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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小雪) 추위는 빚을 내서라도 한다 / 겨울에 무 먹고 여름에 생강 먹고

향곡[鄕谷] 2024. 11. 30. 13:53

 

말속에 자연 33

 

소설(小雪) 추위는 빚을 내서라도 한다

겨울에 무 먹고 여름에 생강 먹고

 

 

 

'소설(小雪) 추위는 빚을 내서라도 한다'는 말이 있다. 소설(小雪)은 양력 11월 23일경인데 그때부터 추위가 온다는 말이다. '소설이 지나면 얼음이 얼고, 대설이 지나면 눈이 쌓인다'는 말도 있다. 대설(大雪)은 양력 12월 7일 경이다. 본격적인 겨울은 대설 무렵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보았다. 아직도 늦가을이네 하던 날씨가 소설이 되자 갑자기 낮아졌다. 사람들은 입동(立冬. 양력 11월 7일경)이 지나면 김장을 하기 시작하는데 소설이 되기 전에 김장을 서둘렀다. 

 

'가을 무 꽁지가 길면 겨울이 춥다'는 말이 있다. 무가 꼬리를 길게 하는 것은 추위에 대비하기 위한 무의 생존 본능이다. 식물도 미래에 닥쳐올 날씨 변화를 알고서 선제적으로 위험을 관리한다. 김장김치는 이 시기에 준비하는 겨울 식량이다. 소설 즈음에는 농사철도 끝나고 무를 썰어 말려 무말랭이(우리는 곤짠지라 했다)를 만들었다. 무를 잘라 생기는 무청을 새끼로 엮어 겨우내 햇빛에 말린다. 

 

'무 먹으면 의사를 볼 필요가 전혀 없다'는 말이 있다. 배추에도 해당하는 말이기도 하다. 무에는 전분을 분해하는 소화효소가 들어 있어서 위장에 도움이 된다. 그래서 속이 쓰리거나 더부룩하거나 숙취에 무를 먹으라고 했다. 변비가 있는 사람도 무를 먹는데 식이섬유가 많아 배변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은 대장에도 좋다. 무껍질은 배보다 비타민이 열 배나 많아 피부 멜라민 색소가 착근하는 것을 막고 주근깨를 없애고 항산화작용을 해서, 노화방지, 피부미용, 항암작용에 좋다는 것이다. 무 껍질은 혈액순환에도 좋아 혈관질환에도 도움이 된다. 무는 매운맛이 있다. 그것이 항균작용과 거담작용을 하고 독소를 배출하여 무즙에 꿀을 섞어 먹으면 감기를 예방하고 목을 건조하지 않게 해서 기관지나 천식에 좋다. 무야말로 천연소화제요 비타민이 풍부한 식물이다.   

 

겨울 들어서기 전에 무를 썰어서 말리고 시래기를 말려서 겨울에 부족한 비타민과 미네랄과 식이섬유를 보충한다. 시래기 속 식이섬유는 무청을 말리는 과정에서 함량이 4배 정도 증가한다고 한다. 무말랭이도 생무를 말리면서 영양이 배가되는데 칼슘의 함량이 20배가량 늘며 골다공증 예방과 노화방지에 효과적이 된다는 것이다. 무를 말리면 생무보다 식이섬유가 15배 풍부해져서 무말랭이 속 시그니린 성분이 기관지 점막을 강화시켜 겨울철 감기 천식 가래를 멎게 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무말랭이나 시래기는 겨울을 나는 훌륭한 건강 식품이다. 겨울에 무 먹고 여름에 생강 먹으면 의사를 볼 필요가 없다는 옛말이 있다. 그만큼 효과가 좋다는 말이다.

 

 

 

무 / 경기도 광주 (2021.10.5)

 

무 / 제주 (2023.3.7)

 

배추 / 원산도 (충남 보령. 2020.4.6)

 

배추 / 경기도 양평 (2020.10.10)

 

 

시래기 / 전북 부안 (2006.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