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 삼십리누리길
남한산성에서 목현동까지
경기도 광주시 남한산성면
산성터널 - 제7암문 - 쌈지공원 - 검단산 정상 중계소 정문 - 검복리 버스정류장 부근 - 족두리바위 - 회심고개 - 고인돌 - 연자말숲 - 합격바위 - 용트림소나무 - 쌍둥이바위 - 오전리 갈림길 - 새오고개 - 목현동
이동거리 12.7㎞. 이동시간 3:25. 휴식시간 0:41. 계 4:06 (2022.10.26. 맑음)
한양(漢陽)이란 이름이 역사에 처음 등장하는 것은 신라 경덕왕 때(757년)이다. 이때 전국 행정구역을 정비하고 이름도 중국식으로 고칠 때 서울 지역에 한양군을 두었다. 신라가 멸망하고 양주(楊州)로 바뀌었다. 버드나무가 많았던 모양이다. 한양은 이렇게 양주, 남경(南京), 한성(漢城), 경성(京城), 서울로 바뀌어 오늘에 이른다. 경기도 광주(廣州)도 이름처럼 엄청 넓은 땅이었다. 지금은 분리한 성남, 하남에 서울 강동, 송파, 강남에다가 서초 일부까지 모두 광주 땅이었으니 말이다.
광주 땅 중에 한양 삼십리누리길이라고 최근에 공모하여 만든 길을 걸었다. 그 길엔 군사들이 달렸고, 선비들이 과거 보러 다녔고, 호란 중 피난을 갔던 왕족과 관리, 민초들 삶이 묻어 있던 길이다. 예전에는 중부면이었는데 남한산성면으로 바꾸었다. 버스를 타고 산성터널에서 내리면 바로 앞에 오른쪽으로 꺾어서 올라가는 길이 삼십리길 출발점인 암문으로 가는 길이다. 이 지역이 성 높은 곳에 자리잡은 산성리(山城里)이다. 검단산 방향으로 도로를 따라가다가 검복리 방향으로 틀어서 걷는다. 검복리(黔伏里)는 검단산 아래 엎드려 있는 마을이라 붙은 이름인데, 길 어딜 가나 검단산이 보인다.
검복리 마을에서 오른쪽 산쪽으로 다시 숲길로 간다. 족두리바위, 쩍바위를 지나면 회심고개이다. 인조가 청나라에 항복하는 날 바위가 쩍 벌어졌다고 쩍바위라고 적었는데 조금 으아한 대목이다. 회심고개는 과거에 낙방한 선비가 도둑이 되었다가 어떤 소년이 어머니가 걱정하실 거란 얘기에 뉘우쳤다는 고개이다. 조선시대에 불당을 만들어 불당리(佛堂里)인 이곳은 서어나무 군락이 많고 햇빛이 밝다. 연자방아가 있는 연자말 길가에는 고인돌이 있어 역사의 깊이를 일러준다. 오전리(梧田里)는 길에 나서면 오동(梧桐)나무가 많고 군량미를 거두기 위해 농사를 짓던 둔전(屯田)이 있어 지은 마을 이름인데, 어느 농장 이름은 아예 둔전이다. 산길에 몇 안 남은 꽃은 빛이 바래고 가을바람이 남은 향기마저 다 쓸어간 듯하다. 낙엽 밟는 소리에 남아 있던 풀벌레 마저 다 달아났을지 모르겠다.
오전리를 지나면 갈림길에 자리 잡은 이정표는 오른쪽으로 가리키고 있어 그리로 걸었더니 잘못된 표시였다. 한참 걷다가 되돌아와 그곳서 일하는 사람에게 물으니 폭우에 떨어져 나간 것을 제대로 바로 잡지 않은 것 같다고 하였다. 어느 문인이 '오늘 걷는 나의 발자국이 뒤에 오는 자의 길이 되니 어지러이 걷지 말라'는 시귀가 생각났다. 표지판을 세운 사람이나 관리하는 사람은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 새오고개에 오르면 안내도에 역참이 있었다는 설명은 있으나, 초현(草峴)이라 괄호 안에 썼으나 이름에 대한 유래는 없다. 광주문화원 자료에는 새(鳥)처럼 생겨 새고개가 새오개가 되었다는데 연결이 어렵다. 새오고개에서 목현동으로 내려가다가 처음으로 산길로 오르는 사람을 보았다. 나무가 많고 고개가 많아 목현(木峴)인데, 골골이 나무요 고개다. 한양 삼십리누리길은 군네군데 산길이 있어 가을을 맞이하려 걸을 만하다.
※ 교통편
(갈 때) 산성역 2번 출구에서 9번을 타고 산성터널에서 하차
(올 때) 한양 삼십리누리길 목현동입구에서 31-2, 31-3, 3-3번 버스를 타고 모란역 하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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