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산을 걷고 길을 걸으며 세상을 배웁니다

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여름꽃 95

점봉산 곰배령 2. 곰배령에서 본 여름 꽃

점봉산 곰배령 2곰배령에서 본 여름 꽃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2024.7.25)진동리 주차장 - 강선리계곡 - 곰배령 - 쉼터 - 전망대 - 능선길 - 진동리 주차장 (10.8km)    점봉산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생물권보존구역이다. 우리나라 자생식물의 20% 정도 되는 850여 종 식물이 이곳에서 자라고 있다. 점봉산 곰배령 산길은 대부분 강선리계곡으로 올라가서 능선길로 하산하는 길을 이용한다. 강선리계곡은 습기가 있는 계곡이고, 능선길은 계곡에서 조금 떨어진 산길이다. 식물 분포로 보면 능선 정상부까지는 풀과 나무가 고루 분포하고, 곰배령에는 바람이 부는 곳이라 나무가 살 수 없는 지형이라서 풀이 대부분이고, 정상부에서 하산지점까지는 나무가 많다.  계곡길로 오르며 눈에 자주 들어오는 여름꽃으로는..

점봉산 곰배령 1 / 여름꽃을 보러 가다

점봉산 곰배령 1 여름꽃을 보러 가다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진동리 주차장 - 강선리계곡 - 곰배령 - 쉼터 - 전망대 - 능선길 - 진동리 주차장이동거리 10.8㎞. 이동시간 4:02. 휴식시간 0:41. 계 5:41 (2024.7.25. 흐림. 24~29℃)    중복(中伏)이다.  '犬'은 사람 곁에 있는 해이고, 人은 닮았다는 뜻이다. 즉 복(伏)은 해가 옆에 있는 것처럼 뜨거운 날이란 뜻이 된다. 올해는 말복이 입추 뒤에 있어 더위가 길 것으로 예상한다. 중복이 지나면 뻐꾸기 노랫소리를 들을 수 없다. 하루 중에서도 가장 오래 우는 새소리가 없으니 금방 표시가 난다. 뻐꾸기는 남의 둥지에 새끼를 맡기고 자신은 독이 있는 유충을 먹는다. 농약 살포로 먹잇감이 줄어들어 뻐꾸기도 점점 보기 힘들어지고 ..

남한산성, 6월의 숲으로 가다

남한산성 29 남한산성, 6월의 숲으로 가다 남위례 - 남문 - 제2남옹성 - 연무관 - 숭렬전 - 서문 - 서암문 - 위례계곡 - 옥천약수터 - 남위례이동거리 14.8㎞. 이동시간 6:17. 휴식시간 0:55. 계 7:12 (2024.6.24. 맑음. 21.2~27.9℃)     하지(夏至)가 지나고 기온이 조금 내려갔다. 초여름 날씨로는 산으로 나설 만하다. 사람이 열 생산량과 외부 기온 차이에 균형을 이루는 온도가 26~28℃라 한다. 집을 나서니 깊은 산속에서나 만날 긴꼬리제비나비가 집 앞까지 와서 날고 있다. 숲이 가깝고 일사량이 많아서 날아온 모양이다. 가끔 땅에 앉았다가 풀숲 사이로 오간다. 나비의 길(접도. 蝶道)이 있다 하여 조금 기다렸더니 다시 나타난다.  산성 남문을 지나 남옹성으로 ..

연인산 7 / 여름 가고 가을이 오는 산상화원

연인산 (1068) 7 여름 가고 가을이 오는 산상화원 경기도 가평군 백둔리 종점 - 아재비고개 - 연인산 정상 - 소망능선 - 제1주차장 - 연인산 입구 이동거리 10.7㎞. 이동시간 5:43. 휴식시간 1:48. 계 7:31 (2023.8.26. 맑음) 처서(處暑)가 지났다. 처서는 더위가 그친다는 뜻에서 붙인 이름이다. 햇볕이 수그러들고 바람결이 다르다. 처서가 지나면 가을이 오는데, 땅에서는 귀뚜라미 등을 타고 오고 하늘에서는 뭉게구름을 타고 온다고 했다. 며칠 전 비가 내려 열기는 더 식었다. 처서에 비가 오면 곡식 수확도 줄지만 열매도 맺지 못한다. 더 이상 풀은 자라지 않아 사람들은 논두렁 풀을 베고 산소에 가서 벌초를 한다. 계곡은 더 서늘하다. 그리고 풋풋하다. 나비는 꽃을 찾아 꿀을 모..

작살나무와 좀작살나무 / 잎과 꽃자루로 찾는 보랏빛 열매 나무

작살나무와 좀작살나무 잎과 꽃자루로 찾는 보랏빛 열매 나무 오래전 영월 주천에 갔다가 개울에서 물고기를 잡는 아이들을 보았다. 아이들은 물에 들락날락하면서 나무 작살로 물고기를 잡고 있었다. 물고기를 많이 잡았다고 했더니, 닭모이를 주려고 잡는다고 한다. 작살(斫殺)이란 물고기를 찔러 죽이는 기구이고, '결판이 났다'는 뜻이다. 작살난다는 말은 완전히 깨어지고 부서진다는 의미다. 작(斫)은 베다는 뜻인데, 뜻을 나타내는 도끼(斤)와 음을 나타내는 석(石. 석→작)을 합한 글자이다. 아이들은 닭모이를 주기 위해 개울에서 작살을 들고 물고기를 작살내고 있었던 것이다. 아이들이 쓴 나무는 아니지만 작살처럼 생긴 작살나무가 있다. 줄기를 두고 가지가 갈라진 모습이 작살 같다고 붙인 나무 이름이다. 가지는 셋으로..

익모초 / 여성 기력 회복에 좋은 풀

익모초 여성 기력 회복에 좋은 풀 과명 : 꿀풀과 개화 : 7~9월 결실 : 9월 생육 : 두해살이풀 여름 더위가 한창일 때 밭둑이나 길가에서 익모초를 볼 수 있다. 곧게 선 줄기 옆으로 층층이 길쭉한 잎이 달리고, 줄기와 잎 겨드랑이에 분홍색 꽃차례가 오밀조밀 달려 있다. 무성한 풀 속에서도 눈에 들어오는 꽃이다. 익모초란 이름은 한자 이름 익모초(益母草)에서 온 것인데, 산모의 허약해진 몸의 기력을 회복하기 좋다는 뜻에서 유래했다. 익모초 속명 Leonurus는 그리스어 Leon(사자)과 Oura(꼬리)의 합성어로 긴 꽃차례 모양이 사자의 꼬리를 닮은 것에서 지었는데 활기차게 뻗은 모습을 잘 표현하였다. 옛 이름은 '눈비얏' 또는 '암눈비얏'이라고 했는데, '눈비얏'은 눈을 보호하는 약이란 뜻에서, ..

여름에 남한산성에서 피는 꽃 6. 팔월에 꽃 ②

여름에 남한산성에서 피는 꽃 6. 팔월에 꽃 ②  숲에 가면서 들꽃을 잘 만날 수 있는 방법은 몸을 낮춰서 봐야 하고, 천천히 걸으면서 시선을 숲에 두어야 하며, 눈이나 향기 촉감 등 오감을 동원해야 한다. 여름에는 숲이 우거져 풀이나 나뭇잎이 겹쳐 있는 것이 있어 더 잘 살펴야 한다. 봄에 나던 나물은 여름에 꽃이 피어 그런 꽃을 찾는 일도 여름 숲에서 들꽃을 찾는 재미 중 하나다.  도랑이나 냇가 등 습지에서 자라는 식물도 꽃잎을 내기 시작한다. 우거진 숲에서 날카로운 가시를 달고 있어 여간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 남한산성에서는 계절이 변할 때마다  나타나는 특이한 식물이 여럿 있다. 큰제비고깔, 큰꿩의비름, 까치수염이 여름에 꽃이 피는 식물이다. 식물들은 계절에 맞추어 어떻게 그렇게 잘 ..

물봉선 /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

물봉선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 과명 : 봉선화과 속명 : 물봉숭아, 야봉선, 털물봉숭아 개화 : 8~9월 꽃말 : 나를 건드리지 마세요 물봉선은 여름날 냇가나 습지에서 모여서 자라는 한해살이풀이다. 물가에서 자란다 하여 물봉선이다. 물봉선은 줄기가 곧게 서고 가지가 갈라지며 털은 없다. 줄기에 볼록한 마디가 있고, 잎은 끝이 뾰족하며 잎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꽃은 통꽃인데 입술을 살짝 벌린 모양으로 윗입술은 좁고 아랫입술은 넓다. 그렇게 벌 나비가 쉬어가는 공간을 마련하였다. 꽃잎 뒤쪽은 말려 있고, 꽃받침은 위쪽에서 꽃을 매달고 있어 특이하다. 물봉선은 꽃잎이 진분홍색이고, '노랑물봉선'은 노랗고 잎 끝은 둥글다. 하얀 꽃잎에 자줏빛 점이 박힌 꽃을 가진 것은 '흰물봉선'이다. 같은 물봉선이라도 토질..

여뀌 / 물고기 잡는 매운맛 풀

여뀌 물고기 잡는 매운맛 풀 과목 : 마디풀과 속명 : 신채(辛菜), 어독초(魚毒草), 역귀 개화 6~9월, 결실 10월 분포 : 전국 산야, 습지 여뀌는 마디풀과 풀로 여름철에 꽃이 핀다. 역귀 또는 역꾸라 부르는데, 맛이 매워서 귀신을 쫓는다는 풀이라 역귀(逆鬼)에서 유래하였다는 말이 있다. 물을 좋아하여 습지나 시냇가에 무리 지어 자란다. 가지 끝에 이삭 모양 붉은 꽃이 달리는데 수질 정화 기능도 있다. 여뀌는 냇가에서 물고기를 잡는데 유용하게 썼다. 여뀌 잎과 줄기를 찧어서 냇물에 풀면 물고기들이 맥을 못 추고 천천히 움직여 물고기를 건져 올렸다. 그래서 여뀌를 '어독초(魚毒草)'라 한다. 큰 어구 없이 물고기를 잡는 방법이 여뀌였다. 고기에게는 마취제인 셈이다. 윤선도(1587~1671)가 지은..

여름에 남한산성에서 피는 꽃 3. 팔월에 꽃 ①

여름에 남한산성에서 피는 꽃 3. 팔월에 꽃 ①   남한산성은 성벽의 주봉인 서쪽에 있는 청량산(481.2m)과 남동쪽에 있는 동장대를 중심으로 한 바퀴 빙 둘러 서 있다. 성 안쪽은 구릉성 분지로 사람들의 생활공간이고, 성 밖을 나서야 계절별로 특색을 갖춘 식물들을 볼 수 있다. 초봄에는 동문 바깥에서 노루귀와 앉은부채를 볼 수 있고, 서문 밖에서는 복수초를 구경할 수 있다. 봄이 무르익기 시작하면 서쪽과 남쪽에서 꽃잔치를 시작하는데, 봄부터 가을로 가면서 남서쪽에서 동북쪽 방향으로 차례로 피는 여러 꽃을 만날 수 있다. 여름 더위에 피는 꽃을 볼라치면 남쪽 옹성과 서문 밖을 찾아다녀야 한다. 성벽 밖은 전보다는 식생이 줄었다. 그래도 여름에 만날 수 있는 꽃이 있기에 발걸음을 멈출 수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