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고택 12

녹우당 / 역사의 깊이만큼 그윽한 고산 고택

고산 윤선도 고택 녹우당(綠雨堂) 역사의 깊이만큼 그윽한 고택  해남군 해남읍 연동리 (2006.6.18)  집 뒤 산자락에 우거진 비자숲이 바람에 흔들릴 때마다 쏴하며 푸른 비가 내리는듯하다 하여 녹우당(綠雨堂)이라 이름 붙였다 하기도 하고, 집 앞 은행나무잎이 바람에 떨어지는 모습이 비 오는 모습과 같다고 하여 그리 지었다 하기도 한다. 사랑채 열면 솔향이 코 끝에 닿고, 덕음산 비자나무숲이 바람에 스치는 소리가 귓가에 들어오는 고택이다. 효종이 스승이었던 고산 윤선도에게 하사하였던 집을 나이 들어 수원에서 이곳 해남까지 뱃길로 옮겨 지은 집이니 역사의 깊이만큼 그윽한 곳이다. 고산 윤선도 후손이 살고 있기에 대문 안을 들여다볼수도 없었고, 마침 유물관을 닫아 두었기에 우리나라 최고의 자화상인 윤두서..

향교골 우리집 마당

향교골 우리집 마당 어제 저녁 식탁에 모처럼 푸짐한 나물이 올라왔다. 찐 호박잎,가지무침,풋고추,근대쌈,오이무침, 고추찐것에 된장국에 먹다보니 지금은 없어진 우리집 넉넉한 마당 텃밭이 생각났다. 동네에서 제일 큰 감나무와 측백나무가 우리집 표지였고, 깊은 큰우물이 있었다. 그래서 우리집을 감나무집,큰우물이 있는 집,교장선생님댁이라 불렀다. 앞뒤마당에 있던 감나무에 감꽃이 떨어질 때면 아이들이 실에 꿰어가느라 모여들었고, 여름철 어린애 주먹만한 풋감이 기왓장을 때려 가끔 밤잠을 깨웠던 그 감나무 아래 시원하게 자리를 펴고 숙제하던 시절엔 더위를 몰랐다. 그 시퍼런 감을 신문지에 널어 물렁해지면 우리 간식이었다. 가을엔 지붕에 올라가거나 사다리를 나무에 걸쳐 놓고 굵은 대나무막대기로 감을 따서 광주리에 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