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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모도 해명산 / 바다 위 꽃길을 걷는 섬산행

향곡[鄕谷] 2012. 4. 29. 12:53

 

석모도 해명산(327m)

바다 위 꽃길을 걷는 섬산행

 

인천광역시 강화군 삼산면 (2012.4.28. 맑음. 13.8~22.1℃)

전득이고개-해명산-낙가산-보문사-보문사주차장 (3시간 반)

 

  

 

꽃바람 불어 꽃잎이 다 떨어진다 하였는데, 꽃구경 나선 사람들이 어찌 그리 많은지 강화 가는 길은 도로에 차가 가득하여 예상보다 더딘 길이 되었다. 사람들이 직접 가 봐야 직성이 풀린다고나 해야 할까? 옛말에 문인세 가지 것의 노예인 삼노(三奴)라 해서 묵향에 취한 묵노(墨奴), 여행에 취한 풍노(風奴), 꽃향기에 취한 향노(香奴)가 그것인데, 꽃구경 나서는 사람이 많은 걸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러한 정취를 가진 사람이 많다.

 

석모도를 가려면 강화도 외포리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건너야 한다. 배를 타는 것 자체가 마음 절로 풍성해진다. 갈매기가 끼룩끼룩 사람을 반긴다. 사람들이 던져주는 먹이를 구하려 몰려드니 거지갈매기라 이름 붙이는 이유를 알 것 같다. 갈매기는 일부일처를 지키는 새인데, 처와 자식은 틀림없이 알아본다니, 그런 재주는 사람이 사람을 구분하는 것보다 뛰어나다 할 것이다.

 

전득이고개에서 능선을 올라서면 주변은 온통 바다와 섬, 그리고 갯벌이다. 숲이 허파라면, 갯벌은 콩팥이다. 갯벌 속 동물들은 육지에서 흘러온 온갖 유기물을 먹고 분해하여 갯벌을 숨 쉬게 하고, 바다를 숨쉬게 한다. 그런 갯벌을 메워 농토를 만들고 조력발전소를 만들고 심지어 골프장을 건설한다는 얘기를 하니, 백 년도 못 사는 사람들이 자연을 거스르는 죄를 아직도 모르는 모양이다.

 

산길은 곳곳이 바위 전시장이다. 전생에 고기였던지 눈을 달고 나온 바위들이 산 위에 많다. 바다를 보고 걷는 산길이 아름답다. 마음이 바다같이 넓어지는 길이다. 이제 막 움트는 새잎이 아름답고, 꽃잎이 아름답고 사람들 말들이 아름답다. 시간을 값지게 보낸다는 것은 자연의 순리에 맞게 향기롭게 사는 일이다. 걸어온 산길에 자취가 있다면 아름다운 꽃길이 되었을 것이다. 오가는 길이 길어도 이 즐거움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 교통편

 1) 서울지하철 2호선 신촌역 4번 출구에서 100여 m 신영극장 앞에서 강화터미널 행 3000번 좌석버스 승차 (10~15분 배차), 강화버스터미널 하차 (1시간 20여분 걸림. 교통카드 사용 가능) 

2) 강화터미널에서 외포리행 강화군내버스 승차, 외포리 하차 (20여분 걸림. 교통카드 환승 가능)    승용차를 가지고 오는 경우, 외포리 선착장 부근 주차장에 주차 후 다녀오면 됨 

3) 외포리 선착장에서 석모도행 배 승선 (30분마다 있음), 석포리선착장 하선 (10분 걸림)

4) 보문사행 군내버스 승차 (30분마다 있음) 진드기고개 하차 (5분 걸림)

5) 올 때는 보문사주차장에서 석포리선착장 오는 버스(30분 간격. 17시 반 막차)를 타고 반대 순서로 돌아옴

 

 

 

 

석모도 갯벌과 염전

 

 

 

 

 

해명산 정상

 

 

 

 

 

 

 

바다 건너 강화도 마리산이 보인다

 

 

 

 

 

어린 것은 모두가 아름답다

 

 

 

 

 

연분홍 진달래를 보면 마음까지 화사하다

 

 

 

 

 

해명산은 바다를 보며 걷는 꽃길이요, 바위 감상 길이다

 

 

 

 

 

해명산엔 울퉁불퉁한 소사나무가 많다

 

 

 

 

 

해명산 연초록 능선이 눈에 시원하다

 

 

 

 

 

 

 

 

 

낙가산에서 내려보는 석모도 갯벌

 

 

 

 

 

보문사 마애불. 우리나라 3대 관음도량의 하나. 여기서 보는 낙조가 장관이다

 

 

 

 

 

갈매기는 석모도 드는 사람을 맞이하고 나는 사람을 배웅하는 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