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불교유적 7

미륵사터 / 가장 큰 절터, 가장 크고 오래된 석탑

미륵사터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절터, 가장 크고 오래된 석탑이 있는 곳 전북 익산시 금마면 기양리 (2009.11.8) 금마의 진산인 미륵산 남쪽 넓은 자락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절터인 미륵사터가 있다. 학교 다닐 때 교과서에서 보았던 미륵사탑을 보기 위해 주룩주룩 늦가을 비를 맞으며 찾아갔다. 10만 평 절터에는 주인 격인 서탑은 해체되어 복원 중이었고, 동탑이 말쑥한 차림으로 서있는데 컴퓨터로 계산하여 복원하였다는데 기계는 도저히 사람의 솜씨를 쫓아갈 수가 없다. 미륵사는 백제 무왕 때(600~641년) 이룬 절로 고려를 거쳐 조선 중기에 없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탑인데, 세월이 흐르면서 파손된 것을 일제가 시멘트로 보강하였고, 2002년부터 해체 복원작업을 시작..

고달사터 / 고려시대 대표걸작 유물이 있는 곳

고달사(高達寺)터 고려시대 대표 걸작 유물이 있는 곳 경기도 여주군 북내면 상교리 (2009.10.24) 남한강 줄기 따라 원주지역 폐절터를 돌아보고서 찾은 곳이 여주에 있는 고달사터이다. 밭과 풀 숲에 놓여있던 유물들이 이젠 터를 잡아 그 위용을 찾았다. 절터 입구 은행나무와 느티나무 고목은 단풍으로 물들어 범상치 않은 이름을 가진 고달사 절터를 더욱 아름답게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잘 생겼다는 석불대좌는 연꽃무늬가 아름답고, 땅을 박차는 듯한 원종대사 부도비의 귀부는 여전히 우람하고 눈이 부리부리 살아있다. 원감대사 부도로 추정하는 큰 부도는 또한 장중하고도 아름답다. 돌로 깎아 다듬은 것으로 믿기엔 너무도 정교하고, 용이 꿈틀꿈틀 살아서 움직이듯 싱싱한 모습이다. 하나 같이 호방하고 씩씩한 ..

흥법사터 / 밭으로 변한 절터에 옛 영화가 아련하다

흥법사(興法寺)터 밭으로 변한 절터에 옛 영화가 아련하다 원주시 지정면 안창리 (2009.10.24) 거돈사 터에서 다시 문막으로 나와 찾아간 흥법사 터는 민가와 밭으로 좁아져, 절터는 작은 집터만큼만 남아있다. 삼층석탑이 없었더라면 가까이 가서도 절터를 찾기가 쉽지 않은 곳이다. 창건 기록은 알 수 없지만 통일신라시대 말 절로 추정하고 있다. 진공대사 부도비의 귀부와 이수, 삼층석탑만 덩그러니 있고 절터 석물로 쓰던 몇 점의 석재가 밭에 아무렇게 흩어졌다. 진공대사 부도비는 고려 태조(940년) 때 만든 것이라는데, 당당한 귀부의 모습은 앞서 두 군데 절터에서 보았던 조각 솜씨를 닮았다. 몸에는 연꽃무늬와 卍자가 새겨져 있고, 귀부에 엊혀있는 이수는 요란하여 좀 산만한 느낌이다. 귀신이 다가서다가도 도..

거돈사터 / 산이 감싸고 천년 느티나무가 지킨 절터

거돈사(居頓寺)터 산이 감싸고 천년 느티나무가 지킨 절터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 정산리 (2009.10.24) 법천사터에서 나와 진행하던 길로 가면 거돈사 터로 가는 길이다. 거돈사 가는 길은 심심산골 아름다운 산길이다. 타작한 벼를 길에서 말리고 가지가 늘어지게 감이 달린 토담집이 길가에 자리 잡은 정겨운 마을이다. 산골 도로를 따라 다다른 거돈사 터는 잘 다듬은 석축과 천년 수령 느티나무가 지키고 있다. 이렇게 큰 나무는 보기조차 힘든데 낮은 산들이 주위를 병풍처럼 감싸고 느티나무와 석탑이 우뚝 서 있다. 금당과 회랑을 두른 모양이 발굴조사를 끝낸 흔적이다. 넓은 공간엔 석축을 군데군데 쌓아 가람 배치를 어렴풋이 짐작하게 하였다. 앞자리에 자리 잡은 원공국사 부도비(1025년 조성)는 최근에 손질을 하..

법천사터 / 화려한 자취는 홀연하고 빼어난 부도비만 남아

법천사(法泉寺)터 화려한 자취는 홀연하고 빼어난 부도비만 남아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 법천리 (2009.10.24) 가을 단풍이 절정이라 모두 길을 나섰는지 도로는 차량으로 가득 찼다. 고려 때 번창하였으나 지금은 폐절이 된 터를 찾아 남한강 줄기 따라나선 첫 번째 목적지는 원주 법천사터이다. 문막나들목을 나와 부론 가는 길은 가을걷이는 끝났지만 날씨가 따사롭고 마음이 푸근하다. 절 입구로 들어서니 절터는 발굴 목적으로 파란색 비닐로 덮어 두어서 주변이 어수선하다. 천년 절터를 지킨 느티나무는 속이 다 비었으나 세월의 연륜을 담아 굳굳하다. 절터 정비공사를 하고 있는 옆을 지나 몇 발자국 오르니 산기슭 한편에 지광국사부도비가 우뚝하다. 천년(1085년 세움)을 넘은 지광국사 현모 탑비는 당당하고 화려하다...

선운사 1 / 동백 숲이 가득한 절집

선운사 1  동백 숲이 가득한 절집  전북 고창군 아산면 삼인리 (2009.8.1)   선운사는 동백꽃으로 이름 높다. 가람도 넓고 문화재도 많아서 내원궁을 지나 천마봉과 낙조대까지 올라야 대충 돌아보았다고 할 수 있다. 선운사는 절 입구에 세워놓은 미당 서정주의 시비 '선운사 동구'에서 시작한다. 붉은 동백꽃에다가 막걸릿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을 버무린 걸걸한 시 한수를 적어 두었다. 절 들어가는 숲이 짙어 고답스런 분위기가 살아난다. 선운사 마애불 내원궁 용문굴 천마봉으로 이어서 다 볼라치면 네댓 시간도 빠듯하다. 봄엔 동백꽃이요, 가을엔 단풍 구경이라는데 여름도 부도밭이 있는 숲길만 들어서면 시원하다. 사천왕상 발밑에 음녀가 벌을 받으며 씩씩거리며 있는 천왕문을 지나면 만세루이다. 맞배지붕이 건물 ..

신륵사 / 여강이 흐르는 품격있는 절집

유유한 여강이 흐르는 품격있는 절집 여주 신륵사 / 여주군 북내면 천송리 (2007.12.8) 나옹선사가 양주 회암사에서 밀양땅으로 가다가 잠시 머물던 신륵사에서 그만 입적하였고, 대모산에 있던 세종릉이 이곳 여주에 오면서 이 곳을 왕실 원찰로 삼아 절집 살림이 커졌다. 신력(神力)으로 다스릴(勒: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