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산 넘고 산/북한산과 서울의 산

불암산 / 산은 작지만 만만찮은 바위 산길이 있다

향곡[鄕谷] 2024. 12. 19. 12:44

 

불암산(佛巖山. 508m)

산은 작지만 만만찮은 바위 산길이 있다

 

 

당고개역 - 넓은 마당 - 삼육대갈림길 - 깔딱 고개 갈림길 - 불암사 - 석천암 - 불암산 정상 - 폭포약수 - 넓은 마당 - 당고개역

이동거리 10.4㎞. 이동시간 5:33. 휴식시간 1:17. 계 6:50 (2024.12.18. 맑음. -6.2~0.9℃)

 

 

이동경로 : 노랑색

 

 

 

불암산이라 하면 태릉선수촌 선수들이 훈련하던 곳이고, 등산마니아들이 불수사도북(불암-수락-사패-도봉-북한산)을 연속하여 산행하는 곳이다. 불암산둘레길을 걷고자 나섰다. 영하 8도에서 출발한 아침기온은 체감기온이 영하 11도라 한다. 산에서는 100m에 0.65℃씩 기온이 떨어지고, 낮 최고가 영상으로 오르지 않는다니 겨울산행으로는 조심스러운 날씨다. 다행히 바람이 없어 찬 기운은 느낄 수 없었다.

 

당고개역에서 출발하는 불암산둘레길은 화랑대역까지는 횡단으로 이동하는 평탄한 길이다. 숲 속으로 파고드는 바람도 없다. 입고 온 옷을 하나 벗어야 할 정도이다. 숲은 한 해를 마감하고 쉬고 있다. 나무가 쉬는 것은 다가오는 계절을 맞기 위한 기다림이요, 모진 겨울을 맞을 긴장감이다. 숲은 물기가 빠져나가고 햇볕으로 데워서 따스하다. 아늑한 그 숲을 빠져나갔다.

 

둘레길 안내도에는 뒷길로 가는 둘레길 표시가 없다. 인터넷에 나온 안내도는 계획도였던 모양인가. 화랑대역을 3㎞ 남겨둔 갈림길에서 길을 물어 불암산 정상 방향으로 길을 바꾸었다. 방향을 바꾼 능선길은 편안하다. 소나무와 리기다소나무가 많다. 리기다소나무는 심은 장소에만 살지 퍼져나가는 것이 드물다. 리기다소나무가 있는 숲은 안이 훤히 보여  야생동물들이 숨어 살기 어렵다. 송진이 많아 병에는 잘 견디지만 곤충이 빈약하다. 이런 나무는 숲을 조성할 때 일시 필요했을지 모르나 더불어 살지 못하여 넓게 자리 잡지는 못한다.   

 

깔딱 고개 직전에 불암사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거기서 아래로 0.8㎞를 내려가서, 불암사에서 다시 석천암을 거쳐 경사가 있는 돌길로 정상까지 1.6㎞를 오르는 길이다. 이 길이야말로 불암산이 암산이라는 것을 알게 하는 바윗길이다. 6.25 전란 때 육사생도가 중심이 된 호랑이유격대가 활동하던 동굴이 세 군데나 있는 바위 지형이다. 이런 곳을 즐기며 오를 등산인이라면 괜찮다. 이곳은 얼마 전 폭설에 꺾어진 소나무가 많다. 병으로 난리를 치렀는데 눈까지 내려 소나무가 감당을 하지 못하게 한다.

 

불암산 정상은 작은 고깔모자처럼 생긴 바윗돌을 쓰고 있다. 불암산 유래가 승려가 쓰는 모자를 쓴 모습 같다고 하여 이름을 붙였다는 그 모습이다. 또 다른 이름에 필암산(筆岩山)이 있다. 바위 기운이 강한 암봉을 붓으로 삼았으니 풍수적으로 지기를 꺾기 위한 이름이다. 불암산 뒤로 한 바퀴 돌아서 올라오면 산세가 만만찮아 체력 소진이 제법 된다. 넘어야 할 곳은 모두 의미가 있다. 옛사람들의 지기 감별법이 직접 경험하라는 것과 의미가 상통한다.   

 

 

 

불암산둘레길 초입

 

 

정상으로 방향을 바꾼 위치

 

 

불암사에서 올라가는 길

 

 

소나무는 비좁은 바위 사이에 자리 잡고 산다

 

 

바위와 악엽이 깔린 오름길

 

 

호랑이유격대 동굴 부근

 

 

석천암이 보이는 호랑이유격대 동굴 부근

 

 

석천암 마애불

 

 

불암산 정상 아래

 

 

북한산과 도봉산 원경

 

 

고난하게 사는 소나무

 

 

불암산 정상. 정상 바위는 승려가 쓰는 모자 같다

 

 

폭포약수 부근 고드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