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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식물 비교

애기나리, 윤판나물, 둥굴레, 은방울꽃 … 잎이 비슷한 백합과 풀

향곡[鄕谷] 2023. 7. 20. 18:17

 

애기나리, 큰애기나리, 윤판나물, 둥굴레, 은방울꽃 

잎이 비슷한 백합과 풀

 

 

산에 다니다가 보면 잎이 비슷한 풀들이 여럿 있다. 꽃이 피면 구별이 되겠지만 꽃이 피기 전이나 꽃이 지고 나서는 구별이 어렵다. 백합과 중에서는 애기나리, 큰애기나리, 윤판나물, 둥굴레, 은방울꽃이 그것이다. 윤판나물도 비슷한 윤판나물아재비가 있다. 애기나리와 은방울꽃은 근교산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풀이다. 이런 종류의 풀들을 구분하는 것은 꽃대의 수, 가지 형태, 줄기 색깔, 꽃이 달리는 위치, 꽃 모양 등으로 확인한다. 그래도 어릴 때 잎들은 구별이 쉽지 않다. 둥굴레 이외에는 모두 독이 있다. 이들과 비슷한 여로, 박새와 같은 독초도 있어 나물로 먹는 사람들은 조심하여야 한다.  

 

 

 

♧ 애기나리 (백합과) -- 외대 줄기 끝에 피는 꽃

작고 나리를 닮았다는 뜻을 가진 이름이다. 조금 깊은 산에 낙엽 지는 나무들이 자라는 습기가 있는 곳에서 무리 지어 자란다. 뿌리줄기는 옆으로 길게 뻗는데, 새끼가 생기면서 번식하고 어미포기는 말라죽는다. 그래서 매년 새끼가 새로 생기는 거리만큼 이동한다. 줄기는 외대로 자라는데 가지가 거의 갈라지지 않는다. 줄기 밑은 막질 잎 3~4개가 둘러싼다. 잎은 어긋나게 달리는데 끝이 뾰족하고 밑이 둥글다. 잎맥은 4~6개로 뚜렷하고 가장자리는 밋밋하며 미세한 돌기가 있고 잎자루와 털은 없다. 잎은 둥굴레와 많이 닮았다. 꽃은 5~6월에 줄기 끝에서 흰색 꽃(대개 1개)이 밑을 향해 핀다. 꽃잎은 6장인데 끝은 뾰족하다. 암술은 길고 수술(6개)은 짧다. 수술대는 꽃밥보다, 씨방은 암술대보다 각각 2배 정도 길다. 열매는 줄기 끄트머리에 달리는데, 8~9월에 녹색에서 검게 익으며 암술대가 열매에 오랫동안 붙어 있다. 어린순은 데쳐서 나물로 먹는 곳도 있는데 줄기와 뿌리에 독이 있다.

 

 

 

애기나리 / 청량산 (경기도 성남. 2022.4.29)

 

  

애기나리 / 옹진군 백아도 (2023.5.31)

 

 

애기나리 / 청량산 (경기도 광주. 2020.9.6)

 

 

 

큰애기나리 (백합과) -- 줄기 위쪽에 가지를 치고 두세 송이 꽃

애기나리보다 크다는 뜻을 가진 이름이다. 제주도를 제외한 산지 숲 속에서 자란다. 전체적인 생태나 모양은 애기나리를 닮았다. 다만 키가 어른 무릎 정도 높이로 자라고 잎이 크다. 위쪽에서 가지를 여러 개 치고. 가지 끝에 애기나리를 닮은 꽃(대개 2송이)이 밑을 향해 핀다. 씨방과 암술대를 포함한 길이는 수술 길이와 비슷하다. 봄에 올라오는 굵은 싹은 둥굴레와 비슷하고, 꽃이 진 다음 포기는 윤판나물과 비슷하여 구별을 어렵게 한다. 어린순은 데쳐서 나물로 먹는 곳도 있는데 줄기와 뿌리에 독이 있다.

 

 

큰애기나리 / 청량산 (경기도 성남. 2019.5.1)

 

 

큰애기나리 / 소백산 (2013.6.3)

 

 

큰애기나리 / 바라산 (경기도 시흥. 2019.8.28)

 

 

윤판나물 (백합과) -- 흑갈색 원줄기, 크게 갈라지는 가지, 노란색 조각꽃, 타원형 열매

전국 어디서나 자라지만 경기도와 강원도에서 분포도가 높은 편이다. 원줄기 윗부분에서 가지가 크게 갈라진다. 줄기는 흑갈색이고 꺾으면 양파 냄새가 난다. 뿌리줄기는 짧고, 뻗어나가는 것은 얘기나리와 같다. 뿌리줄기는 흰색으로 가늘며 사방으로 길게 뻗는다. 잎은 잎자루가 없는 긴 타원형으로 줄기에서 어긋나게 난다. 잎 끝은 뾰족하고 밑부분은 둥글다. 잎에는 평행맥이 3~5개 있으며, 가장자리는 밋밋하고 윗면은 윤기가 난다. 꽃은 4~5월에 피는데, 잎에 싸인 채 휘어진 가지 끝 꽃대에 1~4 송이가 모여 핀다. 주걱처럼 생긴 꽃덮개 조각은 6개로 노란색이다. 수술(6개)과 암술(1개)은 꽃잎 길이와 같거나 길며 끝이 3갈래로 갈라진다. 꽃이 지고 나면 숙였던 줄기가 바로 서며 넓게 자란다. 열매는 길쭉한 타원형으로 2개씩 쌍으로 달리며 녹색에서 점차 검게 익는다. 윤판나물 꽃이 노란색이고 줄기가 진한 흑갈색인데 비해 윤판나물아재비는 줄기가 녹색이고 꽃은 황백색이다. 둥굴레를 닮았지만 올라올 때는 둥굴레보다 통통하고 노란 꽃으로 구분한다. 어린순을 나물로 데쳐 먹는 곳도 있지만 설사와 중독사고를 일으킬 수 있어 먹지 않는다.   

 

 

윤판나물 / 천마산 (경기도 남양주. 2020.4.8)

 

 

윤판나물 / 소요산 (경기도 의정부. 2015.5.5)

 

 

윤판나물 / 창경궁 (2019.6.28)

 

 

 

둥굴레 (백합과) -- 잎겨드랑이마다 피는 끝이 녹색인 흰꽃

둥굴레의 '둥구'는 둥글다는 뜻으로 열매가 둥글고, 땅속줄기가 통통하고, 잎끝에서 둥글게 모이는 잎맥 때문에 둥굴레로 부른다. 둥굴레는 낮은 평지에서 높은 산지까지 습기가 있고 비옥한 토지에서 무리 지어 자란다. 옆으로 뻗어나간 뿌리줄기는 굵고 살찐 마디가 있어 있으며 마디 주변에는 가는 수염뿌리가 난다. 뿌리줄기는 황백색이며 단맛이 나고, 묵은 줄기 마디에서 매년 한 마디씩 자라 대나무 뿌리와 비슷하다. 이른 봄 뿌리줄기 끝에서 막질의 이삭잎에 싸인 줄기가 한 대씩 난다. 가지를 치지 않고 줄기 끝이 휘어져 구부러진다. 줄기에는 세로줄이 있다. 잎은 긴 타원형으로 어긋나고 잎자루가 매우 짧다. 잎은 위쪽을 향해 자라고 평행맥이 있다. 잎 가장자리는 밋밋하고 아랫면은 흰빛을 띤다. 4~5월에 피는 꽃은 잎 겨드랑이마다 피는데 꽃자루 끝에 1~2 송이씩 밑으로 향해 늘어진다. 꽃은 가운데가 불룩한 단지 모양이고 끝이 녹색인 흰꽃이다. 꽃이 지면 꽃자리마다 구슬처럼 생긴 열매는 검은색으로 익으며 단맛이 난다. 뿌리줄기는 말려 차로 끓여 마신다. 어린순은 데쳐서 무치거나 쌈으로 먹고 초고추장으로 찍어 먹기도 한다.     

 

 

둥굴레 / 청량산 (경기도 성남. 2022.4.26)

 

 

둥굴레 / 임자도 (전남 신안. 2022.5.17)

 

 

둥굴레 / 자월도 (인천 옹진. 2014.5.29)

 

 

은방울꽃 (백합과) -- 잎 두어 장, 꽃대에 꽃이 주르르

꽃차례에 흰꽃이 달리는 모습이 은색 방울을 연상시키는 것에서 유래했다. 전국에 분포하며 낮은 산에서 해발 1500m까지 어느 정도 햇볕이 있는 숲 가장자리에서 무리지어 자란다. 이른 봄이 되면 얇은 이삭잎 속에서 잎 두 장이 줄기처럼 말려서 올라온다. 잎은 아래쪽에 달리며 긴타원형 또는 넓은 타원형이다. 잎자루가 길며, 잎 아랫면은 엷은 흰빛이 돈다. 잎끝은 뾰족하고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4~6월이 되면 휘어진 꽃대를 따라 하얀 꽃 10여 송이가 밑을 향해서 주르르 달린다. 맑은 소리가 들릴 듯 아름답다. 꽃대는 휘고 이삭잎이 꽃자루를 감싼다. 꽃은 여섯 갈래로 갈라지며 뒤로 살짝 젖히고 향기가 난다. 꽃이 지면 구슬처럼 생긴 녹색 열매가 달리고 7월이 되면 붉게 익는다. 새싹이 올라올 때는 불그스름한 포막을 쓰고 있고, 포막이 갈라지면서 녹색 잎이 나오는데 둥굴레처럼 보인다. 둥굴레와 다르게 잎이 2~3장(대개 2장)인 점이 다르다. 잎이 산마늘과 비슷하지만 독이 강하다. 어린싹도 위험하다. 구토, 설사, 심장마비가 올 수 있다. 

 

 

은방울꽃 / 청량산 (경기도 성남. 2022.4.26)

 

 

은방울꽃 / 백암산 (강원도 홍천. 2010.6.5)

 

 

은방울꽃 열매 / 사릉 (2021.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