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 있는 옛시조 2
단원 김홍도 「새참」
술을 취(醉)케 먹고 오다가 공산(空山)에 자니
뉘 나를 깨오리 천지(天地) 즉 금침(衾枕)이로다
광풍(狂風)이 세우(細雨)를 모라다가 잠든 나를 깨와라
- 조준(趙浚)
쇠코 삼베 잠방이에 흰 칡베 저고리를 입고
가죽채찍과 대피리는 풀밭에 내동이쳤네
수소는 암소를 쫓아 달아나고 있는데
취하여 산기슭에 누웠으니 어찌 알 수 있으랴
- 이규보 〈술취한 나뭇꾼. 醉樵人〉
차거운 술을 많이 마시는 저 늙은이가 우습구나
신통하게 귀 밝아진다고 누가 알려드렸나
아침 술에 취하여 꿈속처럼 몽롱해져
귀가 더욱 먹었는지 불러도 대답없네
- 유만공 〈세시풍요〉
술 잇심연 벗이 업고, 벗이 오면 술이 업스이
오늘은 무슨 날고 술이 있자 벗이 왔내
두어라 이난병(二難幷)이니 종일취(終日醉)를 하리라
- 작자미상
듣기 좋은 산새소리 숲가에 지저귀고
새로 지은 띠집 처마 작은 개울 덮었네
홀로 술잔 기울이며 밝은 달과 짝 이루니
한칸 집엔 흰 구름이 함께 와서 깃드네
- 이언적 〈계정. 溪亭〉
천지도 애주(愛酒)하샤 주성(酒星) 주천(酒泉) 삼기시고
고석(古昔) 성현도 다 즐겨 먹엇거든
하믈며 바리인 이 몸이 아니 먹고 어이리
- 작자 미상
부생(浮生)이 꿈이여늘 공명(功名)이 아랑곳가
현우귀천(賢愚貴賤)도 죽은 후ㅣ면 다 한가지
아마도 살아 한 잔 술이 즐거운가 하노라
- 김천택
갈건에 거른 술을 내 혼자 다 마시고
만수(萬樹) 풍암(楓巖)에 발 벗고 누웠으니
아마도 청풍명월이야 내 벗인가 하노라
- 작자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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