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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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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과 봉암성, 가을에 걷다

향곡[鄕谷] 2022. 10. 22. 12:17

남한산성 20

 

남한산성과 봉암성, 가을에 걷다

 

중앙주차장 - 현절사 - 동장대 암문 - 남한산 - 한봉 은고개 갈림길 - 벌봉 - 동장대 암문 - 동문 - 제2 남옹성 - 남문 - 윗논골 - 남위례(창곡동)

이동거리 12.4㎞. 이동시간 4:56. 휴식시간 0:32. 계 5:28 (2022.10.20. 맑음. 6.0~19.7℃)

 

 

남한산성 - 봉임성 산행도 (중앙주차장 - 남한산 - 동문 - 남문 - 남위례)

 

 

 

가을은 겨울로 가는 길목이다. 계절이 지나는 속도는 가을에 빠르다. 가을이 가는 시간은 바다에서 썰물이 빠져나가는 듯하다. 치열했던 여름이 가고난 뒤 풀과 나무는 결실을 이루느라 분주하다. 나무가 잎을 정리하는 빛의 축제도 잠깐이요, 산에 오르면 숲은 헐거워지고 자연이 이루는 결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남한산성 바깥 봉암성은 풀과 나무의 가을을 살필 좋은 장소이다. 까실쑥부쟁이는 보랏빛이 옅어졌지만 산국은 샛노란 빛을 한창 발산하고 있다. 투구꽃과 자주쓴풀은 보랏빛으로 가을을 장식하고, 귀한 꽃 병아리풀은 이미 졌고, 백부자는 올해도 구경하지 못하였다. 쪽동백나무 잎은 날씨가 선선하면 빨리도 오그라드는데, 단풍나무와 복자기는 이제 절정으로 달려가고 있다. 서어나무는 잎을 거의 떨구고 도롱이 같은 열매를 달고, 까치박달 잎은 벌써 보이지 않고 굵고 기다란 열매를 주렁주렁 매달았다. 남한산성에서 제일 썰렁해진 풍상은 일찍 잎을 마감한 귀룽나무이고, 제일 풍성한 나무는 새빨간 열매로 가득 채운 팥배나무일 듯싶다. 

 

봉암성에서 내려와 남한산성 남옹성 쪽으로 가면 키 작은 풀과 나무가 줄을 섰다. 단풍취는 꽃자리에 열매를 대롱대롱 매달고, 왕머루는 벌써 열매를 다 보내고 잎만 붉다. 자주방아풀도 명아주도 서양등골나물도 이제는 결실의 모습이다. 하늘과 땅 사이에 목숨붙이들은 제 각기 다 오묘한 이치를 갖고 있다. 나무와 풀은 치열한 계절을 보내며 성숙의 가을에 이만큼이나 이루어 놓은 것이 있는 미물들이다. 여기저기 흩어져 만들어내는 조화로운 가을빛이 아름답다. 

 

 

 

※ 교통편

(갈 때) 8호선 산성역 2번 출구에서 9번 버스를 타고 남한산성 중앙주차장 하차

(올 때) 8호선 남위례역이나 산성역 이용

 

 

 

봉암성에서 보는 풍경

 

 

산국(국화과)

 

 

사위질빵(미나리아재비과) 열매

 

 

봉암성 가는길

 

 

봉암성 남한산 정상

 

 

 

투구꽃(미나리아재비과)

 

 

자주쓴풀(용담과)

 

 

서어나무(자작나무과)

 

 

까치박달(자작나무과)

 

 

남한산성 동장대 / 봉암성에서

 

 

남한산성 남쪽 성벽

 

 

남한산성 제2남옹성

 

 

서어나무(자작나무과)

 

 

팥배나무(장미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