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 용추계곡 트레킹 2
용추구곡 + 연인산 명품 계곡길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승안리
연인산 관리사무소 주차장 - 용추구곡 1,2곡 - 용추 종점 - 용추구곡 3곡~7곡 - 연인산 명품 계곡길 시작점 - 용추구곡 8곡, 9곡 - 내곡 분교 터 - 연인산 명품 계곡길 종점 (왕복)
이동거리 20.6㎞. 이동 시간 6:54. 휴식시간 1:51. 계 8:45 (2022.9.14)
용추(龍湫)는 폭포로 깊이 파인 웅덩이이다. 용추계곡 제1곡인 와룡추는 몇 길이 되는지 알 수 없는 용이 누웠다가 하늘로 올라갔던 곳이라는 전설이 있다. 계곡은 넓고 바위 사이로 흐르는 계곡물은 용처럼 하얗게 포말을 일으키며 길게 흐른다. 그 와룡추를 내려보는 곳에 붉나무 오배자가 달려 있다. 오배자는 오배자진딧물이 기생하여 만드는 벌레집으로 한약재로 쓰는 귀한 재료이다. 용의 자리에서 진딧물이 기생하여 산다. 만물은 이렇게 어울려 사는 것이다.
용추계곡 남쪽은 칼봉산 아래 벼랑이고 북쪽은 옥녀봉과 구나무산이 있어 경사가 급하다. 산 아래는 습하다. 바위떡풀, 바위채송화가 습한 바위에서 자라고, 그 아래로는 모시물퉁이, 물봉선, 개여뀌가 자리 잡고 있다. 습한 곳에서는 이끼도 많다. 풍부한 이끼는 건강한 숲의 상징이다. 백로와 추석이 지나서도 꽃을 피우는 식물이 있으니 지금은 보랏빛이 득세를 하고 있다. 배초향, 오리방풀, 산박하가 보랏빛의 대종이다. 흰빛으론 눈빛승마, 궁궁이가 고고하고, 노랑으로 드러내는 꽃으로는 선괴불주머니, 진득찰이 이따금 보인다.
용추구곡은 승안리 입구에서 용추 종점까지는 계곡 옆으로 난 흙길이고, 용추 종점을 지나서 7곡까지는 아스팔트길이다. 7곡을 지나면 2022년에 명명한 명품길이다. 9곡 농원계까지는 기왕 있었던 길이지만 그 위 3㎞는 새로 길을 정비하였다. 길은 순하기에 시간이 지체되었어도 마저 걸었다. 3곡에서 7곡까지는 하늘이 열려 있어 뙤약볕에서 걸어야 한다. 여름에 보았던 털이슬, 물양지꽃은 벌써 들어가고, 여름에 꽃을 피웠던 수목들은 열매를 맺었다. 야광나무는 열매가 굵어졌지만 맛은 그리 달지 않다. 새는 열매가 익을 때까지 참고 기다릴 것이다. 마 열매를 따서 우적우적 씹으며 걸었다. 꽃이 연약한 수까치깨가 작은 고추 같은 열매를 맺었고, 겨우 서서 자라는 꼭두서니가 굵은 열매를 달고 있는 걸 보니 식물들은 제 생명이 다 하도록 정말 최선을 다한다.
계곡 길을 반쯤 지나면 이리저리 건너는 징검다리가 늘어난다. 소태나무와 오동나무는 여름을 난 뒤 수척해졌고, 서어나무와 참나무가 사랑을 나누는 연리목이 있는 분교터를 지나면 길은 여름의 경계를 넘어선다. 가을은 높은 데서 온다더니 낙엽이 길을 덮고, 골 사이로 바람이 불어오니 수목은 갈 길이 바쁘다. 풍성한 계곡물은 소리내어 줄기차게 흐른다. 산에서 큰 소리를 내는 것은 물 뿐인 듯하다. 숲의 분해자인 버섯이 많다. 버섯이 많다는 것은 분해 활동이 왕성하다는 것이다. 치열한 삶의 결실인 열매가 익어가고, 한편으론 숲을 분해하는 활동이 일어나는 숲이다. 왕성한 생명의 공간 사이에 하늘멍이 있고 물멍이 있다. 하늘과 물소리에 잡념을 내려놓고 가는 곳이다. 이곳에 들어와 잠겨 있는 것만으로 멍한 시간이다.
※ 가평 시내버스
가평역 → 용추 : 6:55. 8:50. 10:40. 12:10. 14:00. 15:30. 17:00. 18:50
용추 → 가평역 : 7:25. 9:20. 11:10. 12:40. 14:30. 16:00. 17:30.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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