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향 글향이 있는 산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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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우리도 산처럼/서울 산

청계산 / 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향곡[鄕谷] 2009. 8. 22. 23:32

 

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청계산 (618m)

 

경기도 성남,의왕 (2009.8.22)

옛골-혈읍재-망경대-석기봉-이수봉-국사봉-하오고개 갈림길-원터마을 갈림길-옥박골 (5시간 15분)

 

  

 

계절의 변화는 산에서부터 온다. 무성하던 여름 숲이 성글어지고 바람결이 한결 선선해졌다. 숲속 매미 울음소리는 부드럽다. 며칠 사이에 제 짝을 찾아야 하는데 성급함이 없다. 풀벌레는  높은 옥타브길게 울어댄다. 닭의장풀은 벼슬을 곧추세우고 누리장나무는 오무렸던 봉오리를 펴며 벌나비를 찾는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자 꽃과 풀들이 바빠졌다.

 

짙은 초록 산빛이 조금씩 까슬해지며 그 기운이 하늘로 옮겨가고 있다. 하늘빛이 푸르러지자 멀리 있던 산들이 가까이 다가선다. 맑은 하늘에 제 얼굴들을 가까이 비치고자 하는 모양이다. 국사봉에서 하오고개로 내려서는 긴 산길에는 나뭇잎과 익지도 않은 도토리가 툭툭 떨어진다. 풀은 어짜피 변하고 시들어가는 것이지만 여름을 채 느끼기 전에 벌써 여름은 저만치 가고, 가을이 산에서 내려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