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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자연의 향기/자연의 말

연잎은 자기가 감당할 만큼 가진다

향곡[鄕谷] 2024. 9. 4. 08:15

말속에 자연 22

 

연잎은 자기가 감당할 만큼 가진다

 

 

 

연꽃에 비가 내리면 물방울이 잎을 적시지 않고 흘러내린다. 연잎이 물에 젖지 않고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는 자기 정화현상을 연잎효과(lotus effect)라 한다. 독일의 식물학자 빌헬름 바르트로트가 연잎 표면을 현미경으로 관찰하였다. 연잎은 작은 돌기로 덮여 있고, 돌기는 작은 솜털로 되어 있어서 물을 밀어내어 연잎효과가 발생하는 것을 밝혔다. 연이나 토란을 가꿔 본 사람이면 다 아는 것인데 과학을 입힌 것이다.

 

연잎은 물을 잘 쏟아내어 먼지는 물론 병원균이 묻지 않고 광합성도 잘된다. 토란, 나비, 잠자리도 연잎효과로 자정능력이 있다. 이런 연잎효과를 이용하여 김서림방지 마이크로칩, 발수유리, 태양전지판, 자기 세정 기능을 가진 직물 제조, 건물 외벽에 바르는 자기 정화 페인트, 화장실 변기를 만들고 있다. 

 

연잎은 자신이 감당할 만한 빗방울만 가지고 있다가 그 이상이 되면 미련 없이 버린다. 가득 채우다가는 제 풀에 꺾여서 넘어지고 만다. 가득 찬 것은 영원하지도 않을뿐더러  넘치면 고통을 부른다. 연잎은 분수를 안다. 갖고 있는 것에  만족하고 더 이상 얻으려 하지 않는다. 여유란 차면 덜어내고 가득함을 경계하는 데서 온다. 욕심을 줄이는 것이 맑게 하는 근원이다.

 

 

 

 

 

 

 

 

 

연잎 / 경기도 남양주 마현마을 (2016.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