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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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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목봉 / 명지산 서쪽 한적한 원점회귀 산행지

향곡[鄕谷] 2022. 10. 19. 11:12

귀목봉(1035.2m) 

명지산 서쪽 한적한 원점회귀 산행지

 

경기도 가평군 북면, 조종면

귀목 종점 - 귀목고개 - 귀목봉 - 890 삼거리 - 850 삼거리 - 다락터 - 귀목 종점

이동거리 9.6㎞. 이동시간 4:35. 휴식시간 1:10. 계 5:45 (2022.10.16. 맑음. 10.3~18.2℃)

 

 

 

귀목 종점 - 귀목고개 - 귀목봉 - 850 삼거리 - 다락터 - 귀목 종점

 

 

 

귀목봉은 인적이 드문 조용한 산행지이다. 명지산, 강씨봉, 청계산을 서로 이으면 삼각형인데 귀목봉은 그 가운데에 있다. 귀목고개를 사이에 두고 동쪽으로는 명지산이고 남북으로는 계곡이 이어진다. 귀목봉 북쪽은 가평천 발원지인 논남기 계곡과 임산 계곡이고, 남쪽은 조종천 발원지인 장재울 계곡과 귀목 계곡이다. 귀목봉이란 이름은 능선과 계곡이 이어진 길목이 변한 것이라기도 하고, 느티나무가 많아 괴목(槐木) 또는 귀목, 규목(槻木)이라 하였다는 얘기도 있다. 예전엔 회화나무와 느티나무를 모두 괴목(槐木)이라 하였다. 규목(槻木)은 물푸레나무이고 우리는 수청목(水靑木)이라 하는데, 그것을 느티나무에도 쓴 모양이다. 지금 귀목봉은 귀신 귀(鬼)를 쓰고 있는데 귀신이 나타날 정도로 한적하고 서늘해서 그런지 모르겠다.

 

귀목봉은 귀목 종점에서 귀목고개로 가장 많이 오른다. 갈 때마다 한적하기는 그대로이다. 바람도 없는데 낙엽이 우수수 떨어진다. 가래나무나 다래나무 잎도 다 떨어지고 없다. 꽃이나 열매를 크게 키운 나무들은 잎도 사력을 다해서 그러한지 빨리 떨어지고 만다. 귀목 계곡을 지나는 너덜지대가 끝나면 본격 오름길이다. 귀목고개까지는 장딴지에 힘을 주어야 한다. 앞에 가는 여든이 넘은 어르신은 걸음이 빠르다. 산에 다니는 목표 나이를 더 올리고 싶어도 체력이 따라줄지 모르겠다. 고개에 오르니 기온이 서늘하다. 여름에 와도 시원했던 고개였다. 

 

귀목고개를 지나면 능선길은 부드럽다. 800 고지 위로는 단풍이 다 들어 화려하다. 단풍(丹楓)이란 글자는 가을에 잎이 붉게 물들고 가는 가지가 바람에 흔들리는 모양을 나타내어 만든 글자이다. 바람은 산들 불고 온 천지가 붉으니 이름에 맞는 풍경이다. 단풍나무는 가지가 균형을 이루고, 색깔이 화려하여 아름다움을 더한다. 단풍 색깔은 물기가 있고 햇빛이 강하지 않아야 아름답다. 능선길 큰 나무 사이에 자리 잡으니 아름답기 그지없다. 도토리도 지천이다. 한 발자국 디디려면 밟지 않고서는 지나갈 수가 없다. 

 

귀목봉 정상은 그리 넓지 않은 조망터이다. 산 풍경이 올망졸망하다. 조종천이 흐르는 상판리 너머 멀리 축령산, 천마산이 보인다. 오른쪽으로는 한북정맥으로 청계산이 봉긋 솟았고, 그 너머에 운악산이 우뚝하다. 왼쪽으로는 살짝 내려선 아재비고개 아래로 연인산 능선이 늘어섰다. 정상에서 내려가는 장재울 계곡은 하산이 쉽지 않은 길이다. 오늘은 한북정맥이 지나는 890, 850 삼거리로 돌아서 걸었다. 능선을 내려서면 숲은 다시 초록으로 바뀐다. 산 위와 아래가 이렇게 다르다. 나무가 쉬겠다는 신호는 색깔로 나타낸다. 그러나 찬란함은 원래 오래가지 못하고, 휴식은 잠시다. 나무는 그것을 알기에 몸을 가볍게 하고 겨울을 준비한다. 산을 빠져나오니 들길엔 산국이 만발하였다.     

 

 

※ 길 안내

① 귀목 종점에는 주차장이 따로 있다

② 귀목 종점에서 감시초소 옆으로 올라가다가 임도가 끝나는 지점 오른쪽에 있는 개울에 징검다리를 건넌다

③ 890 삼거리에서 청계산 방향으로 20분 내려가다가 밧줄로 막아놓은 850 삼거리(표시가 없음)에서 좌회전

④ 산에서 내려와 임도를 만나면 임도를 가로질러 직진한다

⑤ 도로인 다락터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15분 정도  걸으면 출발하였던 귀목 종점이다

 

 

 

귀목고개가 보이는 산행길 입구

 

 

다래 잎이 떨어진 귀목계곡 너덜길

 

 

귀목고개. 앞으로 가면 임산계곡을 거쳐 논남기계곡, 왼쪽은 귀목봉, 오른쪽은 명지산 가는 갈림길이다.

 

 

건너편 명지산도 단풍이 들었다

 

 

800고지 이상은 단풍이 화려하다

 

 

투구꽃

 

 

멀리 화악산도 보이고

 

 

귀목봉 정상. 뒷쪽은 화악산

 

 

한북정맥 능선. 청계산이 봉긋하고, 뒷쪽은 포천

 

 

왼쪽은 조종천이 흐르는 상판리 이고, 앞쪽으로 청계산 줄기 너머 운악산이 보인다

 

왼쪽에 보이는 능선은 연인산 줄기이다

 

 

귀목봉 한북정맥 쪽 하산길

 

 

장재울계곡 갈림길. 이곳 하산길은 능선길 보다는 쉽지 않다

 

 

890 삼거리에서 보는 귀목봉. 여기서 청계산 방향으로 간다

 

 

수리취

 

 

한북정맥 능선에서. 능선은 단풍 군락지이다

 

 

장재울계곡

 

 

산국

 

 

들길

 

 

다락터 삼거리 가래나무. 멀리 귀목고개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