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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글곳간/산시(山詩)

박두진 시 '도봉'

향곡[鄕谷] 2005. 7. 27. 17:38

 

  

 

      도봉

 

                         박두진

  


산새도 날아와
우짖지 않고,

 

구름도 떠 가곤
오지 않는다.

 

인적(人跡) 끊인 곳
홀로 앉은
가을 산의 어스름

 

호오이 호오이 소리 높여
나는 누구도 없이 불러 보나.

 

울림은 헛되이
먼 골 골을 되돌아올 뿐.

 

산 그늘 길게 늘이며
붉게 해는 넘어가고

 

황혼과 함께
이어 별과 밤은 오리니

 

삶은 오직 갈수록 쓸쓸하고
사랑은 한갓 괴로울 뿐.

 

그대 위하여 나는 이제도 이
긴 밤과 슬픔을 갖거니와.

 

이 밤을 그대는, 나도 모르는
어느 마을에서 쉬느뇨.

 

 

 

 

도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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