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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도 1. 서풍받이와 모래울해변

향곡[鄕谷] 2022. 6. 21. 12:55

 

백령도 대청도 여행 3

 

대청도 1. 서풍받이와 모래울해변

 

인천광역시 옹진군 대청면 (2022.6.16-17)

* 면적 15.56㎢. 인구 920세대 1,432명 (2022.3월 말 기준). 인천에서 북서쪽 202㎞.

 

 

 

 

 

 

대청도는 인천에서 202㎞ 떨어져 있고, 쾌속선으로 3시간 40분 걸린다. 대청도에서 26㎞  20분을 더 가면 백령도이고, 북한 황해도 장산곶은 대청도에서 19㎞ 거리이다. 대청도는 백령도 면적의 1/4이지만 산이 더 높아서 섬은 울퉁불퉁하고 옹골차다. 고려시대에는 개성과 멀지 않은 섬이라 왕족과 고관들의 유배지가 되었다. 대청도는 원(元) 나라 순제(順帝)가 태자일 때 유배와 있었던 곳이기도 하다. 조선 명종 때 국모의 병을 낫게 한 뽕나무 상기향을 보내서 사례로 섬 이름을 받았는데, 수목이 무성하여 대청도(大靑島)라 했다.  

 

백령도 용기포항을 떠난 인천행 대형 쾌속선은 20분 만에 대청도 선진포항에 닿았다. 많은 승객들이 대청도에서 묵어가기 위해 선진포구에 내렸다. 선진포는 일제강점기 고래잡이배가 머물고 중국 상선들이 지나가면서 머물던 곳이라 배진포라 하였는데, 배를 한자음인 선(船)으로 바꾸어 선진포(船津浦)가 되었다. 한 군데뿐이 없는 여행사에 젊은 사장은 숙소에 묵을 인원이 160명으로 너무 많아 하루 묵는 동안 이동과 식사에 불편이 있을 것이라 걱정하면서도 침착하였다. 백령도 여러 여행사에서 보내는 대로 사람을 받는 모양이다. 백령도와 대청도는 숙소 준비와 차량 이동이 쉽지 않으니 성수기나 사람이 많을 때는 개별적으로 예약하기도 어렵고 이런 불편을 감수하고 와야 하는 곳이다. 

 

농여해변 부근 숙소에서 짐을 풀고 서풍받이로 갔다. 매바위가 있는 고개를 지나면 모래울해변 너머로 서풍받이가 보인다. 매바위는 대청도 최고봉 삼각산(343m)으로 오르는 길목이다. 대청도는 섬 중간에 산이 있어 어디를 가나 굽이굽이 고개를 넘어야 한다. 서풍받이는 광난두정자각이 있는 고개에서 출발하여 원점 회귀로 3.5㎞를 걷는 길이다. 높이 100m 정도 되는 웅장한 수직 절벽인 서풍받이는 서쪽 바람을 맞으며 서 있는 바위 절경이다. 웅장함에 비해 험한 구간은 없다. 이곳도 백령대청 지질공원에 속하는 곳으로 환상의 풍경에 명소로 소문이 나 있다. 서풍받이 정상 조각바위로 갔다가 광난두해변과 기름아가리를 돌아오는 것인데 서풍받이 쪽이 바다를 볼 수 있는 곳이라면, 돌아오는 길은 숲 속으로 가끔씩 보이는 해변을 감상할 수 있다.  

 

서풍받이 아래 모래울해변은 다음 날 찾아갔다. 대청도에는 모두 일곱 군데 모래 해변이 있다. 날씨가 잔뜩 흐린 데다가 밀물이 들어와서 바다로 나가는 개울까지 바닷물이 밀고 들어왔다. 그전에 여기 왔을 때는 모래 사(沙)에 여울 탄(灘) 사탄해변이라 하였다. 원래 이름이 듣기 거북해서 바꾸었을 텐데 우리말로 바꾼 이름이 더 친근하고 부드럽다. 모래울해변 주변은 소나무 군락이 아름답다. 대청도는 수목이 아름다워 받은 이름이라 했다. 그 이름을 받을 만하다. 이곳에선 갯가에서 자라는 식물이 많다. 갯메꽃과 갯지치가 여러 군데 있다. 모래 땅에서 볼  수 있는 통보리사초와 좀보리사초는 알맹이가 통통하다. 대청지치와 멸종위기종인 대청부채는 아무리 살펴도 찾을 수 없었다. 모래 땅으로 내려오면 순비기나무가 많다. 해녀가 잠수하는 동안 숨을 비워서 물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숨비기라 하는데, 모래땅으로 들어가는 모습에서 해녀의 모습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저녁은 이곳 여행사에서 미리 정해놓은 꽃게탕이다. 백령도 것이 매운꽃게탕이라면 이곳은 된장꽃게탕이란 것이 다르다. 백령도가 농사짓는 사람이 많다면 대청도는 어민이 90%이다. 이곳에선 수온이 낮아 홍어가 많이 잡힌다. 홍어는 미끼 없이 잡는 건주낚방식으로 잡는데 전국에서 잡히는 홍어의 40%가 이곳에서 잡힌다. 홍어잡이 배가 많았는데 어로저지선이 생겨 고기잡이가 어렵게 되자 흑산도로 많이 가서 지금은 10여 척이 남아 있다고 한다. 섬 주민에게 혜택이 많아도 나이 든 사람들이 늘어 일할 사람이 줄고 있는 것은 이곳 사정도 같다. 저녁을 먹고 밖으로 나갔더니 꽃게와 홍어를 사고파는 사람들이 있었다. 땅이 좋고 부지런하면 수확이 많은 법이고, 먹을 사람들이 많으면 더 많은 물고기가 필요하다. 모두가 분주하다. 세상 사는 것이 먼 섬에서도 다를 것이 없다. 

 

 

※ 배편 

백령도 용기포항에서 인천 행 12:50, 13:30.  대청도 선진포항 20분 뒤 도착

 

 

 

 

곽난두정자각에서 본 서풍받이 방향

 

 

소청도(먼 곳)와 독바위(왼쪽)

 

 

서풍받이 안내도

 

 

 

모래울해변 앞바다

 

 

대갑죽도 / 얼굴 형상을 한 바위로 어민들이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곳

 

 

서풍받이 부근

 

 

 

조각바위와 서풍받이 하늘전망대

 

 

서풍받이

 

 

 

서풍받이 조각바위

 

 

 

조각바위에서 본 서풍받이 조망

 

 

기름아가리 풍경. 대청도에서 가장 높고 서해5도에서도 가장 높은 삼각산이 보인다

 

 

 

서풍받이 안내도. 마당바위 아래로는 길이 없다

 

 

 

모래울해변 소나무 군락지

 

 

모래울해변

 

 

서풍바위가 보이는 모래울해변 풍경

 

 

갯지치

 

 

순비기나무와 열매

 

 

 

꽃게를 팔고 어구를 손질하는 어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