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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 벌봉 / 남한산 정기가 서려

향곡[鄕谷] 2009. 3. 1. 08:30

 

남한산성 3

 

남한산 벌봉(522m)

남한산 정기가 서려있는 산

 

경기도 광주시 중부면 산성리 (2009.2.28)

광암정수장-금암산-연주봉-북문-동장대터-벌봉-한봉갈림길-파평윤 씨 묘-산신당-새말입구 

 

 

 

광암정수장에서 출발하는 산길은 산성으로 이어진 야산을 따라 남한산성을 오르는 산길이다. 산성 북면을 따라서 가다가 외성인 봉암성으로 나와 벌봉을 거쳐 은고개 쪽으로 내려간다. 영하에서 출발한 아침 기온이 이내 올라 양지쪽엔 물기가 질퍽하다. 아직 나뭇가지에 물이 오르기엔 봄기운이 모자라는 듯하다. 

 

남한산성은 조선의 선비정신이 살아있고, 민초들의 애환이 서려있고, 왕조의 고초가 묻혀있고, 불교의 호국정신이 어우러진 유서 깊은 사적이다. 8㎞ 산성을 축성하는 데는 8도의 승군인 항마군이 동원되었다. 이 산성을 도량으로 보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부역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 노력도 헛되이 수치스러운 역사의 현장으로 남았으니 아쉬운 일이다.

 

벌봉은 암문에서 보면 벌처럼 생겼다 하여 벌봉이라 하였다. 청태종이 이곳 바위를 깨서 정기를 없애서 이길 수 있었다는 전설이 있다. 기선 잡기로 상대를 이기기 위한 방책이라고 볼 수 있다. 성안을 볼 수 있는 좋은 조망터이다. 병자호란이 끝난 오십 년 뒤 주성을 보강하는 차원에서 외성인 봉암성을 축성하였다. 벌봉의 정기도 틀림없이 다시 살아났을 것이다. 그러나 외성은 그 기능을 다 하지 못하였다. 역사의 고초만큼이나 아픈 모습으로 허물어지고 스러지고 말았다. 

 

아직 겨울 끄트머리라 산빛은 수척하다. 봄바람이 불어오고 초록이 물결치는 계절이 되면 한 없이 아름다운 곳이 남한산성 길이다. 남한산성 겨울 고초가 끝나듯 이제 봄이 되면 풍광이 아름다운 산성이 될 것이다.

 

 

※교통편

(갈 때) 잠실역 7번 출구 앞에서 30-5번 검단산행 버스를 타고 광암정수정 앞 하차

(올 때) 강변역으로 오는 13번 또는 13-2번 버스 이용

 

 

       북문

 

   암문

 

 허물어진 외성 봉암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