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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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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봉 / 구름 머무는 산, 풍성한 함왕골 계곡

향곡[鄕谷] 2008. 8. 24. 19:39

 

백운봉(941m)

구름이 머무는 산, 풍성한 함왕골계곡

 

양평군 옥천면 용천 2리, 용문면 연수 1리 (2008.8.23)

용천 2리 주차장-사나사-함왕골-삼거리-865봉-고개-백운봉-고개-함왕골-사나사-주차장(7시간 반)

 

 

 

서울에서 양평 가는 길 옥천 부근에 삼각형으로 뾰족 솟은 산이 백운봉이다. 용문산 줄기 맨 앞에 우뚝 버티고 서서 멀리서도 뚜렷하다. 히말라야를 다녀온 산꾼들은 그 모양새가 에베레스트 어구에 푸모리봉을 닮았다고 '용문산 푸모리봉'이라 부른다. 밤새 비가 그쳐 산정은 구름 위에 삐죽 내밀고 있다.

 

산 입구에 맨 처음 만나는 절이 사나사이다. 사나사는 고려 때 보우국사 부도가 있는 유서 있는 사찰이다. 용문사 명성에 밀려있기는 하지만 소나무와 바위와 계곡이 풍성하여 도를 닦을만한 절집이다. 입구에는 함왕혈(咸王穴)이라고 철책 안 물속에 파인 구멍이 있다. 함씨대왕 탄생지라고 세종실록지리지 등 여러 문헌에 비치는데 어떤 대왕인지 이리저리 찾아보았지만 알 길이 없다.

 

산은 바위와 육중한 품새가 드높고, 산길 들어서면 골이 깊고 그윽하다. 함왕골 물소리에 취해서 산봉에서 구름 보는 일도 잊어버릴 정도이다. 지리산 칠선동계곡 물소리가 이리 요란할까. 산비 그치니 산속 어디서 저런 풍성한 물길을 뽑아낼까. 끝도 한도 없이 넘치는 물줄기가 계곡에 넘친다.

 

두 발 만으로는 도저히 오를 수 없는 백운봉에 올랐다. 구름은 양평읍내 벌판으로 물러나 있었다. 주변 조망이 호쾌하다. 차를 회수하기 위해 함왕골 골짜기로 내려섰다. 등산화를 몇 번이고 벗었다. 풍성한 물소리에 아직도 귀가 먹먹하다.

 

※가는 길 : 양평 옥천방향-용천리-용천 2리 주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