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산 - 축령산 - 오독산 - 은두봉
주금분맥(鑄錦分脈) 긴 산길
남양주 수동면, 가평군 외서면 (2009.2.1 기온 3~10도)
고로쇠마을-불기재(수동고개)-화채봉(649)-서리산(825)-축령산(879.5)-수레넘이재-오독산(624)-파위고개-은두봉(운두산 678.4)-원대 성리 (도상거리 약18㎞. 9시간)
북사면엔 잔설이 남아있으나 봄기운이 산 전체에 조금씩 스며들고 있었다. 나무엔 물이 오르고 겨울이 스물스물 달아나고 있었다. 다른 나무보다 봄기운이 가득한 고로쇠나무에 구멍을 내고 수액을 뽑아내느라 호스가 하나씩 박혀 있었다. 매년 이렇게 혹사당하는 나무가 잘 자랄 리가 없다. 말을 못 해서그렇지 괴로움을 당하는 나무를 보면 애처롭다.
아침 해 뜨기 전에 집을 나섰는데 산을 채 내려서기 전에 해가 먼 산마루를 넘어섰다. 오르내림이 길고 줄기차기도 하였지만 서리산 뒤편으로 오르는 길과 축령산에서 원대성리까지 10㎞ 산길이 등산화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참나무 잎이 수북하여 걸음걸이가 쉽지 않았다. 고려시대에는 참나무가 최고의 건축재였고 숯감으로 다 쓰고 난 뒤에야 조선시대에 소나무가 그 자리를 대신하였다고 한다. 거북선 앞머리에 써서 왜군 전함을 박치기로 날려버린 나무가 참나무다. 하루 종일 참나무 잎으로 산행에 어려움이 있었으나 왜군을 물리친 고마운 우리나무만 생각하고 용감하게 헤쳐나갔다.
어둠 속에 대성리역에 도착하니 마침 청량리행 입석열차표가 있었다. 덜커덩거리는 열차 사이에 간이의자를 펴놓고 같이 간 산꾼들과 깡통맥주로 하산주를 하며 서울로 돌아왔다.
※참고
1) 은두봉(678.4)을 가평군에서 세운 표지석은 운두산(696)으로 표시하였다. 구름이 머리에 닿아 운두산이라 하였다는 이야기가 있어 그렇게 표시할 수도 있으나, 국립지리원과 대동여지도에 표시한대로 은두봉으로 실었다.
2) 주금산-서리산-축령산-오독산-은두봉-깃대봉 능선을 주금분맥(鑄錦分脈)이라 부르기도 하고, 천마산에서 계속 이어오는 능선을 천마축령분맥이라 부른다고 함.
※주의해야 할 산길
1) 고로쇠마을에서 수동고개로 25분 올라가면 고개 우측 서리산 3.9㎞ 이정표 길로 감
2) 축령산 정상 지나 10여분 뒤 넓고 평평한 곳에서 왼쪽 희미한 급경사 능선으로 하산
3) 축령산에서 내려서서 수레넘이재 인도에서 300여 m 좌측 산길로 올라서야 함
4) 오독산(표시가 없음)에서 20여 m 내려와 좌측 우회로를 이용하여야 함
5) 은두봉에서 2㎞ 내려오면 좌우측길이 있지만 산으로 다시 올라서야 함
6) 좌우측 길 지나고 잣나무 숲길 산판길 지나 봉우리 갈림길에서 오른쪽 길로 가야 함
※교통편
(갈 때) 청량리 롯데백화점 앞에서 8시(20분마다 있음)나 상봉역 5번 출구 중앙차선에서 8시 15분에 수동면 방면 330-1번 버스 이용, 축령산 입구 지나 수동리 종점 고로쇠마을에서 하차 (상봉동에서 타면 1시간 15분 걸림)
(올 때) 대성리에서 청량리행 버스나 대성리역에서 청량리로 오는 열차 이용
☆ 아래 사진은 2006.2.5 축령산 갔을 때 찍은 사진입니다.
서리산에서 본 북한산과 도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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