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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에서 사는 식물 8. 유월에 식물 ③

향곡[鄕谷] 2024. 6. 17. 17:31

설악산 55

 

설악산에서 사는 식물 8. 유월에 식물 ③

 

봉정암 - 오세암 - 영시암 - 백담사 (2024.6.12) 

 

 

설악산 산행 이튿날 소청대피소를 떠나서 봉정암을 지나 오세암으로 내려왔다. 전날 한창 꽃 피던 꽃개회나무와 털개회나무 꽃잎이 길바닥에 조금 떨어졌다. 나뭇잎마다 반짝이던 진딧물 수액이 새벽에는 보이지 않는다. 봉정암 적멸보궁 앞에는 털진달래 꽃이 피었다. 고산지대에 자라며 늦게 피는 꽃이다. 봉정암으로 내려서면서 고산지대 나무인 사스래나무 아래로 눈개승마와 노루오줌이 많다. 눈개승마는 잎의 거치가 크고, 노루오줌은 거치가 잔잔하여 정돈된 느낌이다.

 

수렴동계곡보다 오세암길은 숲이 더 우거졌다. 한국특산식물인 금마타리와 자주솜대가 있다. 박달나무가 있는 비탈 산길에 부게꽃나무가 자주 보인다. 가지 끝에 곧게 서는 총상꽃차례에 연노란색 꽃이 한창이다. 나중에 열매이삭도 곧게 서서 다른 단풍나무과와 구별할 수 있다. 같은 단풍나무과인 산겨릅나무는 연한 황록색 꽃이 아래로 피는데 꽃이 서어나무 열매처럼 생겼다.

 

하산길에 회목나무는 꽃을 잎 위에 얹고 앙증맞게 서 있다. 잎 뒤에 꽃잎을 붙이고 있는 홍괴불나무와 반대이다. 도깨비부채가 꽃이 피었고, 우산나물과 꿩의다리아재비는 열매를 달고 있다. 웅덩이에 떡개구리가 있는 영시암 평편한 길로 내려섰다. 어제 올라가던 길에 보지 못하였던 아구장나무, 들메나무, 개회나무를 확인하였다. 식물은 아는 대로 보이는 것이고 관심을 가지고 있으면 더 잘 보이는 것이다.

 

 

  ※ 봉정암 - 오세암 - 영시암 - 백담사 (2024.6.12)에서 본 식물 *

 

* ⑴ 하산하며 본 순서대로 기록 

  ⑵ 밑줄 친 식물은 꽃이 핀 식물

 

나무 : 털진달래, 사스래나무, 금강소나무, 부게꽃나무, 박달나무, 측백, 산가막살나무, 산겨릅나무, 때죽나무, 곰의말채나무, 회목나무, 단풍나무, 전나무, 박쥐나무, 고추나무, 신갈나무, 오갈피나무, 양버들, 아구장나무, 들메나무, 개회나무 

: 노루오줌, 눈개승마, 자주솜대, 승마, 도깨비부채, 금마타리, 풀솜대, 바위떡풀, 오리방풀, 꿩의다리, 우산나물, 꿩의다리아재비, 나리 종류, 눈빛승마, 하늘말나리, 삿갓나물, 괭이눈, 천남성, 은난초,  

양치식물 : 북바위고사리,  

 

 

 

털진달래

 

▲ 털진달래 (진달래과) : 흰색 꽃이 피는 것은 흰진달래, 잎 뒷면에 백색의 털이 있는 것은 털진달래이다. 국가표준식물목록에서 별도로 분류하고 있다. 높은 산에서 자라며 개화시기가 늦다. 봉정암 적멸보궁 앞에 있다.

 

 

 

사스래나무

 

▲ 사스래나무(자작나무과) : 나무 이름에 대한 정확한 유래는 없으나 사시나무와 어원을 공유하는 사슬나모(沙瑟木)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론한다. 한라산을 비롯하여 지리산 이북의 높은 산에서 자란다. 거제수나무에 비해서 나무껍질이 밝은 회색이고 잎의 측맥이 7~11쌍으로 적으며 겨울눈에 흰색 털이 덮이는 점이 다르다.  

 

 

 

눈개승마

 

▲ 눈개승마 (장미과) : 정확한 이름의 유래는 알려진 것이 없으며 눈빛승마와 비교하여 붙인 이름으로 추정한다. 제주도를 제외한 지역의 숲 속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잎은 좁고 난형이고 끝이 뾰족하며 거치가 크고 뚜렷하다.  

 

 

 

노루오줌

 

▲ 노루오줌 (범의귀과) : 눈개승마와 유사한 모습으로 자라는데, 어린 새싹을 나물로 사용하는 눈개승마와 달리 맛이 쓰고 미약하지만 좋지 않은 냄새가 나기 때문에 식용하지 않는다. 노루오줌이란 이름은 그 냄새를 노루의 오줌 냄새(누린내)로 여긴 것에서 유래했다. 거치가 눈개승마보다 가지런하여 정돈된 느낌이다. 숙은오루오줌에 비해 꽃차례가 아래로 처지지 않으며 작은 잎이 타원형 또는 도란형인 점이 다르다.

 

 

 

부게꽃나무

 

▲ 부게꽃나무 (단풍나무과) : 부게꽃나무란 이름은 꽃차례가 위로 솟아 있는 모습이 북어(부게)처럼 생겼다는 뜻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한다. 부게는 명태를 말린 북어에 대한 강원, 경기, 함북 방언이다. 지리산 이북에 있는 높은 산에서 자란다. 시닥나무에 비해 잎이 원형에 가깝고 뒷면에 털이 밀생 하며 열매 날개가 직각으로 벌어지는 점이 다르다. 

 

 

 

산겨릅나무

 

▲ 산겨릅나무 (단풍나무과) 산겨릅나무란 이름은 산(山)과 겨릅(껍질을 벗긴 삼대: 麻骨)과 나무(木)의 합성어로, 산에서 자라고 가지가 겨릅을 닮았으며 그와 유사한 용도로 사용하는 나무라는 뜻에서 유래했다. 평북 방언을 채록한 것에서 비롯했는데, 가지의 껍질을 벗겨 노끈으로 사용하는 것이 삼의 껍질을 벗겨 노끈과 베옷을 짜던 것과 비슷하다고 해 붙인 이름이다. 시닥나무에 비해 잎이 3~5갈래로 얕게 갈라지고 양면에 털이 없으며 겨울눈에 굵은 자루가 있는 점이 다르다. 

 

 

 

 

▲ 자주솜대 (백합과) 자줏빛이 도는 꽃이 피는 솜대(풀솜대) 종류라는 뜻의 이름이다. 지리산 이북 높은 산지의 숲 속에서 비교적 드물게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풀솜대가 꽃대가 하나인데 자주솜대는 꽃대가 여럿이다. 풀솜대에 비해 전체에 털이 거의 없고 꽃이 황록색 또는 적갈색인 점도 다르다. 

 

 

 

금마타리

 

▲ 금마타리 (마타리과) : 꽃이 황금색인 마타리 종류라는 뜻의 이름이다. 마타리란 이름은 '맛탈' 또는 '맛타리'에서 비롯했으며 '맛(味)'과 '타리(갈기)'의 합성어로, 맛이 있어 먹을 만하고 갈기를 닮은 식물이라는 뜻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한다.  6~7월에 짙은 노란색으로 핀다. 소청봉 올라가는 길에 많은데 가야동계곡으로 내려오면서 볼 수 있었다.

 

 

 

도깨비부채

 

▲ 도깨비부채 (범의귀과) : 비정상적으로 크고 갈라진 잎 모양이 도깨비를 연상시키고 부채모양으로 크다는 뜻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한다. 경북 이북에 높은 산 그늘진 곳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개병풍에 비해 잎이 손바닥 모양 겹잎인 점이 다르다. 

 

 

 

회목나무

 

▲ 회목나무 (노박덩굴과) : 회목나무란 정확한 뜻이나 어원은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회목'이 손목이나 발목이 잘록한 부분을 뜻하므로 가늘고 긴 모양의 꽃자루를 회목에 비유한 것에서 유래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함북방언을 채록한 것이다. 화살나무에 비해 꽃줄기가 실처럼 가늘고 잎맥을 따라 놓이며 가지에 사마귀 같은 돌기가 있는 점이 다르다. 

 

 

 

아구장나무

 

▲ 아구장나무 (장미과) : 아구장나무는 꽃이 하얗게 피는 아가위(산사나무)를 닮았고 관목으로 자라는 작대기 같은 나무라는 뜻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한다. 제주도를 제외한 산지의 숲 가장자리나 건조한 사면에서 자란다. 당조팝나무에 비해 잎의 폭이 좁고 열매와 꽃자루에 털이 거의 없는 점이 다르다. 잎의 변이가 심한 편이다. 수렴동계곡 길가에 있다.

 

 

 

들메나무

 

▲ 들메나무 (물푸레나무과) : 들메나무라는 이름은 나무껍질을 벗겨 신발을 동여매는 끈으로 사용했던 데서 유래한 갓으로 추정한다. 목재는 농기구나 가구재로 사용하고 어린잎을 식용하며, 나무껍질이나 뿌리껍질을 민간약재로 사용했다. 조선어학회가 저술한 조선어표준말모음에서 들메를 신발 끈을 뜻하는 표준말로 보았다. 잎이 9~11개인데, 물푸레나무에 비해 작은 잎이 많고 작은 잎자루 잎축이 만나는 지점에 갈색털이 밀생하는 점이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