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속에 자연 23 나무를 낳는 새나무는 새가 낳은 자식이기도 하다 시인 유하가 지은 시(詩) 중에 〈나무를 낳는 새〉가 있다. '찌르라기 한 마리 날아와 / 나무에게 키스를 했을 때 / 나무는 새의 입속에 산수유 열매를 넣어주었습니다 / 달콤한 과육의 시절이 끝나고 / 어느 날 허공을 날던 새는 / 최후의 추락을 맞이하였습니다 / 바람이, 새의 육신을 거두어 가는 동안 / 그의 몸 안에 남아 있던 산수유 씨앗들은 / 싹을 틔워 잎새 무성한 나무가 되었습니다 / 나무는 그렇듯 / 새가 낳은 자식이기도 한 것입니다 / 새떼가 날아갑니다 / 울창한 숲의 내세가 날아갑니다'. 시의 전문이다. 식물이 씨앗을 퍼뜨리는 방법은 다양하다. 열매를 맺은 후에는 여러 방법으로 어미로부터 씨앗을 멀리 보내야 한다. 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