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걸어서 보는 세상/서울 걷기 좋은 길

북한산둘레길 3-6. 우이동~송추 / 나비가 날아다니는 우이령길

향곡[鄕谷] 2024. 5. 9. 12:42

 

북한산둘레길 3-6. 우이동~송추 

나비가 날아다니는 우이령길

 

우이동 - 우이령 - 교현리 - 오봉탐방지원센터 - 송추계곡 입구 

이동거리 10.8㎞. 이동시간 3:17. 휴식시간 1:01. 계 4:18 (2024.5.8. 맑음. 9.0~21.4℃)

 

 

 

 

 

비 온 뒤 맑은 하늘이라더니 사흘 비가 오고 하늘이 쾌청하다. 하늘엔 먼지 한 톨 없어 인수봉과 우이암이 선명하다. 그러나 비 내려 아까시나무 꽃이 다 떨어졌다. 꿀 생산에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얼마 전부터 우이령길 평일 예약제가 없어져 사람들이 늘었다. 조용히 다니는 사람도 있고, 시끌한 사람들도 있었다. 숲은 소리가 더 울려 퍼진다. 그것은 숲에서는 소리를 낮추라는 숲의 가르침이다. 

 

우이령은 지도에 소귀고개로 나온다. 소귀고개를 지나면 산사나무 찔레꽃 함박꽃나무 아까시나무 꽃이 피었고, 쪽동백나무는 이제 피려고 한다. 모두 흰꽃들이다. 3월은 노랑꽃이요, 4월에는 분홍색 꽃이 피고, 벌써 하얀색 꽃이 등장한 5월이다. 이제 여름이면 백일홍 능소화가 피는 빨간색 꽃이요, 가을이면 쑥부쟁이 개미취 꽃향유가 피는 보라색 꽃계절이다. 꽃은 계절별로 그렇게 색깔로 순서를 매겼다. 

 

고개를 넘으니 우이령에서 내려가는 물줄기 소리가 크다. 길바닥에는 나비들이 내려와 물을 먹고 있다. 검은색 날개에 청보랏빛이 섞여 있는 제비나비다. 나비이름은 대부분 석주명선생이 지었다. 우리나라에 많은 제비처럼 커서 그렇게 지었다고 한다. 날갯짓이 커서 시원시원하다. 꽃에 다가가면 계속 날갯짓을 하는데, 땅바닥에서는 그렇게 요란하지 않다. 그래도 경계심은 있어 사람이 다가서면 훌쩍 피한다. 나비는 불규칙적으로 다니는 것처럼 보여도 항상 다니는 길이 있다. 우리는 이를 접도(蝶道)라 한다. 그래서 기다려 보면 금방 나타난다. 

 

이번에는 멀리서 보면 구별이 어려운 나비다. 나비는 대부분 날개 윗면과 아랫면이 다르다. 아랫면은 어둡고 윗면은 화려하다. 화려한 색으로 짝을 찾고, 어두운 색은 접어서 보호색으로 천적을 피한다. 날개를 접은 것은 나무줄기와 같고, 펴면 검정 바탕에 청색 띠로 가장자리를 두르고 흰점이 있는 청띠신선나비이다. 제비나비 애벌레는 산초나무에서 자라고, 청띠신선나비는 청가시덩굴이나 청미래덩굴을 좋아한다. 주변은 선선한 활엽수림이다. 나비가 사는 곳은 마을 주변, 풀밭, 활엽수림 등에 많은데, 주변이 트인 넓은 곳에서 많이 볼 수 있다. 가평에 있는 임산계곡과 경반리계곡이나 용추계곡, 동대산 가는 임도가 그러했다.

 

우이령길은 길지 않아 금방 교현리에 닿았다. 교현(橋峴)은 효자리와 교현리 사이를 흐르는 개천에 있었던 징검다리에서 유래한다. 길에는 마을 사람들이 키우는 과실나무와 두릅나무과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비슷한 나무들이 같이 서 있어서 비교할 수 있어 좋다. 산으로 들어가 서어나무숲과 은사시나무가 있는 산길을 빠져나오면 오봉탐방지원센터이고 송추마을이다. 송추는 소나무(松)와 가래나무(楸)가 많아 송추였는데, 지금은 물 맑은 계곡이 유명하여 못 추(湫)로 한자를 바꾸어 쓴다. 길은 늘 다르다. 새로운 생명이 들어차고 늘 변화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변한다는 것은 불변의 진리다.

 

 

 

우이령길

 

 

오봉

 

사방조림비

 

 

산사나무

 

함박꽃나무

 

 

쪽동백나무

 

 

제비나비

 

 

청띠신선나비

 

 

오봉 / 송추 가는 길에

 

 

서어나무숲

 

 

송추계곡

 

 

가래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