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둘레길 3-8. 회룡~도봉
역사 이야기가 있는 옛길
회룡역 - 회룡탐방지원센터 - 사패산 제3보루 - 원심사 - 다락원 - 도봉탐방지원센터
이동거리 9㎞. 이동시간 3:28. 휴식시간 1:37. 계 5:05 (2024.6.21. 맑음. 22.9~33.9℃)
1년 중 낮이 가장 길다는 하지(夏至)이다. 정오의 태양이 가장 높고 일사시간과 일사량이 가장 많은 날이다. 회룡골 보호수 회화나무를 지나서 보는 능소화는 더 붉다. 회룡탐방지원센터 앞에 안전배낭 무료대여란 안내문을 걸어놓았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배낭과 스틱, 안전비품을 포함한 일체를 빌려준다고 한다. 문의를 하니 이용해 보라고 한다. 빈 몸으로 와도 장비를 빌려서 산으로 올라갈 수 있겠다.
회룡사 못 미쳐 사패산 제3보루로 올라섰다. 보루의 해발은 180 정도 될 것 같다. 숲은 바깥보다 시원했지만 그래도 더운 날씨다. 조선 태조 이성계는 함흥에서 돌아오다가 이곳 토굴에 있는 왕사 무학에게 안부를 물을 겸 찾아왔다가 절을 짓고 한양으로 돌아갔다. 임금이 이곳서 환궁했다는 뜻으로 회룡(回龍)이라 하였고, 절 이름도 회룡사라 지었다.
산길에는 경기옛길과 경흥길이란 꼬리표가 붙어 있다. 조선시대 실학자 신경준은 수많은 지리서를 편찬하였는데 산수고(山水考)에서 백두대간 지형을 정리한 산경표(山經表)를 정리하였고, 도로고(道路考)에는 경기옛길 6대로가 나온다. 경기옛길 중 경흥길은 한양에서 관북(함경도)을 연결하는 금강산 가는 길로 경기도에서는 의정부에서 포천을 지나간다. 하삼도로 가는 삼남길은 과천에서 평택을 지나서 가고, 의주로 잇는 의주길은 고양에서 파주를 지난다. 경상도로 가는 영남길은 성남에서 이천을 지나고, 관동지방으로 가는 관동대로는 평해길이라 하는데 구리에서 양평을 지난다. 강화길은 김포에서 강화로 가는 길이다. 6대로에는 역사가 묻혀 있다. 경흥길만 하더라도 궁예가 지나갔고, 여진족을 물리치려 윤관이 출정하였고, 세종 때 6진을 개척하러 갔던 길이다. 길마다 역사 이야기와 삶의 이야기가 가득한 곳이다.
경기옛길 중 경흥길을 지나 호원동으로 들어섰다. 북한산둘레길 중 숲 바깥길이다. 호원동(虎院洞)은 호동(虎洞), 누원리(樓院里), 장수원리(長水院里)를 합한 이름이다. 누원리에는 누원점(樓院店)이란 상점에 누각이 있어 다락원이라 부른 것에서 유래한다. 조선시대에 공무로 묵어가던 원(院)의 역할도 하였다. 고을마다 길마다 이름의 유래를 배우고 걸으면 역사 공부는 덤이 된다. 다락원을 지나는 개천은 말라서 비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에 비가 오면 풍년이 든다는데 마침 하지 다음날 비예보가 있다.
여름은 꽃궁기라 산과 들에 꽃이 적다. 산에는 작살나무가 나무로는 거의 유일하게 꽃이 피고, 민가가 가까워 오면 늑대의 이빨을 닮은 낭아초가 여름을 알리는 꽃을 피운다. 풀로는 개망초가 흔하고, 시원하게 늘어진 큰까치수염에 흰나비가 날아든다. 밤나무 꽃이 떨어져서 마른 길가에는 털별꽃아재비가 반갑다. 산자락으로 내려서면 큰금계국이 자주 보인다. 이제는 과실나무 열매가 클 때라 복사나무, 감나무가 제법 큰 열매를 달고 있다. 하지가 지나면 삼복까지 더워지며 매미가 나타나 여름을 부른다. 고추밭에 김을 매고 햇감자와 햇마늘이 나올 때다. 자연은 늘 변화하여 같은 모습이 없다. 길을 걸으며 늘 변화하는 자연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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