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얼굴 3

면도솔 / 30년이나 얼굴을 비벼

면도솔 30년이나 얼굴을 비벼 보통 남자는 머리카락을 땋지 않으면 깎는다. 남자들이 그렇게 머리를 깎기 시작한 것이 1895년 단발령을 내린 이후부터다. 그러니 한국의 남자가 머리를 깎은 것은 120년이 넘었다. 머리를 깎고 난 뒤 면도를 한다. 이발(理髮)이 머리털을 다듬고 자르는 것이라면, 면도(面刀)는 얼굴에 난 털을 칼로 밀어서 없애는 일이다. 털이 유난히 많은 나에게 면도는 큰 공사다. 이발소에서 면도를 할 때, 뜨거운 물에 수건을 넣었다가 꺼내서 짜고, 훌훌 털어서 열기를 대강 없애고 얼굴에 덮는다. 그러면 털을 부드럽게 자를 수 있다. 코는 내놓는다고는 하지만 뜨겁고도 답답하기 이를 데 없다. 면도를 하고 난 뒤 얼굴은 화끈거리고 쓰리다. 그래서 뜨겁게 하지 말아 달라고 미리 부탁은 하는데,..

얼굴박물관 2. 나무, 종이 사람 외 / 표정이 있는 공간

얼굴박물관 2. 나무, 도자, 종이, 기와 사람 표정이 있는 공간 경기도 광주시 남종면 분원리 (2009.12.12) 얼굴을 무색하게 만들었다는 얘기가 있다. 얼굴빛이 하얗다든지 면목이 없다는 뜻일 텐데 얼굴빛을 밝게 해야하는 것이다. 예로부터 어른을 대할 때는 공경하는 얼굴빛으로 대하라는 말이 있다. 마음이 얼굴에 나타나는 것이니 마음속으로 예를 다하라는 것이다. 얼굴이 마음을 나타내므로 대개 얼굴 표정으로 사람을 판단하게 된다. 아름다운 얼굴 맑고 밝은 얼굴을 보면 마음도 편안하다. 사람의 얼굴은 마음에 따라 변한다 한다. 좋은 일을 하면 얼굴도 편안해진다고 한다. 인상(人相)이 심상(心相) 보다 못하다는 말은 있지만, 심상이 인상이 되는 법이다. 나무인형 / 왼쪽은 상여 꼭대기 장식인형 나무인형

얼굴박물관 1. 돌사람 / 표정이 있는 공간

얼굴박물관 1. 돌사람 표정이 있는 공간 경기도 광주시 남종면 분원리 68번지 (2009.12.12) 김훈의 수필 '자전거 여행'을 보다가 분원리에 얼굴박물관이 있다 하기에 찾아갔다. 조선시대 도자기 제조를 책임 맡고 있던 관청인 사옹원의 현지 공장인 사옹원 분원이 있었다 하여 분원리이다. 서울 올림픽도로를 따라 미사리 지나 팔당대교를 가로질러 퇴촌에서 분원리로 꺽어 들어가면 마을 안 왼쪽에 박물관이 있다. 연극 연출가 김정옥 선생이 40년간 수집한 돌, 나무, 도자기, 종이, 기와 등으로 만든 얼굴을 구경할 수 공간이다. 묵직한 큰 철제대문을 밀고 들어가면 기와집 앞으로 돌사람들이 정원을 채우고, 박물관은 좀 산만하고 정리가 더 필요하지만 공들여 모은 소장품들이 가득 있다. 얼굴은 모든 외관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