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이 시조 2
그리워도 만날 길은
그리워도 만날 길은
꿈길 밖에 없소이다
제가 님을 찾아갈 때
님도 저를 찾으소서
밤마다 오고가는
머나먼 꿈길
한시에 꿈을 꾸어
도중에 만나사이다
산은 옛 산이로되
산은 옛 산이로되
물은 옛물이 아니로다
주야에 흘러가니
옛 물이 있을소냐
인생도 물과 같아야
가고 아니 오더라
꽃이 진다 하고
꽃이 진다 하고
새들아 슬어 마라
바람에 흩날리니
꽃의 탓 아니로다
가노라 히짓는 봄을
새와 무삼하리오
*슬어: 슬퍼 *히짓는: 심술부리는 *새와:시샘하여
공산야월에 촉혼은
공산야월에 촉혼은
제 피를 제가 토해
날며 앉는 가지마다
제 설움을 붉게 물들이네
야반삼경 달빛 속에
피울음 울자고 하니
님이야 우나마나
내 설움 몰라주랴
*촉혼: 소쩍새
하늘 중천 달 밝은 밤에
하늘 중천 달 밝은 밤에
촉혼이 외로이 울어
슬픔은 은하에 잠기고
괴로움은 수풀에 서렸네
촉혼아, 내 사랑 네 알리로다
그 사랑 오자 곧 떠나가니
보아라, 무심한 저 바람도
송악산 숲속에 부니며 울어예네
※ 홍석중 소설 '황진이'에서 뽑은 시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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