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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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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마도 산행 / 서해 영해 기점이 되는 먼 섬 산길

향곡[鄕谷] 2022. 10. 2. 17:33

 

영광의 섬 1

 

안마도 산행 / 서해 영해 기점이 되는 먼 섬 산길

 

전남 영광군 낙월면 

1일 차 : 선착장 - 신기리잔등 - 농골잔등 - 건산 - 죽도(대섬) - 임도 - 선착장

      이동거리 7.8㎞. 이동시간 2:51. 휴식시간 0:16. 계 3:07 (2022.9.28)

2일 차 : 선착장 - 말코바위 전망대 - 불난잔등 - 막봉(164.4) - 노리끼미잔등 - 성산봉(137) - 뒷산(179.1) - 당터 - 신흥봉(143) - 신기리잔등 - 신기리 마을 - 선착장 

      이동거리 8.3㎞. 이동시간 3:44. 휴식시간 0:47. 계 4:31 (2022.9.29)

 

 

* 안마도 : 전남 영광 계마항에서 남서쪽으로 43.2㎞. 면적 5.8㎦. 해안선 길이 36㎞. 126세대 191명 (2021.6월 기준) 

 

 

 

 

안마도 산행 : 첫날 / 선착장 - 신기리잔등- 건산 - 죽도 - 임도 - 선착장

둘째 날 / 선착장 - 말코바위 - 불난잔등 - 막봉 - 성산봉 - 뒷산 - 신기리잔등 - 선착장

 

 

 

 

안마도는 전남 북서쪽 영광에 속한 섬이다. 배가 하루 한번 다니는데, 물때가 매일 달라 뱃시간도 매일 다르다. 올해 5월에 안마도 섬 산행을 하려고 계마항으로 갔었다. 옆에 있던 어선 밧줄이 여객선 스쿠루에 걸리는 바람에 배는 출항하지 못하였다. 잠수부를 구해서 해결해야 하는데 언제 될지 모른다고 하였다. 여행의 목표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그 과정도 중요하고,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된다. 4개월 뒤 다시 도전하였다. 안마도는 계마항에서 남서쪽으로 43.2㎞ 떨어져  있어 페리호로 2시간은 가야 한다. 안마도에서 1㎞ 떨어진 부속섬 횡도가 서해 영해 기점이 되는 섬이니 먼 섬이다. 

 

영광 법성포 굴비 거리에서 굴비 한 절음을 시켜 점심을 해결하고 계마항으로 갔다. 배에 탄 사람은 열 명 남짓이다. 귀를 열고 있지 않아도 얘기가 다 들린다. 의자를 갑판에 갖다 놓고 바다 구경을 하였다. 망망대해에는 거지 갈매기도 없고, 해무가 끼어 섬도 보이지 않아 졸음이 올 정도이다. 배 떠나서 한 시간 정도 지나니 구름이 옅어지며 파란 하늘이 조금씩 보이고 물은 초록으로 바뀌었다. 민박집에 도착하니 친정에 초상이 나서 뭍에 나가야 하니 그냥 자고 밥은 딴 집에 부탁하였다고 한다. 이틀간 주인 없는 집에서 지내게 되었다.  

 

안마도(鞍馬島)는 섬 형태가 말안장처럼 생긴 모양이라 지은 이름인데, 산에 오르면 그 모습을 볼 수 있다. 먼바다에 떠 있는 섬이라 수심은 깊고 갯벌은 없다. 두 번으로 나누어 산행을 했다. 가을볕이 따갑다. 산과 잔등을 오르내린다. 잔등은 고개를 뜻하는 전라 방언이다. 잔등은 마을에서 오르내리는 길이 있다. 산길은 넓고, 사슴이 길을 내다시피 풀을 뜯었고 사슴 똥이 많다. 산에서 사슴을 여러 번 보았다. 수놈은 식구들이 숲으로 숨고 가장 늦게 피하는 듬직한 뒷모습을 보였다. 꾸지뽕나무가 지천이라 가시를 조심해야 하고, 후박나무, 동백나무 등 상록수림이 많아 섬산은 늘 푸르다. 신기리 마을에 내려가면 수령 3백~4백 년 된 팽나무도 몇 그루 있다. 말코바위 전망대에서 보는 탁 트인 바다, 서해 영해 기점인 횡도를 보는 것, 부드럽고 호쾌한 능선, 건산에서 내려다보는 죽도(대섬)가 기억에 남는 장면이다. 산길은 주민들이 잘 가꾸었고 표지판도 도움이 된다. 다만 죽도에서 올라가는 산길은 손을 쓰지 않아 길이 보이지 않는다. 

 

하늘에 불을 지른 듯 노을이 붉다. 주홍빛 노을이 화선지에 물감이 퍼지듯 곱다. '아침 노을은 비, 저녁 노을은 갬'이라는데, 내일도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 어둑할 때까지 머물렀다가 돌아왔다. 과거에는 부근 칠산 바다에서는 조기가 많이 잡혔고, 지금 이곳에서는 민어, 병어, 꽃게가 많이 잡힌다는데, 저녁상에 꽃게와 노랑가자미가 나왔다. 회로 썬 생선이 좀 질겼지만 그것이 이 고기를 먹는 맛이란다. 고기가 많이 잡힐 때는 3천여 명이 살았고 초등학교 학생도 600여 명이었다는데, 지금은 돈벌이를 위해 다 나가 분교도 폐교하고 없다. 이곳에는 절지동물인 지네가 많아 5~6월에는 지네를 잡아 말려서 한약재로 공급하고, 지네 술을 담아서 팔고 있다. 숙박할 집은 여러 곳이고 음식도 먹을 수 있다. 트레킹을 할 수 있는 좋은 곳이라 배편이 다른 섬과 연결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올 것 같다. 사람들에게 섬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산길은 편안하고, 경치가 좋아 바다를 보며 걷는 맛이 좋다. 

 

 

※ 교통편 : 영광 계마항과 안마도항은 하루 한편 정기 여객선이 다닌다. 물때에 따라 출항 시간은 매일 다르다.

 

 

 

 

 

꾸지뽕나무(뽕나무과)

 

 

안마도 산행에서 본 사슴

 

 

안마도 산 능선. 건너편 왼쪽 섬이 서해 영해 기점인 횡도이고, 오른쪽은 죽도이다

 

 

안마도 산행로

 

 

안마도항 포구

 

 

죽도가 보이는 곳 / 건산에서

 

 

건산과 죽도 사이 해식애

 

 

죽도 일몰

 

 

죽도 일몰

 

 

안마도항 아침

 

 

 

서해 영해 기점인 횡도(왼쪽 위)와 말코바위(오른쪽)

 

 

말코바위 전망대

 

 

당터

 

 

신흥봉에서 보는 안마도 최고봉인 뒷산봉(179.1)

 

 

억새에 매달린 여치

 

 

 

수령 300~400년으로 추정하는 신기리 팽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