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위에 쓴 편지
한 모임에서 송년행사로 한시를 한 수씩 가져와 읊기로 하였다.
제안이 재미있어서 모두가 좋은 시를 가져와서 의미를 새겼다.
신년 모임도 또 그렇게 하기로 하였다.
나는 호방하고 술 좋아하였던 고려 때 시인 이규보의 시 한 수를 가려 뽑았다.
눈 속에 친구 집을 찾아 갔다가 만나지 못하고 돌아오면서 지은 시이다.
모임이 있는 날 마침 눈이 내려서 흥취가 더하였다.
눈빛이 종이보다 더욱 희길래 雪色白於紙
채찍 들어 내 이름을 그 위에 썼지 擧鞭書姓字
바람아 불어서 땅 쓸지 마라 莫敎風掃地
주인이 올 때까지 기다리려마 好待主人至
- 李奎報(1168~1241) '雪中訪友人不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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