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도 대청도 여행 2
백령도 2. 사곶해변, 콩돌해안, 두무진
인천광역시 옹진군 백령면 (2022.6.15-16)
백령도나 대청도에는 아름다운 지질 명소가 많다. 지리적 영역에서 지질학적 가치를 지닌 곳을 지질공원으로 지정한다. 우리나라에는 그런 지질명소가 여러 군데 있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곳으로 제주도, 청송, 무등산권, 한탄강이 있고, 국가지질공원으로 운영 중인 곳은 제주도, 울릉도, 독도 등 13군데인데, 백령 대청 지질공원은 그중 한 군데이다.
사곶해변은 용기포구에서 멀지 않은 백령도 동남쪽 사곶마을 해변에 있다. 사곶은 고운 모래가 쌓인 해변이다. 규암가루에 뻘이 섞인 것인데 만져보면 입자가 설탕보다 더 작다. 썰물이 되면 길이 2㎞, 폭 200m 백사장이 나타난다. 자동차가 달려도 빠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단단하여 6.25 전쟁 때는 비행장으로도 썼다. 십수 년 전에 왔을 때는 주민들이 손수레를 가지고 나와 이곳 해변에서 바닷물에서 밀려온 것을 담는 것을 보았다.
사곶해변에서 30m 길이 백령대교를 지나 해안 쪽 도로로 돌아가면 콩돌해안이 있다. 1㎞ 해안이 콩알 모양 돌로 된 해변이다. 자갈은 2~4㎝ 크기로 흰색, 회색, 갈색, 적갈색, 청회색 여러 색인데 여러 암석에서 나온다는 얘기다. 암석이 풍화와 침식작용으로 부서진 후 파도와 바람에 쉼 없이 마모되어 콩 모양이 된 것이니 흘러온 세월의 크기를 짐작할 수도 없다. 신발을 벗고 해변으로 들어가 보았다. 발이 시원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자갈 사이를 빠져나가는 물소리가 귀에 청량감을 준다.
두무진은 용기포항에서 가장 먼 쪽에 있는 명소이다. 두무진(頭武津)의 본래 지명은 두뭇개이다. 산이 있는 곳에 물가란 뜻이다. 이곳은 투구를 쓴 장군들이 머리를 맞대고 있는 것 같다고 두무진이라 부른다. 이곳에 유배 왔던 이대기는 두무진 선대암바위를 보고 '조화옹이 노련한 솜씨로 장난친 것을 감추지 못한 곳'이라 하였다. 아름답고 기묘한 암석이 감탄을 자아내어 서해의 해금강이라 부른다. 이곳에서는 암석의 변천 구조를 살필 수 있다. 10억 년 전 모래가 열과 압력으로 퇴적암인 사암이 되었다가, 더 깊은 지하에서 고온 고압에 의해 변성암인 규암으로 변하였다.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서 두무진을 돌아보면 아름다운 경관을 더 만끽할 수 있다. 벼랑이나 물가 바위에서는 가마우지를 구경할 수 있고, 멸종위기종 점박이물범은 남북 경계를 아랑곳하지 않고 헤엄쳐 다니고 있다.
백령도에서 요즘 식탁에 오르는 해산물은 까나리와 꽃게가 주종이다. 까나리는 멸치처럼 생겼는데 몸은 더 가늘고 주둥이는 삐죽 나왔다. 5~6월이 어획기인데 외지에서도 백령도 까나리액젓은 알아준다. 백령도에서 많이 나오는 산물의 순서는 쑥, 까나리액젓, 미역, 다시마, 고구마이니 까나리액젓의 위치를 알 수 있다. 코로나로 중국 어선이 덜 나와서 꽃게는 요즘 많이 잡히는 수산물이다. 수게는 다리가 길쭉하고 암게는 통통한데 값도 수게가 반값이다. 한창 철이라 끼니마다 나와도 맛이 좋다. 노래미(주민들은 놀래미라 부름)는 까나리와 같이 점박이물범에게 쫓기는 신세이기는 하지만 까나리 다음으로 많이 잡힌다. 몸무게에 비해 살점이 많아 통통하다. 백령도 생선은 대청도에서 잡아서 건너오는 것이 많다. 바다향은 상큼하고 청정지역에서 잡히는 생선이라 맛이 좋다. 돌아오는 날 점심에는 메밀칼국수와 짠지떡으로 하였다. 여행은 이렇게 섬 풍미를 즐길 수 있으면 금상첨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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