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속에 자연 34
대설(大雪)에 눈이 많이 오면 다음 해에 풍년이 든다.
대설(大雪)은 양력 12월 7일 경이다. 24 절기 중에서 눈이 가장 많이 내린다고 알려진 절기이다. 우리나라는 이 시기를 겨울로 여겨 입동(立冬) 소설(小雪)과 더불어 한겨울로 접어드는 중요한 절기로 본다. 음력 11월이면 농부들은 농사일이 끝나는 농한기로 농사의 한 해를 마무리한다. 산새들도 울지 않으며, 동물들도 땅속에 숨어들어 겨울잠을 자는 자연의 변화가 일어난다.
'대설에 눈이 많이 내리면 다음 해에 풍년이 들고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또 '눈은 보리의 이불'이라는 속담이 있다. 눈이 보리를 덮으면 보온재 역할을 해서 추위로부터 보리를 보호하여 동해(冬害)를 입는 것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또 쌓였던 눈이 녹으면 수분을 공급해 준다. 그래서 눈이 많이 내리면 보리농사가 잘될 것이라 한다.
'봄에 비가 잦으면 풍년이 온다'거나 '곡우에 비가 오면 풍년이 든다'라고 하였다. '소나무 새순이 길게 자라면 풍년이 든다'거나 '살구 열매가 많이 달리면 풍년이 든다'는 것은 날씨가 좋거나 병충해가 없다는 얘기다. '입추에 하늘이 맑으면 풍년이 든다'거나 '가을 안개에 풍년이 든다'는 말은 농작물이 자라기 좋은 환경이기 때문이다. 안개는 지표면의 온도를 유지하고 습도를 높이는 반면 안개가 끼면 햇볕이 들어 생육환경을 좋게 하기 때문이다.
산에도 겨울에 내리는 눈은 비와 같다. 눈이 오는 날에는 공기 중의 수증기가 얼음 결정을 만들면서 주변으로 열을 방출하여 공기는 오히려 푸근하다. 그래서 눈 오는 날에는 추운 줄 모른다. 지나치게 눈이 많이 오면 감당하지 못하는 나무는 피해를 입는다. 그래도 눈이 쌓이면 눈 속은 따뜻하다. 겨울이 건조하면 숲이 마른다. 눈이 적게 오면 산이 건조하여 숲 속 생명체는 더 어려움이 생긴다. 그래서 들에서나 산에서나 눈은 겨울나기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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