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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나무

껍질이 얼룩덜룩한 나무

향곡[鄕谷] 2022. 6. 28. 23:13

 

껍질이 얼룩덜룩한 나무

양버즘나무, 모과나무, 노각나무, 육박나무, 백송

 

 

 

사람의 얼굴에 주름이 사람의 연륜을 나타낸다면 나무는 껍질로 나이를 짐작할 수 있다. 나무 나이테는 껍질 바로 아래서 만들어지기에 나무껍질은 팽창을 못 이기어 갈라진다. 그러기에 나무줄기에서 가장 민감한 부분은 나무 중심에서 가장 먼 곳이다. 이런 부분은 햇볕이나 추위나 바람 등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그래서 껍질로 보호하고 있다. 그런 껍질 중에서 얼룩덜룩한 것이 있다. 오래되면 벗겨져서 알록달록한 나무는 양버즘나무, 모과나무, 노각나무, 육박나무, 백송 등이 있다. 매화오리나무나 상동나무도 있는데 보기 힘들다. 

 

 

 

양버즘나무 (버즘나무과)

 

양버즘나무는 나무껍질 큰 조각이 암회색이나 회백색을 띠어 마치 피부에 버즘이 핀 것처럼 보인다는 뜻에서 유래했다. '버즘'은 '버짐'의 강원과 제주 등지 방언인데 식물명에 사용하고 있다. 국내에서 식재한 것은 양버즘나무로, 버즘나무는 국내에서 자생하지 않으며 식재 여부는 불분명하다. 속명 플라타너스(platanus)는 그리스어 platys(넓은)에서 유래한 말로 잎이 넓어서 붙은 이름이다. 종소명 orientalis는 '동방의. 동부의' 뜻으로 주된 분포지를 나타낸다. 중국은 현령목(懸鈴木)이라 하여 '방울을 매단 나무'란 뜻이고, 일본도 방울 같이 생긴 열매가 달린 나무란 뜻으로 열매를 단 것을 이름으로 삼있다.

 

 

양버즘나무 (버즘나무과) / 경기도 성남 (2020.3.6)

 

 

양버즘나무 / 경기도 성남. (2020.3.6)

 

 

 

모과나무 (장미과)

 

모과나무란 이름은 열매의 모양과 색에서 유래한다. 한자에서 온 이름 목과(木瓜)에서 ㄱ이 탈락한 것으로, 나무에 달리는 참외란 뜻이다. 모과를 보고서 세 번 놀란다고  한다. 못 생긴 과일이라서 놀라고, 못 생겼는데 향기가 좋아 놀라고, 향기는 좋은데 맛이 없어서 놀란다고 한다. 얼룩덜룩한 껍질은 운치가 있어 고급가구를 만드는데 썼다. '흥부전'에서 욕심쟁이 놀부는 부자가 된 흥부네 집에서 화초장을 매고 가는데 모과나무로 만든 것이었다. 얼룩덜룩하여도 좋은 나무인 모과나무다.

 

 

모과나무 / 서울 송파구 (2018.4.27)

 

 

모과나무 / 서울 송파구 (2017.12.18)

 

 

 

노각나무 (차나무과)

 

노각나무란 이름은 나무 재질이 단단하여 녹각목(鹿角木)을 만들 만한 나무란 뜻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한다. 나무 재질이 단단하여 농기구를 만들었는데, 녹각목은 나무줄기를 사슴뿔 모양으로 뾰족하게 다듬어 적의 접근을 막은 방어물로 사용하는 나무를 뜻한다. 자생지인 전남 방언을 채록한 것이다. 평안도에서는 벗겨지는 껍질 모습이 비단처럼 아름답다고 비단나무라 불렀다. 나무껍질은 회갈색인데 오래될수록 얇은 조각으로 떨어지면서 황갈색 얼룩이 생긴다.

 

 

노각나무 / 무위사 (전남 강진. 2020.1.12)

 

 

노각나무 / 백두대간수목원 (경북 봉화. 2019.6.25)

 

 

 

육박나무 (녹나무과)

 

육박나무는 남해안 또는 섬에서 자라는 늘 푸른 나무다.  나무껍질이 육각형으로 벗겨진다고 얼룩 하다는 뜻인 한자말 박(駁)을 써서 육박(六駁)나무란 이름이 붙었다. 얇은 나무껍질은 불규칙한 타원형인데 육각형을 연상하였다. 껍질은 회청색 또는 회갈색인데, 떨어진 자국이 처음에는 하얗게 보이다가 무늬가 벗겨지는 모습이 노각나무나 양버즘나무와 비슷하다. 노각나무 껍질이 황토색에 가까운데 비해 육박나무 껍질은 흑갈색이나 자주빛을 띤 갈색이다. 껍질과 뿌리는 관절통에 좋아 달여 먹거나 술을 담가 먹는다고 한다. 노각나무에 비해 재질이 더 단단하여 기둥이나 악기를 만드는데 쓴다. 생육조건이 까다롭지 않은데 수목원이나 공원 등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것은 잘 알려지지 않아 심지 않았기 때문이다.

 

 

육박나무 / 남망산 (전남 진도. 2021.12.1)

 

 

육박나무 / 남망산 (전남 진도. 2021.12.1)

 

 

 

 

 □ 백송 (소나무과)

어릴 때는 녹색이거나 회청색이지만 오래될수록 줄기 껍질이 비늘 조각처럼 벗겨지면서 회백색을 띠어 얼룩이 진 것처럼 보인다. 중국이 원산지인데 나무껍질이 아름다워 전국에서 정원수나 공원수로 심는다.

 

 

 

백송 / 헌법재판소 (서울 종로구. 2010.4.22)

 

 

백송 / 장릉 (경기도 김포. 2021.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