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나무여행 19

서귀포에서 본 식물

서귀포에서 본 식물 2020.4.26-4.30 제주도의 식생은 아열대의 북방한계여서 육지에서 보지 못하는 다양한 식물을 만날 수 있다. 꾸준히 한 장소로 여행가면서 식물을 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보는 것도 여행의 또 다른 기쁨이다. 서귀포에 숙소를 두고 한라산이나 오름을 가는 시간 외에 빈 시간에 만날 수 있었던 식물들을 정리하였다. ▼ 감탕나무(감탕나무과) 감탕나무 속껍질을 벗겨 삶거나, 나무 껍질에 상처를 내면 수액을 받아 감탕을 얻을 수 있다. 감탕이란 동물 가죽이나 뼈를 고아 굳힌 아교에다 송진을 끓여서 만든 접착재였다. 감탕을 얻을 수 있다 하여 감탕나무란 이름이 붙었다. ▼ 구골목서(물푸레나무과) 열매에 구연산 성분이 있고 뼈질환에 좋아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목서에는 금목서 은목서 등 여러 품..

카테고리 없음 2020.05.04

제주 왕벚나무 자생지

제주 왕벚나무 자생지 왕벚나무는 한라산이 자생지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 (2020.4.26) 제주도 제주시 봉개동 (2020.4.27) 왕벚나무 / 제주시 봉개동 (2020.4.27) 벚꽃이 한창이면 사람들이 벚꽃을 찾아 나설 때인데 올해는 코로나 감염증으로 그 마저 어려웠다. 벚나무는 종류가 많아 벚나무, 산벚나무, 왕벚나무, 올벚나무, 개벚나무, 섬벚나무에 수양올벚나무도 있다. 일본의 국화는 벚나무가 아니라 왕벚나무이다. 그들은 자생지를 아직도 내세우지 못하고 있는데, 우리는 왕벚나무 자생지가 제주 신례리와 봉개동, 해남 대둔산 자락에 있는 것으로 밝혔다. 왕벚나무를 세계에 학명으로 등록할 때 우리나라가 유일한 자생지였고, 지금도 그러하다. 우리나라가 일본 국화인 왕벚나무의 자생지임을 국제적으..

나무 새순 / 잎눈과 꽃눈

나무 새순 잎눈과 꽃눈 나무에 새순이 나왔다. 나무는 봄이 되면 겨울눈에서 잎눈과 꽃눈이 나온다. 대부분 나무는 잎눈과 꽃눈이 같이 있지만 생강나무와 산수유는 따로 있다. 가지 안쪽에 겨울눈이 숨어 있는 아까시나무나 회화나무에서도 새순이 나오는 봄이다. 나무는 열매를 많이 연 해에는 다음 해에 조금은 조절하지만, 나무는 쉬는 법이 없다. 나무가 꽃을 피우려면 어른 나무가 되어야 하지만, 일단 나무는 뿌리를 내리면 참으로 열심히 산다. 나무의 잎은 광합성과 호흡과 증산작용을 하는 나무 공장의 첨병이다. 잎이 한 곳에 무성하게 돋아 있는 나무는 온도를 높이는 수단이며, 잎이 드문드문 나는 나무는 그 정도는 필요 없다는 선택이다. 나뭇잎의 모양과 크기가 어떠하든 나뭇잎의 무성한 정도는 광합성을 효율적으로 하려..

산에서 만난 목련

산에서 만난 목련(木蓮) 목련 / 청량산 (경기도 성남. 2020.3.27) 뒷산에 올랐다가 목련을 보았다. 그제 산길을 지나다가 숲에서 희끗희끗 보이는 꽃이 목련이었다. 다음날, 그다음 날까지 찾아갔다. 산에서도 목련이 자라지만 보기가 쉽지 않다. 주변에서 볼 수 있는 백목련은 꽃 조각이 9개이고 적당히 펼쳐진 후 뒤로 젖혀지지는 않는데, 목련은 꽃 조각이 6개이고 춤을 추듯 자연스럽게 젖혀진다. 목련은 원시식물이다. 1억 4천만 년 전 활엽수종인 피자식물이 번성을 시작할 때 화석에 나온 식물이 목련이니 말이다. 꽃 중에서는 살아있는 화석이 목련이다. 원시적 활엽수종 식물은 꽃잎, 수술, 암술이 뚝뚝 떨어진 것이 특징인데, 목련이 대표적이다. 산에서 목련을 만난 것은 산에서 산신령을 만난 것처럼 귀한 ..

얼룩무늬 껍질 나무

얼룩무늬 껍질 나무 나무껍질은 나이를 말해준다 얼룩은 본바탕에 다른 빛깔의 점이나 줄이 섞인 자국이고, 무늬는 본바탕에 다른 빛깔의 점이나 줄이 섞인 무늬다. 그런 두 가지를 합한 얼룩무늬는 본바탕과 다른 자국을 무늬로 들여온 것이다. 동물이나 식물에는 그런 것들이 여러 종 있다. 얼룩말이나 얼룩소는 대표적인 얼룩무늬 동물이고, 개도 얼룩무늬 품종이 있다. 위장을 하기 위한 것이 있고, 실용의 용도도 있다. 얼룩말의 줄무늬는 피를 빠는 말파리의 눈길을 끌지 않는 무늬이다. 얼룩말의 태아는 검은 피부인데 출산 전에 흰 줄이 나타난다. 식물에도 얼룩무늬가 있다. 얼룩무늬 잎도 있지만 나무껍질에서 얼룩무늬를 찾아보았다. 주변에서 흔히 보는 모과나무는 나무에 달리는 참외란 뜻인 목과(木瓜)가 모과가 되었다. 줄..

남한산성 나무 겨울눈 2

남한산성 나무 겨울눈 2 겨울눈은 저마다 색깔과 모양이 다르다 남한산성 (2020.2.14-2.16) 나무는 영양분을 모아서 겨울눈을 만든다. 겨울눈이 꽃이나 잎, 가지가 되어서 나가면, 얼마 뒤 겨울눈을 다시 만든다. 겨울눈을 키워 세상으로 내보내는데 공이 들어서 그렇지, 밖에 나오면 인생에 봄날이 쉬 지나가듯 금방 자라서 꽃이 되고 잎이 된다. 어린아이가 무럭무럭 자라듯 그렇게 큰다. 나무의 겨울눈은 잎이나 턱잎이 변해서 발달한 것인데, 비늘처럼 보이는 작은 조각인 인편으로 둘러 싸여 있다. 인편은 그 나무의 재질로 만든 천연 외투다. 목련의 겨울눈은 목련처럼 부드럽고, 잣나무 겨울눈은 송진처럼 끈끈한 점액으로 덮고 있고, 참나무류는 껍질이 매끈하며 단단하다. 겨울눈을 씹어보았다. 쌉싸름하다. 나무가..

남한산성 나무 겨울눈 1

남한산성 나무 겨울눈 1 겨울눈은 꽃과 잎이 세상으로 나오는 문 남한산성 (경기도 광주. 2020.2.13-2.14) 한겨울이 지나고 기온이 따스해지면 겨울눈이 보인다. 풀에는 겨울눈이 없고 나무는 겨울눈이 있다. 나무는 꽃과 열매로 무슨 나무인지 알아낼 수 있는데, 겨울에 잎과 열매가 다 떨어지고 나면 나무를 알 수 있는 귀중한 단서가 겨울눈이다. 겨울눈은 가지 끝이나, 가지 옆, 줄기나 잎 사이에 있다. 겨울눈은 보송보송한 털로 싸여 있거나, 끈끈한 점액으로 덮여 있거나, 매끄러운 껍질에 싸여 있다. 나무들은 한눈에 꽃눈과 잎눈이 같이 있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어떤 것은 그 눈이 따로 있다. 딱총나무는 겨울눈이 같이 있고, 생강나무나 산수유는 그 눈이 따로 있다. 생강나무 잎눈은 타원형으로 끝이 뾰족..

쥐똥나무 / 열매가 쥐똥을 닮은 나무

쥐똥나무 열매가 쥐똥을 닮은 나무 과명 : 물푸레나무과 개화 : 5~6월 결실 : 10월 쥐똥나무는 이름만 들어도 눈치를 챌 수 있는 나무이름이다. 쥐똥나무는 열매가 쥐똥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나무가 그 이름을 알아차릴까마는 참으로 얄궂은 이름이다. 심지어 나무 타령에서는 '더럽구나 쥐똥나무'라고 대놓고 말한다. 그렇지만 5월에 피는 하얀 꽃은 장난감 트럼펫처럼 생겨서 앙증맞고 아름답다. 녹색 잎과 가지 사이에서 얼굴을 내미는 꽃은 맑고 깨끗하여 나무 이름을 붙인 사람을 부끄럽게 한다. 제주도에 가면 바닷가에 쥐똥나무처럼 생긴 광나무가 있다. 나무 크기는 좀 더 크지만 꽃이나 열매나 잎이 비슷하다. 다만 광나무가 잎이 짙은 녹색이고 육질이 단단하고 겨울에도 잎이 지지 않는데 비해서, 쥐똥나무..

꽝꽝나무 / 소리가 나는 나무

꽝꽝나무 소리가 나는 나무 과명 : 감탕나무과 학명 : Ilex crenata 개화 5~6월 결실 9~10월 꽝꽝나무는 남부지방에서 자라는 늘 푸른 작은 키나 무다. 회양목을 닮아서 일본 사람들은 개회양목이라 부르고, 잎이 겨울에도 푸르다 하여 중국사람들은 동청(冬靑)이라 부른다. 잎 가장자리는 얕고 둔한 톱니가 있다. 학명 뒤에 종소명 crenata는 잎 가장자리에 얕고 둔한 톱니를 나타내는 특징을 의미한다. 감탕나무, 먼나무, 호랑가시나무와 한 집안인 감탕나무과 나무다. 집안에 다른 나무들은 열매가 빨간색인데, 꽝꽝나무는 콩알만 한 새까만 열매를 맺는다. 꽝꽝나무는 손톱만큼 작은 잎은 회양목과 비슷한데, 회양목은 잎 가장자리에 톱니가 없다. 꽝꽝나무 잎 끝은 뾰족한데, 회양목은 잎 끝이 모아져 살짝 ..

종이를 만드는 나무와 풀 / 닥나무, 닥풀, 파피루스

종이를 만드는 나무와 풀 닥나무, 닥풀, 파피루스 글자를 돌이나 쇳조각, 나뭇잎에 쓰던 것을 종이에 옮겨 썼으니, 종이를 발명한 것은 대혁명이다. 한지는 중국 후한시대 채륜이 서기 100년 경에 발명하였다. 전한 시대에 이미 대마와 모시로 만든 원시의 종이가 있었다. 서양에서는 나일강 주변에서 자라는 갈대와 비슷한 파피루스(Papyrus)로 질이 낮은 수준의 종이를 만들었다. 이 말이 종이란 뜻인 페이퍼(Paper)의 어원이 되었다. 우리나라는 삼국시대에 종이를 널리 썼고 고구려 담징이 일본에 종이를 전하였으니 서양보다 이른 시기에 받아들였다. 8세기경 간행한 '무구정광대다리니경'이 우리가 종이를 쓴 증거이다. (※종이 기술을 전파한 경로는 아래 참조) 종이를 만들기 위해 등나무,뽕나무,소나무,버드나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