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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걸어서 보는 세상/전국 걷기 좋은 길

성남누비길 2-5. 태봉산길 / 능선을 길게 오르내리는 산길

향곡[鄕谷] 2024. 12. 13. 11:13

성남 누비길 2-5. 태봉산길. 구미역~하오고개

능선을 길게 오르내리는 산길

 

 

구미역 - 동막천 - 머내 2교 - 동원동 - 대지산(144.7) - 태봉산 삼거리 - 응달산(357.1. 철탑) - 하오고개  

이동거리 12.0. 이동시간 4:45. 휴식시간 0:36. 계 5:21. 난도 : 중상 (2024.12.12. 맑음. -3.2~5.4℃)  

 

 

 

 

 

초겨울에 접어든 12월초이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 다소 차다. 성남누비길 태봉산길은 두 번째다. 신분당선 구미역에서 나오면 북서로 태봉산이 보이고, 그 아래가 동막천이다. 머내(遠川)로도 부른다. 머내는 탄천으로 흐른다. 동막천 북쪽은 성남시 분당이고 남쪽은 용인시 수지이다. 동막천을 따라서 동막교와 머내 2교를 지나 둑 위로 올라서면  동원동 머내마을이산 아래에 있다. 

 

낙엽이 거의 떨어진 태봉산길 들머리로 들어섰다. 들머리 안내도에는 태봉산에 대한 유래를 적었다. 인조의 태(胎)가 묻혀 있어 태장산(胎庄山) 또는 태봉산(胎封山)이라 하고, 산 정상부에는 세조 때 정난공신과 좌익공신 3등에 녹훈된 관리의 묘가 있다고 하였다. 왕조를 비정상적으로 몰아낸 반정과 관련 있는 인물들이다. 조선의 비정상적인 왕조 운영은 이들로부터 시작되었다. 

 

태봉산길은 동원동에서 북서방향으로 능선을 따라 오르내린다. 잔설이 남은 약수터는 눈발자국도 없다. 굴참나무와 갈참나무 잎이 길에 수북하다. 지난번 폭설에 쓰러진 설해목(雪害木)이 드문드문 나타난다. 소나무가 주로 꺾였다. 설해목을 보니 크게 자란 소나무가 대견하다. 오래된 리기다소나무가 더러 있다. 리기다가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이 일제강점기 이후이니 오래 자라도 100년이다. 다른 수종으로는 철쭉, 쪽동백나무, 팥배나무, 서어나무가 많다. 철쭉은 겨울을 나는 줄기가 더 희다. 쪽동백나무는 붙임성이 좋은 건지 다른 나무에 바짝 붙어 있는 것을 자주 본다. 

 

산 아래는 추위가 덜한데 능선은 차다. 사람은 한 시간에 한 사람 정도 만나는 정도이다. 산은 표시가 없는 것이 반 이상이라 산이름을 찾느라 수고를 하지 않는 것이 편하다. 태봉산(310.5)은 잠시 옆길로 갔다가 되돌아오는 산이다. 지난번 다녀와 생략하였다. 태봉산 가는 산길은 서어나무 군락이 좋다. 숲을 차지하는 상태가 계속되는 극상림을 이루는 것이 서어나무이다. 팥배나무와 서어나무는 잎이 떨어지니 줄기가 확연히 드러나 미끈하다. 태봉산에서 내려와  도로를 건너면 응달산이다. 응달산 오르는 길과 응달산에서 내려와 하오고개 가는 길은 경사가 있어 체력을 제법 소진해야 한다. 하오고개(396)가 태봉산길 중에서 가장 높다.

 

힘든 산길이 뒤에 있어 더 힘들게 느낀다. 하오고개 오르는 길에 몇 번이나 쉬며 뒤를 돌아보았다. 사는 일도 고비가 뒤에 있으면 더 힘들다. 지조론을 쓴 조지훈은 사람의 일생은 후반이 더욱 중요한 것이므로 늙어가면서 조신(操身)에 힘쓰라는 것이 그의 절실한 부탁의 하나였다. 사람은 처신을 바로 하여야 하고 그런 처신 있는 사람을 대접해야 한다고 하였다. 지성인은 재주를 감추어 놓고 팔지 않으며. 자기의 재능을 드러내지 않고 안으로 덕을 기른다고 하였다. 후반에 산길을 오르며 조지훈이 말한 일생의 후반이 생각났다.     

 

 

※ 교통편

(갈 때) 신분당선 미금역 7번 출구에서 진행

(올 때) 하오고개육교 아래에서 시흥방향으로 가는 103번 시내버스를 이용하여 4호선 인덕원이나 사당역에서 하차 

 

※ 길 안내

① 미금역 7번 출구에서 진행방향으로 길과 다리를 건너 왼쪽으로 동막천으로 들어선다.

② 동막천을 따라 동막교, 머내 2교를 지나면 오른쪽으로 올라선다.

③ 동원동 머내마을 표지석을 지나 왼쪽으로 성남누비길 표시판을 따라 태봉산 들머리로 간다.

④ 태봉산에서 내려와 도랑을 건너 포장도로 오른쪽으로 200여 m 가면 왼쪽으로 응달산 가는 이정표가 있다

⑤ 표지판이 없는 응달산(철탑이 서 있는 곳)에서 내려가면 도로이고, 왼쪽으로 올라가서 차량 출입금지 표시가 있는 오른쪽 철조망 옆으로 하오고개로 가는 길이 보인다. 

⑥ 하오고개에서 오른쪽길로 하산하여 하오고개육교를 건너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육교 아래 정류장이 있다.  

 

 

 

태봉산길 입구

 

 

철쭉은 겨울을 나는 줄기가 더욱 희다

 

 

팥배나무 줄기도 미끈하고

 

 

이 나무는 용이 되고 싶었던 것일까?

 

 

미끈한 서어나무 줄기

 

 

겨우살이

 

 

태봉산 주변 서어나무 군락지

 

 

쪽동백나무와 굴참나무 연리목

 

 

하오고개 오르는 길

 

 

청계산이 보이는 하오고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