본성과 마주하여 남격대(南格臺) 또는 대봉(對峯)이라 했다. 남한산성 수어장대가 보이는 연결된 성으로, 소규모 방어시설인 두 개의 돈대가 있다. 병자호란 당시 청군이 이곳서 행궁을 향해 포를 쏘았다는 기록이 있다. 현재 돈대는 군사와 통신시설로 쓰고 있다. 표지석을 세운 곳은 그곳보다 낮은 듯 밖은 보이지 않는다.

 

검단산에서 내려오면 남쪽으로 갈수록 지대가 낮아져 산길은 순하다. 망덕봉까지는 오붓한 오솔길이다. 그 길가에는 전나무를 길게 심었는데 조성한 지 10년은 더 되었을 듯하다. 나무를 심는 사람들은 십 년 이십 년을 기다릴 줄 안다. 나중에 멋진 숲이 될 것 같다. 전나무는 한 두 그루만 서 있다면 큰 바람이 불면 넘어질 텐데, 더불어 살아서 넘어질 수가 없다. 망덕봉에서 봉우리를 하나 넘으면 해발 300m에 성남 상대원동과 광주 목현동을 잇는 이배재고개이다. 이배(二拜)는 과거 보러 올라오던 선비들이 한양 도성이 보이자 임금이 있는 쪽으로 절을 하고, 또 한 번은 부모가 계신 고향을 향해 절했다는 곳이다. 이곳에 오니 그동안 밖을 가린 숲이 조금은 낮아져 청계산 쪽 먼 산을 잠깐 볼 수 있다. 

 

이배재고개에서 작은 산등성이를 넘으면 소나무 연리지가 있다. 13년 전 이 연리지를 보았을 때 호리호리 하였던 나무가 굵어졌다. 연리지는 혼자였을 때보다 훨씬 거대해지고 병충해도 강해진다. 다른 종류의 나무와 합쳐지더라도 합쳐지기 전의 성질을 그대로 가지고 있어서 가지에는 각기 피웠던 꽃의 색을 그대로 피운다. 서로의 개성을 인정하고 조화롭게 살아간다. 연리지를 지나면 이내 갈마치고개다. 과거 보러 가던 선비들이 말에게 물을 먹여 갈증을 풀어주었다는 유래가 있다. 말이 다니던 길이라서 찻길만 만들었는지 차도만 있고 인도가 없다. 산 밑으로 내려서기 전까지는 나무가 많아 밖을 볼 수가 없다. 나무들은 뿌리를 내리고 나면 환경에 맞게 굳세게 산다. 나무는 자신의 삶에 느슨한 법이 없다.   

 

 

※ 길 안내 : 남한산성 옹성에서 큰길로 나와서 남한산성유원지 쪽으로 내려가면 안 됨

              갈마치고개에서 800m 아래 영생관리사업소 앞까지는 인도가 없음 

 

※ 교통편

(갈 때) 8호선 산성역 2번 출구에서 9. 9-1.52번을 타고 산성터널 하차

(올 때) 갈마치고개에서 800m 아래 영생관리사무소 앞에서 누리 1번 버스 이용 야탑역, 판교역, 이매역 하차

 

 

 

성남 누비길 2구간. 검단산길

 

 

남한산성 남문

 

 

남문 성 밖 검단산 가는 길은 귀룽나무가 무성하다

 

 

남한산성 제1옹성은 새로 단장한 지 얼마되지 않아 옛맛은 없다

 

 

검단산 가는 길은 아스팔트 길이 있다

 

 

검단산 정상. 나무가 무성하여 밖은 보이지 않는다

 

 

망덕산 아래 숲길

 

 

 

전나무길

 

 

옆에 나무가 신나무를 덮쳐 부러지고 말았다. 나무도 이웃을 잘 만나야 한다

 

 

이배재고개 가까이 오면 스트로브잣나무로 조림을 하였다

 

 

 

이배재고개. 성남 상대원동과 광주 목현동을 넘는 고개이다

 

 

이배재고개 이정표. 왼쪽은 지나온 길이고, 오른쪽은 앞으로 갈 길이다

 

 

소나무 연리지 (2022.6.8)

 

 

연리지 13년 전 (2009.3.21) 같은 나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