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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곡 산 방 ( 鄕 谷 山 房 )

우리도 산처럼/강원 충청 산

홍천 백암산 / 오지산 들꽃 화원

향곡[鄕谷] 2013. 4. 27. 22:53

 

 

백암산(白岩山 1099m) 4

오지산 들꽃 화원

 

강원도 홍천군 내촌면 (2013.4.27)

밤까시-심바우골-가령폭포 갈림길-정상-가령폭포 갈림길-심바우골-밤까시(4시간)

 

 

전날 산 밑 오두막에서 하룻밤을 잤다. 촛불을 몇 개씩이나 켜 놓고 저녁을 해결한 뒤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환한 달빛이 비치어 나무 그림자가 창문에 일렁일 뿐 적막강산이다. 이른 새벽 체온이 남아있는 이불 서 손을 내밀어 바깥문을  여니, 나뭇가지에 물방울은 대롱대롱하고, 새벽 숲향이 일시에 방으로 밀려 들어왔다. 세상에 이런 맑고 상쾌한 공기가 있었다니. 나무 아래 샘으로 가서 물 한 바가지를 마시니 속을 다 씻어내는 듯하였다. 마당을 쓸고, 쓸만한 나무가지를 모아서 전날 불을 때느라 쓴 나무를 보충하였다. 마음이 한적하다. 호사가 따로 없다.

 

홍천 백암산은 사람들에게 낯 설고 심바우골로 가는 산행은 희미한 오지 산길이다. 한창 봄에 이 산을 채우던 앵초, 애기나리, 은방울꽃, 눈개승마, 풀솜대는아직 이르고, 앞서 나온 괭이눈, 현호색, 산괴불주머니, 얼레지가 반긴다. 산 초입은 들꽃 화원이라 꽃 한 송이 다칠세라 발 딛기가 조심스럽다. 아침에 오를 때 얌전하던 얼레지는 내려때는 꽃말 '바람난 여인'처럼 치마를 들치고 나비를 유혹하고 있다. 새들은 맑은 울음으로 숲을 아름답게 하고, 들꽃은 고운 모습으로 산길을 아름답게 한다. 모두가 담박하고 맑은 웃음을 웃는 소녀 같다.

 

 

 

 

나무 잎사귀에  물방울이 맺혀 상큼하다

 

 

 

 

숲은 깊고 상쾌하다

 

 

 

온 천지가 들꽃이어서 발 딛기가 조심스럽다

 

 

 

큰괭이밥 / 괭이밥보다 크고 잎끝을 가위로 자른 것 같다

 

 

 

미치광이풀 / 먹으면 미친 듯 날뛰다가 죽는다는 독초

 

 

 

현호색 / 꽃말이 '보물주머니' 인데, 그 속이 궁금하다

 

 

 

미치광이풀

 

 

 

얼레지 / 꽃말은 '바람난 여인'

 

 

 

얼레지 / 호랑나비를 유혹하고 있다

 

 

 

동의나물 / 말이 나물이지 잎이 곰취와 비슷하게 생긴 독초이다

 

 

 

괭이눈 / 작은 꽃송이 수술 안쪽이 괭이 눈처럼 생겨 붙여진 이름이다

 

 

 

산괴불주머니 / 아이들 주머니 끝에 매달던 작은 노리개인 괴불주머니를 닮았다고 붙인 이름이다