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섬 이야기/제주도 114

올레길 10코스. 화순~모슬포 / 산방산과 송악산 둘레를 걷는 길

올레길 10코스. 화순~모슬포 산방산과 송악산 둘레를 걷는 길 화순 금모래 해변-산방산-용머리해안 입구-사계-마라도 선착장-송악산-알뜨르 비행장-모슬포항 2017.10.16(흐린 후 한 때 비). 이동 거리 15.5㎞. 걸린 시간 5시간 20분 제주의 날씨는 변화가 많다. 특히 한라산은 높이에 따라 온대로부터 한대까지 다양하여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큰 일 날 수가 있다. 마른 계곡도 급박히 물이 불어나기도 하고, 몰아치는 구름이 예측을 할 수 없게 만든다. 올해 초 겨울에 앞을 볼 수 없는 눈보라로 산 밑에서 올라가보지도 못하고 돌아선 일이 있었다. 오늘은 아침에 비가 와서 아예 산행을 포기하고 올레길 걷는 것으로 바꾸었다. 화순에서 모슬포까지 걷는 올레길은 산방산이 내내 길잡이 역할을 한다. 산방..

한라산 어리목~영실 / 오름과 기암을 보는 산행

한라산 7 한라산 어리목~영실 오름과 기암을 보는 산행 제주도 제주, 서귀포 (2017.10.15. 흐림) 한라산 어리목주차장-사제비샘-만세동산-윗세오름대피소-영실기암-영실휴게소 (4시간) 제주에서는 어디에서든 산이 보인다. 한라산이 제주이고 제주가 한라산이라는 말이 그래서 나왔다. 2만 5천 년 전 화산활동이 높은 산과 큰 섬을 만들었고, 사람들은 그 아름다운 모습을 보러 오간다. 한라산도 그렇지만 화산활동의 마지막 작품인 오름은 또 다른 축복이다. 대중교통이 불편하여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어리목으로 갔다. 아침에 비가 와서 땅이 축축하다. 조릿대 숲을 지나 어리목계곡 다리를 건너면 숲길이 있는 계단이다. 단풍을 밟고 오르는 호사를 누렸다. 몸속까지 화사하게 물들었지 싶다. 설악산에 다람쥐가 많듯 이곳..

제주 올레길 16코스. 애월에서 광령까지 / 눈과 바람과 바다와

눈과 바람과 바다와 제주 올레길 16코스. 애월에서 광령까지 애월항-고내포구-수산봉-당동-예원 교차로-항파두리-청화 마을-광령초교 19.3㎞. 이동 5시간 31분. 휴식 1시간 12분. 계 6시간 43분. 2017.2.9. 눈 후 흐림 전날 제주도 산간지역에 대설주의보가 내려 한라산 등반은 진달래대피소까지만 가능하다고 하였다. 산간도로를 올라가는 차창 밖으로 눈발이 날린다. 성판악에 내리니 눈은 바람을 타고 갈지자로 휘날리며 혼돈스러웠다. 날리는 눈이 얼굴을 들고 걸을 수 없을 정도로 내린다. 대설주의보는 대설경보로 바뀌어 입산을 통제하였다. 설문대 할망이 펼친 겨울 한라산을 찾아보려고 나섰더니 어쩔 수가 없는 일이다. 한라산 아래와 위가 이렇게 다르다. 그러기에 우주를 담고 있는 곳이 한라산이라 하였다..

한담해안산책로 / 아름답고 작은 제주 바다 산책길

아름답고 작은 제주 바다 산책길 한담 해안산책로 제주시 애월읍 (2016.9.15) 옛 선인들이 여행을 할 때는 그 지역을 여행한 사람들이 작성한 유람록, 죽장(竹杖=대지팡이), 삿갓, 짚신, 지도, 종이와 벼루, 의복 등을 들고 노새를 타고 떠났겠지만, 나는 미리 정리한 노트, 지도와 물을 배낭에 넣고 카메라를 메고 자동차로 떠났다. 선인들은 여행할 때 일록(日錄)을 적고, 그것을 토대로 유록(遊錄)을 정리하였다. 나는 작은 메모장과 카메라로 본 것을 기록하고, PC로 정리한다. 선인들은 유록을 기초로 그림을 그리거나 화가에게 부탁하여 화첩을 엮는다면, 나는 개인 홈페이지에 찍은 사진을 올린다. 제주에는 걸을 길이 많다. 산길이 있고, 올레가 있고, 오름이 있고, 탐방로가 있다. 목적으로 치면 대부분 ..

한라산 / 한라산은 늘 굽어보는 맛이 좋다

한라산은 늘 굽어보는 맛이 좋다 한라산 (1950m) 6 제주 (2016.9.14. 흐린 후 때때로 비) 성판악-진달래밭 대피소-백록담-진달래밭 대피소-성판악 (19.2㎞. 11시간) 가족들과 한라산 산행을 하였다. 오래 전의 아름다운 등반 기억을 되살려 한라산에 가자는 제안을 따랐다. 하늘은 옅은 구름이 덮여 은빛이다. 한여름이 막 지나간 기온은 적당하다. 사람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에너지가 필요한데, 체내 열 생산과 외부 기온의 차이에 균형을 이룰 수 있는 온도가 체온보다 10도 낮은 26도 정도라는데, 지금의 낮 기온이 그렇다. 숲의 공기는 청정하고 고소하다. 맑은 공기를 여과하고, 열매를 익혀 공기에 실어서 내보내는 모양이다. 나무는 맑은 공기와 향긋한 내음과 초록빛을 내보내어 산에 오르는 이들..

제주곶자왈도립공원 / 자연 그대로인 용암숲

자연 그대로인 용암숲 제주 곶자왈 도립공원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에듀시티로 178 (2016.9.13. 맑음) 곶자왈은 용암숲이다. 화산활동 중 분출한 용암류가 만들어낸 암괴 지대로 숲과 덤불 등 다양한 식생이 있어 제주의 특징을 보여줄 수 있는 숲이다. 제주말로 '곶'은 수풀이고, '자왈'은 돌 또는 대지를 뜻한다. 곶자왈은 농사를 지을 수 없어 버린 땅이었으나, 환경의 가치를 알게 된 후 지금은 중요한 생태계의 보고가 되었다. 숲은 난대림과 온대림으로 되어 다양하고 풍족하다. 지질은 화산으로 형성된 암괴로 울툴불퉁 덩어리 져서 쌓여 있거나 흩어져 있다. 깊숙이 들어가면 종가시나무 참가시나무 녹나무 팽나무 등 오래된 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고, 가는쇠고사리가 바닥에 퍼져 있다. 모두 5개 코스가 있어..

한라산 / 겨울 설경을 그리며

겨울 설경을 그리며 한라산 (1950m) 5 제주 (2014.11.20) 성판악-진달래대피소-백록담-삼각봉대피소-관음사 (18.3㎞. 8시간 40분) 한라산에 오를 때마다 느끼는 산 맛은 오묘하다. '은하수를 끌어 끌어당길 수 있는'(雲漢可拏引也) 높은 산이라 한라산이라 하였듯, 산이 가지는 놓임새와 앉음새가 남다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밤 중에 설문대할망이 깨어나 하늘에 있는 별을 떼어 산에다가 자꾸 붙이는지도 모를 일이다. 한라산이 이름도 스무 개나 되는 것은 신령하다는 뜻이고, 느낌이 저마다 다르다는 뜻일 것이다. 며칠간 어승생에서 시작하여 열두 개의 오름을 오를 때 한라산은 늘 눈앞에 있었다. 한라산을 오르지 않는다면 허전할 것이다. 어찌 그냥 말 수 있으랴. 제주도는 동서로 73㎞ 남북이 31..

좌보미오름 / 오름 사이를 오르내리는 오름

제주의 오름 좌보미오름 오름 사이를 오르내리는 오름 표고 342m. 비고 112m. 2.6㎞. 1시간 10분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 산 6 (2014.11.19) 좌보미오름은 백약이오름 바로 앞에 있는 오름이다. 금백조로에서 남쪽으로 가면서 오른쪽인데, 길가 숲 안에 희미한 주차 공간에 주차를 하고 철조망을 뚫고 올라갈 수는 있으나 길이 명확하지 않다. 처음부터 백약이오름 주차장 바로 앞으로 나 있는 들길로 들어가는 것이 좋다. 조금 들어가면 소를 방목하고 있는 지역이니 입산을 금지한다는 표지판이 서 있고, 더 돌아가 반 바퀴를 돌아가면 나무로 만든 미로로 된 문 앞에 좌보미오름을 알리는 표지판이 서 있다 (반대로 들어서면 표선 공설묘지 앞을 지나서 온다). 입구에도 소들이 십 여 마리가 있다. 방목한 ..

동검은이오름과 문석이오름 / 고성의 우뚝함과 평탄함을 같이 보는 오름

제주의 오름 고성의 우뚝함과 평탄함을 같이 보는 오름 동검은이오름 (표고 340m. 비고 115m) /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문석이오름 (표고 291.8m. 비고 67m) /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합계 3㎞. 1시간 30분. 2014.11.19) 백약이오름주차장이 있는 곳에서 금백조로 길 건너로 동검은이오름과 문석이오름 안내 표지가 있다. 차를 두고서 다니면 된다. 백약이오름과는 큰길인 금백조로를 사이에 두고 있고, 동검은이오름과 문석이오름은 엎어지면 코 닿을 데에 있는 곳으로, 멀리서 보면 이어져 있는 것처럼 보인다. 동검은이오름은 고성처럼 우뚝 솟아 힘을 느낄 만한 산세인데, 문석이오름은 오름이라 이름 붙이기에는 좀 작은 오름으로, 살짝 솟아올라 있다. 어느 쪽을 먼저 가더라도 이어서 다닐 곳이다...

백약이오름 / 편안하고도 상쾌한 조망

제주의 오름 백약이오름 편안하고도 상쾌한 조망 표고 356.9m. 비고 132m. 둘레 1089m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리 산 1 (2014.11.19) 사려니숲길 입구에서 산굼부리를 지나는 비자림로가 숲으로 에워싼 길이라면, 금백조로로 접어들면 갑자기 숲을 걷고 하늘을 열고 달리는 기분이다. 앞이 훤히 열린 들길을 내달리는 것처럼 상쾌하다. 길 이름도 금백조로가 아니던가. 주변 풍경이 아름답다. 송당목장 부근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서 2.4㎞를 가서 내리막 거의 다 내려가 오른쪽에 백약이오름 주차장이 있다. 약초가 백 가지나 될 정도로 많다 난다고 하여 백약이인데, 진행 방향으로 봐서는 앞쪽에 좌보미오름, 길 왼편엔 동검은이오름과 문석이오름이 있어 수고를 더 하면 한 번에 모두 볼 수 있는 곳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