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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걸어서 보는 세상/전국 걷기 좋은 길

성남누비길 2-3. 영장산길 / 갈잎을 밟고 걷는 오솔길

향곡[鄕谷] 2024. 11. 3. 16:32

성남누비길 2-3. 영장산길 

갈잎을 밟고 걷는 오솔길

 

성남장례식장 입구 - 갈마치고개 - 고불산 - 영장산 - 태재고개 

이동거리 12㎞. 이동시간 4:37. 휴식시간 0:47. 계 5:24 (2024.10.31. 맑음. 11.0~22.6℃)

 

 

 

 

 

10월 하순이 되자 한 주일만에 단풍색이 더 짙어졌다. 서울근교는 10월 말이 단풍이 절정인 것 같다. 무더위가 길었고, 10월 중순이 되고서야 기온이 조금씩 내려갔으니 단풍이 늦어졌다. 앞으로 여름 더위가 길다면 단풍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 단풍이 들고 갈잎이 많이 떨어졌다. 떨어진 잎이 덜 말랐지만 산길이 조용하니 갈잎 밟는 소리가 바삭바삭 난다. 

 

어느 산이나 참나무가 많다. 참나무는 유기물을 좋아하여 8부 능선 이상은 척박하여 잘 올라서지 않는다. 길에는 떨어진 열매가 적다. 민가가 멀지 않으니 사람들이 주워갔는 모양이다. 상수리는 여러 개 보인다. 상수리나무와 굴참나무에 달리는 둥글둥글한 것이 상수리이고 다른 참나무에 달리는 타원형 열매가 도토리다. 열매가 미리 떨어지고 그 위로 잎을 떨어뜨리니 자식이 추을 새라 이불을 덮어주는 모성애가 참나무에 있다. 팥배나무는 후손을 보내려 잎을 다 떨어뜨리고 빨간 열매만 남았다. 그냥 떨어진 씨보다 새가 열매를 먹고서 새똥에 섞여 나온 씨가 발아가 더 잘된다. 씨앗에 묻은 새똥이 열매를 키우는 영양분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상부상조가 따로 없다. 

 

산에 접근하는 도로가 조금 불편하지만 산길에 올라서면 길은 호젓하고 아름답다. 사람이 지나가면 길을 비켜주어야 할 오솔길이다. 오소리가 다니던 길이라 오솔길인데 이름도 정겹다. 예전엔 동물이 다니던 길을 사람이 다니기 시작하여 그런 이름을 지었다. 겨울이 지나면 일찍 깨는 순서가 식물, 새, 양서류, 동물이다. 겨울에 일찍 드는 것도 그 순서일 것 같다. 식물은 벌써 들어가고 이젠 나무 차례다.

 

나이 들면 낙엽 지는 가을이 슬퍼서 싫다는 사람도 있다. 세월이 가도 나무는 다르다. 시인 조정희가 쓴 '나무학교'란 시에 '나이에 관한 한 나무에게 배우기로 했다'는 말이 좋다. 나이 들어서도 배우면 나무처럼 달라질 것이다. 그는 '내년에는 더 울창해지기로 했다'며 결심한다. 나도 나무로부터 배워 속을 더 새기기로 한다.  

 

 

※ 교통편

(가는 길) 모란역 5번,6번 출구 사이에서 광주 가는 3-1번 승차 성남장례식장 입구 하차

(오늘 길) 태재고개에서 561번 버스 이용 서현역 하차

 

 

갈잎을 밝고 가는 길

 

 

상수리나무

 

 

영장산 정상

 

 

서어나무

 

 

신갈나무

 

 

소나무

 

 

단풍이 물든 산길

 

 

휘어진 소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