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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걸어서 보는 세상/전국 걷기 좋은 길

성남 누비길 5. 태봉산길. 동원동~하오고개

향곡[鄕谷] 2022. 9. 26. 22:05

 

성남 누비길 5. 태봉산길

동원동~하오고개

 

동천역 - 머내 2교 - 동원동 - 태봉산 구간 들머리 - 운재산(229.7) -  안산 - 대지산(144.7) - 둔지봉 - 태봉산 삼거리 - 태봉산(310.5) - 태봉산 삼거리 - 응달산(357.1. 철탑) - 도로 - 하오고개 - 영심봉(367.1) - 청계 공원묘지 - 청계 정류장 

이동거리 13.8㎞. 이동시간 5:07. 휴식시간 0:25. 계 5:32. 난도 : 중 

2022.9.26. 맑음. 14.8~25.4℃  

 

 

 

 

 

 

 

태풍도 가고 추분이 지나자 아침저녁으로 선선하다. 성남누비길 태봉산길을 걷기로 하고 집을 나섰다. 신분당선 동천역에서 나오면 북쪽으로 보이는 산이 태봉산 줄기이다. 개천 머내가 길을 가로지르며 흐른다. 머내는 먼내(遠川)에서 변한 것이니 멀리서 흘러왔거나 멀리 흘러갈 물이다. 용인이 탄천의 시작점이니 탄천과 관계있을 것이다. 동천역에서 다리(머내 2교)를 건너면 성남 누비길 표지판이 나타나고, 다리에서 2백여 m 가면 도로에서 마을로 들어선다. 뽕나무가 서 있는 골목으로 들어가 다시 5백여 m를 더 가면 태봉산길 들머리이다. 

 

들머리에는 태봉산에 대한 유래를 적어 놓았다. 인조의 태(胎)가 묻혀 있어 태장산(胎庄山) 또는 태봉산(胎封山)이라 하고, 산 정상부에는 세조 때 정난공신과 좌익공신 3등에 녹훈된 관리의 묘가 있다 하였다. 왕조를 비정상적으로 몰아낸 반정과 관련 있는 인물들이다. 선조 등극 후 당쟁이 격화되면서 서인들은 명나라 황제에 불충한 광해군을 축출하는 것으로 인조반정의 명분을 만들었다. 당론에 맞지 않으면 왕을 갈아치우는 것은 왕도정치의 파탄이었다. 숭명반청(崇明反淸)의 명분 때문에 실리외교로 청나라에 현실적으로 접근한 광해군을 몰아내어 끝내 두 번의 호란을 불러왔고, 삼전도 굴욕을 가져왔다. 인조는 청나라를 인정하려는 소현세자를 제거하고 그 식솔들을 죽여 분노를 표시하였다. 그의 묘호는 인조(仁祖)다. 할아버지로서 손자를 죽인 왕이 인(仁)이라니 받은 묘호가 부끄럽다. 세조의 정난도 비정상적인 등극이라 조선의 비정상적인 왕조 운영은 그로부터 시작되었다. 

 

테봉산 길은 판교 남쪽인 동원동에서 북서방향 능선을 따라가는 길이다. 마을 사람 몇이서 도토리와 밤을 주으러 산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장화를 신은 것은 뱀에 물리지 않기 위한 조치이다. 여러 사람이 다녀갔는지 산길에는 밤 쭉정이만 보인다. 안내도에 적어놓은 운재산이나 안산은 찾을 수는 없었다. 표지판이 없으니 그냥 지나친 것이다. 안내도에 없는 대지산이 나타났다. 대지산에 이르자 들꽃들이 가물에 콩 나듯이 나타난다. 도토리거위벌레가 활동하는 초여름도 지났고, 아직 낙엽이 많이 떨어질 때는 아니라 산길은 깨끗하다. 소나무와 참나무가 대부분이라 바닥에 내려오는 빛을 막고 있으니 산자락에는 풀도 없다. 순탄한 길은 고기 삼거리에서 끝나고, 둔지봉을 지나니 수종이 다양해지며 서어나무와 물박달나무 군락이 나타난다. 둔지봉의 둔지는 둥근 땅 또는 평평하다는 뜻인 둠지에서 왔을 가능성이 높다. 산 정상이 주변과 높낮이 차이가 별로 없어 정상이란 인식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앞에 그냥 지나쳤던 산들도 그러하였다. 

 

태봉산은 태봉산 삼거리에서 300m로 갔다가 되돌아오는 것인데, 모든 봉우리들이 숲에 묻혀 조망은 없다. 태봉산 이름이 되는 실제 태봉은 정상 남쪽에 있다니 그것도 혼돈스럽다. 태봉산에서 내려와  도로를 건너서 응달산으로 간다. 응달산에 가까이 가니 건너편으로 청계산이 보이기 시작한다. 지나던 산에는 없던 단풍나무가 보인다. 철탑이 있는 곳이 응달산인데 표시가 없다. 태봉산을 떠나며 응달산 방향은 표시하면서 정작 응달산에는 표지판이 없어 잠시 알바를 하였다. 그곳이 맞는지 알 수 없어 핸드폰에서 지도 기능을 활용하였다. 응달산에서는 다시 도로로 내려선다. 습기가 있는 양지 볕엔 물봉선과 고마리가 비탈을 덮고 있다. 도로에서 다시 산길로 접어들면 길게 이어진 철조망이 한쪽을 막고 있고 나무계단이 있는 급경사길이다. 그곳을 힘들게 올라서면 하오고개이다. 하오고개가 오늘 산길 중 가장 높은 곳이다. 고개는 성남시 운중동에서 의왕시 청계동으로 넘어가는 재로 학이 다니던 고개라 하여 학고개, 학현, 하고개, 하오고개 등으로 불렀다.

 

하오고개에서 하우현성당 방향으로 방향을 틀었다. 하오고개 등산육교 쪽으로 내려서면 다시 청계 정류장 방향으로 2.3㎞ 길을 더 걸어가야 하고, 하우현성당 방향인 외곽순환도로로 내려가면 청계 정류장이 바로 있기 때문이다. 청계 정류장은 성남 관내가 아니니 안내도에 담지 않았을 것이다. 오늘 산길은 초반은 평탄하고, 뒤로 갈수록 점점 난도가 높아가는데, 평균하여 중(中)으로 보면 된다. 산봉에 길 표지판이 없는 것이 아쉽다. 안내도에 나와 있는 4개 봉우리 중에서 3개는 표지판이 없고, 안내도에는 없는 대지산과 둔지봉은 표식이 있다. 성남 누비길을 만들면서 중간에 길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관리를 잘했으면서도 정작 안내도에 있는 봉우리 이름표는 현장에는 없다. 현장 관리가 그만큼 되지 않은 것이다. 현장에 대한 문제와 답은 현장에 있다.  

 

 

※ 교통편

(갈 때) 신분당선 동천역 3번 출구에서 진행방향으로 이동

(올 때) 하오현성당 건너편 수도권 외곽순환도로 청계 정류장에서 복정이나 잠실방향 좌석버스 이용

 

※ 길 안내

① 동천역 3번출구에서 진행방향으로 가서 다리(머내 2교)를 건너면 성남 누비길 표지판이 나타난다.

② 태봉산에서 내려와 도랑을 건너 도로 오른쪽으로 200여 m 가면 왼쪽으로 응달산 가는 이정표가 있다

③ 표지판이 없는 응달산(철탑이 서 있는 곳)에서 내려가면 도로이고, 도로 왼쪽 청계산 방향으로 가서 (주)포도주류를 지나 차량 출입금지 표시가 있는 오른쪽으로 철조망 옆으로 하오고개 가는 길이 보인다. 

④ 하오고개 유래를 설명한 곳에서 서쪽에 변전시설 왼쪽이 하우현성당 가는 길이다

⑤ 청계 공원묘지 중간에 하우현성당 이정표를 따라 내려가다가 굴다리 직전에 도로로 올라서는 철다리가 청계정류장 가는 길이다.  

 

 

 

 

성남누비길 5구간 태봉산길

 

 

초반 길은 대체로 평탄하다

 

 

덜꿩나무(인동과)

 

 

대지산 표지판. 이것을 보고 운재산과 안산을 지나온 것을 알 수 있었다

 

 

태봉산 정상

 

 

이삭여뀌(마디풀과)

 

 

독활(두릅나무과)

 

 

물봉선은 열매가 맺히고 있다. 건드리면 톡하고 터지겠지요

 

 

방가지똥(국화과))

 

 

고마리(마디풀과)

 

 

선괴불주머니(현호색과)

 

 

배초향(꿀풀과)

 

 

응달산 가는 길

 

 

 

하오고개

 

 

백운산과 수리산 원경 / 청계공원묘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