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와 대청도 여행 4
대청도 2. 옥죽동 해안사구와 농여해변
경기도 인천광역시 옹진군 대청면 (2022.6.16-17)
산과 해변으로 된 지질명소가 대청도 구경거리 대종이다. 대청도 옥죽동 해변 뒤에는 모래언덕이 있다. 바람이 오랜 기간 모래를 쌓아 모래언덕인 사구(沙丘)를 만들었다. 바닷물은 파도에 모래를 실어 해안으로 나르고, 바람은 해안에 쌓인 모래를 언덕으로 날랐다. 옥죽동 모래언덕은 국내 유일의 진행형인 퇴적 사구이다. 모래언덕은 파도를 막을 자연방파제이고, 따로 식생을 형성한다. 이곳 모래언덕이 쌓인 세월은 그렇게 오래되지는 않았다. 사람들은 모래언덕을 사막이라고 하고 구경을 하러 온다. 산기슭을 따라 모래가 쌓여 퇴적하자 주민들은 모래바람 피해를 막기 위해 소나무를 심었다. 1㎞ 길이 폭 500m 정도 남은 모래언덕에는 갯메꽃과 사초가 자라고 있고, 앞에는 많은 소나무가 방풍림으로 서 있다. 그러기 몇 년 만에 모래언덕이 줄어들었다. 구경거리가 없으면 관광객이 오지 않을 것이다. 이곳 사람들은 이 소나무를 없애야 하는지 의논이 필요하게 되었다.
옥죽동 모래언덕과 길을 사이에 두고 농여(農與)해변이 있다. 대청도에 있는 해변 중에서 농여해변이 가장 크고 구경거리이다. 일몰 시간에 여유를 두고 농여해변으로 갔다. 바닷물은 멀리 나가서 모래벌이 넓게 펼쳐졌다. 멀리 풀등이 보인다. 강물이나 바다에 모래가 쌓이고 그 위에 풀이 수북이 난 곳이 풀등인데, 지금은 바닷물이 잠길 듯 말 듯할 정도이다. 국내 유일 걸어서 들어갈 수 있는 풀등이 이곳이다. 썰물이 되면 단단한 모래톱을 따라 두어 시간 걸을 수 있다. 대이작도나 장봉도에도 풀등이 있는데 그곳에선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 이곳 풀등에 대한 정보와 사전 안내가 없어 그곳에 들어갈 엄두는 내지 못하였다. 농여해변을 따라 걸어가면 고목바위가 있다. 농여해변에 우뚝 솟은 바위에 지층이 다양한 색으로 반복되면서 수직으로 선 후 풍화와 침식으로 고목 모양이 되었다. 멀리 작은 바위에서 이어지는 아미해변까지 갔다가 돌아오니 해가 떨어졌다.
다음날 날씨가 흐리고 만조가 조금 줄었을 때 여행사에서 농여해변으로 안내를 하였다. 같은 바다에서도 바람이나 구름, 햇빛의 강도와 깊이에 따라 바다 색깔이 다르다. 계절에 따라서도 조금씩 다르다. 어제 맑고 푸른 바다가 오늘은 탁하다. 해안 끝까지 물이 차 있다가 조금씩 빠져나간다. 육지는 만조선 윗부분이고, 바다는 간조선 아랫부분이다. 만조선과 간조선 사이가 갯벌이다. 지형도에서 해안선은 만조선을 그린 것이고, 수심의 기준은 간조선이다. 아직 물은 만조선에서 겨우 벗어난 정도이다. 물이 빠져나가기에 앞장서서 물골을 지나 아미해변과 경계를 짓는 큰 바위까지 나갔는데, 풀등을 걷기에는 몇 시간이 더 있어야 하기에 돌아 나왔다. 이미 같이 온 여행객들은 식사를 하러 먼저 떠나버린 뒤라 다른 여행객 버스를 타고 선진포 선착장으로 돌아갔다. 어떤 노인은 버스가 너무 복잡하다고 불만에 찬 목소리를 낸다. 여행을 하다 보면 여러 일이 생긴다. 여행은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거니 하며 다녀야 한다. 마음이 고요하지 않으면 아름다운 여행이 될 수 없다. 뒤늦게 도착한 몇몇이 점심을 하고 선착장으로 갔다. 여행사 사장은 또 새로 도착하는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 배편 : 대청도 선진포항 13:50 - 인천 연안부두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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