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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걸어서 보는 세상/전국 걷기 좋은 길

성남 누비길 3. 영장산길. 갈마치고개~태재고개

향곡[鄕谷] 2022. 6. 25. 16:22

 

 

성남 누비길 3. 영장산길

갈마치고개~태재고개

 

갈마치고개 - 고불산 - 영장산(413.5) - 곧은골고개 - 새마을고개 - 태재고개(180)

이동거리 10.2㎞. 이동시간 4:01. 휴식시간 0:25. 계 4:26 (난도 : 중)

2022.6.24. 맑음. 20.6~24.9℃

 

 

 

 

 

비가 그친 밖을 보니 하늘이 맑다. 이런 날에는 산이 좋다. 주섬주섬 짐을 챙겨 지난번 걷던 성남 누비길을 이어서 걷기로 하고 갈마치고개로 갔다. 산길은 비에 젖어 축축하고 빗물이 쓸고 지나간 자국이 남았다. 도토리거위벌레는 여름이 되니 벌써 도토리 가지를 쏘아 길에 떨어뜨려 놓았다. 도토리거위벌레는 6월 말부터 깨끗한 도토리를 찾아 짝을 불러 밤에 도토리 가지를 쏜다. 1㎝도 안 되는 그 녀석들은 밤에 일을 낸다. 가지를 반만 자르고 산란관을 도토리에 박는데, 주둥이로 구멍을 뚫어 산란하고 난 뒤에 나머지 반을 잘라 가지를 떨어뜨린다. 불규칙적으로 잘린 것은 비바람이 그런 것이요, 미세한 톱으로 썰듯 정교하게 자른 것은 도토리거위벌레가 한 짓이다. 나리꽃과 때죽나무 잎은 아직도 빗방울을 대롱대롱 달고 있다. 바람이 스쳐 지나가니 물방울이 후드득 떨어진다. 

 

갈마치고개는 선비가 이곳에서 말에 물을 먹여서 갈증을 풀었다는 것에서 연유한 고개로 갈현고개라고도 부른다. 성남장례사업소에서 갈마치고개로 올라가는 길은 인도가 없어 차도 옆을 밟고 걸어야 한다. 접근이 편안하지 않아서 그렇지 갈마치고개만 올라가면 산길은 아름답다. 근교 산행에서 이렇게 한적하고 아름다운 길은 드물다. 접근로를 만들면 한적함이 없어질 것인가. 

 

산처럼 높이 올라가는 것도 없는 고불산이고, 그곳을 넘어 영장산 가는 길은 때죽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때죽나무가 생긴 이름의 유래와 비교해 보면 묘한 느낌이 든다. 영장(靈長)이란 '영묘한 힘을 가진 우두머리'라 사람에 쓰는 말인데 산 이름에 썼다. 성남 수정구에 영장산이 있는데, 같은 행정구역 안에서 또 썼다. 이십 수년 전에 이곳에 올랐을 때는 맹산(孟山)이라 하였는데 이름이 바뀌었다. 조선 세종이 재상 맹사성에게 하사하여 맹산이라 하여 유래가 있는 이름인데 무슨 연유인지 바꾸었다. 요즈음 산에 다니면서 지명이 바뀐 곳을 자주 겪어 헷갈릴 때가 있다. 

 

영장산 하산길은 경사가 있지만 어렵지는 않다. 영장산에서 내려와서 곧은골고개 아래는 율동(栗洞)이다. 이곳은  밤이 많이 나서 취율리(取栗里)라 했는데 동이름으로 바꾸면서 율동이 되었다. 새마을고개 부근은 새로 지은 집들이 많다. 산길에서 동네 주민 한 분이 미리 지나가겠다고 인사를 한다. 요즈음 산에서 인사를 해도 코로나 때문인지 대답을 안 하거나 인사를 하는 사람이 줄었는데, 그 인사가 반가웠다.

 

태재고개 가는 길은 고개라 쉽게 생각했는데 산으로 오르는 길처럼 높다. 광주에서 한양 가는 높은 고개(해발 180m)라 태현(太峴)이라 하였고, 태재가 되었다. 남쪽에서 남한산성으로 넘어오는 길목이라 방비에 중요한 위치였다. 태재고개 정상은 광주에서 성남 분당으로 가는 길목이다. 버스 편이 여럿 있어 교통이 편리하다. 갈마치고개 접근로만 개선하면 산길은 편안하고 아름다워서 걸을 만하다. 

 

 

 

※ 교통편

(가는 길) 야탑역 1번 출구에서 누리 1번을 타고 성남장례문화사업소 종점 하차 → 갈마치고개까지 800m 도보

(오는 길) 태재고개 정상에서 520번 버스를 타고 AK플라자(서현역)에서 하차  

 

 

 

갈마치고개

 

 

영장산길 들어서는 길. 계단으로 올라가면 왼편이 영장산 가는 길이다

 

 

때죽나무 잎에 빗방울이 남아 있다

 

 

나리는 물을 흠뻑 머금어 고개를 숙이고 있다

 

 

 

고불산을 넘어서는 길

 

 

산길에는 빗물이 흘러간 흔적이 남아 있다

 

 

 

영장산 정산

 

 

이런 좁은 오솔길도 있고

 

 

서어나무가 있는 산길

 

 

 

물박달나무가 있는 길

 

 

일본목련이 큰 잎을 달고 있다

 

 

곧은골고개를 넘어가는 오솔길

 

 

새마을고개 부근을 지나가는 숲길

 

 

소나무는 휘어지기를 몇 번씩 하고 있다

 

 

때죽나무 충영이 꽃같이 달려 있다

 

 

때죽나무 열매

 

 

새마을고개 부근 집

 

 

 

오동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