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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이야기/섬으로 간다

문갑도 1. 깃대봉과 왕재봉 / 덕적도 바다 건너 섬산

향곡[鄕谷] 2022. 8. 27. 20:18

 

덕적군도 5

 

문갑도 1. 깃대봉과 왕재봉

덕적도 바다 건너 섬산

 

 

인천 옹진군 덕적면 문갑리

마을 -  선착장 - 엄나무 농장 - 당넘어(왕복) - 처녀바위 - 깃대봉(276) - 흘기재 - 왕재봉(248) - 진고개 - 한월리해변 - 마을

이동거리 6.5㎞. 이동시간 3:32 휴식시간 0:55. 계 4:27 (2022.8.23. 맑음)

 

위치 : 인천에서 54.6㎞. 덕적도 남서쪽 4㎞

면적 3.49㎢. 해안선 길이 11㎞. 가구 및 주민 수 40가구 70여 명

 

 

 

문갑도 깃대봉 산행로

 

 

 

문갑도는 인천이나 대부도에서 배를 두 번 타고 가는 섬이다. 덕적도로 가서 배를 갈아타고 들어가야 하고, 배는 하루 한 번이라 하루는 묵어야 한다. 주말에는 배가 두 차례 다녔으나 요즈음 코로나 때문에 그것도 한 번으로 줄었다. 섬은 책상으로 쓰는 문갑(文匣)을 닮았다고 해서 문갑도인데, 조선시대에는 장수가 투구를 쓴 모양이라 독갑도(禿甲島)라 했다. 현재는 한자를 바꾸어 문갑도(文甲島)라 한다. 아마도 두 개의 이름을 절충한 것이리라 생각한다. 

 

대부도 방아다리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덕적도까지 2시간이 걸렸다. 5년 전에 왔던 바로 옆 소야도로 가는 다리가 새로 생겼다. 30여 분 기다렸다가 문갑도와 굴업도로 가는 배를 탔다. 대부분 굴업도로 가는 여행객이고 문갑도에 내리는 여행객은 없다. 문갑도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섬이다. 섬은 산이 대부분이고, 마을은 선착장에서 동쪽으로 모래 해변을 따라 5분 정도 거리에 있다. 마을은 깨끗하고 아름답다.

 

이곳서 많이 잡히는 우럭탕으로 점심을 하고 산행에 나섰다. 수풀이 우거지고 표지가 잘 안 맞는 곳이 있을 거라고 숙소 주인이 알려주었다. 선착장에서 오르는 등산로는 표시가 없고, 엄나무 농장 부근엔 모노레일이 놓여 있는데 숲이 우거져 길 찾기가 쉽지 않다. 엄나무와 고사리를 마을 공동으로 작업할 때만 길을 관리하는 것 같다. 뒤로 돌아보니 바다 경치가 좋다. 산길에서 가끔 뒤를 돌아보면 여유도 생기고 뜻밖에 경치를 발견할 수가 있다. 당넘어 해변은 다양한 모양의 바위가 있어 구경거리가 되었다. 해안이라 꽃게들이 산 윗쪽까지 올라와서 다닌다. 

 

마을 처녀들이 모여 놀았다는 처녀바위에서는 주변이 터져 있어 정상인 깃대봉이 보이고, 바다로 눈을 돌리면 선갑도, 지도, 울도, 백아도, 굴업도가 보인다. 처녀바위 주변에는 대나물 흰꽃과 무릇 분홍꽃이 화사하다. 선갑도는 덕적군도에서 가장 높은 곳이며, 섬 주변은 벼랑 바위라 접근이 어려운 곳이다. 얼마전 드라마 오징어게임 촬영지로 알려진 곳이다. 망구할미가 치마폭에 흙을 담아 산을 쌓다가 무너져 섬이 되었다는 얘기가 있고, 선갑산을 내리쳐서 사방으로 흩어진 조각이 덕적군도가 되었다는 얘기가 전한다. 깃대봉 정상에서 보는 서쪽 은 처녀바위에서 보는 조망과 비슷하고, 동쪽으로는 흑도 뒤에 덕적도, 소야도, 대이작도, 사승봉도, 풍도가 눈에 잡힌다. 깃대봉은 작년에 등산객이 낸 산불로 마을 사람들이 고생하였다. 마을에서 가장 젊은 사람들이 50대 후반인데, 70대 할머니들까지 페트병 대여섯 개에 물을 짊어지고 불을 끄러 올랐다. 나중에는 산림청 헬기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정상 주변에 흙을 덮어서 그러한지 진모래 해변으로 내려가는 길이 보이지 않는다.     

 

깃대봉에서 왕재봉 가는 길은 섬에서 많은 소사나무가 가득하다. 왕재봉에 오르면 굴업도가 보인다. 문갑도에서 굴업도 사이에는 풀등이 있다는데 보이지 않는다. 풀등은 1월에서 4월 사이에 가장 크게 보인다고 한다. 흘기재에서는 진모래로 가는 길이 보이지 않더니, 왕재봉을 넘어 진고개로 내려서니 진모래로 가는 길이 있다. 흘기(屹氣)는 우뚝 솟아 정기가 서렸다는 뜻이고, 진고개는 진모래에서 고개 오르는 길이 힘들다고 붙은 이름이다. 모두 높다는 뜻이다. 한월리해변으로 발길을 돌렸다. 바윗길을 넘어서면 벼락바위가 있다. 벼락을 맞아 쪼개진 바위라는데, 풍화작용으로 벌어진 것이니 말하기 좋아 붙인 이름이다. 세월이 가면 점점 더 간격이 넓어질 것이다. 왼쪽으로 할미염뿌리로 가는 길이 보인다. 할미염뿌리는 두 해안 사이에 있는 돌출 해안이다. 오늘 못 간 문턱뿌리와 더불어 두 곳은 내일 다시 찾기로 하였다. 밤중에 별을 보러 나갔다. 북두칠성 아랫쪽 별은 산이 가렸고, 북극성 옆 카시오피아 별자리는 뚜렷하다. 섬은 철썩이는 파도소리만 들린다.  

 

 

교통편

① 평촌역에서 승용차 07:10 - 안산 대부도 방아다리 선착장 08:20

② 방아다리 선착장 대부고속페리3호 08:40 - 자월도 경유 덕적도 진리선착장 10:35

③ 덕적도 진리선착장 나래호 11:20 - 문갑도 선착장 11:40

④ 올 때는 문갑도에서 14:00에 덕적도로 건너가서, 덕적도 진리선착장에서 15:00에 출항하는 배가 있다.

 

길 안내

① 선착장에서 마을로 가는 방향 왼쪽에 있는 계단이 등산로이다. 더 지나 마을 입구에 있는 데크로 가도 된다.

② 마을길과 바다가 보이는 사이에 등산로 표시가 있는 희미한 길을 따라 모노레일이 있는 숲으로 올라가면 된다.

③ 깃대봉 정상이나 흘기재에서 진모래 가는 길은 보이지 않는다

④ 깃대봉 정상에서 왕재봉 가는 길은 흘기재 표시가 있는 희미한 계단길로 내려서면 된다. 

⑤ 진고개에서 한월리 해변으로 내려와서 바윗길을 넘어서면 벼락바위가 있고 해변이다

 

 

   

 

덕적도가 보이는 문갑도 선착장

 

문갑도 선착장에서 보이는 마을

 

 

엄나무가 있는 숙소

 

 

문갑도 깃대봉 산행지도

 

 

 

깃대봉 가는 길

 

 

깃대봉 가는 길에 보는 바다

 

 

당넘어 해변

 

 

당넘어 해변. 건너편 섬은 선갑도

 

 

당넘어 해변

 

 

 

당넘어 해변

 

 

처녀바위 조망. 왼쪽부터 선갑도, 울도, 지도, 각흘도 등이 점점이 보인다

 

 

대나물

 

 

참나리

 

 

굴업도가 보이는 곳 / 깃대봉 정상에서

 

 

깃대봉에서 보는 바다 건너 덕적도

 

 

소사나무

 

 

벼락바위

 

 

한월리 해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